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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 삼길포 바다가꾸기 사업 ‘주먹구구’

물고기 방류기준 초과에 효과 분석도 않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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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7.11.12 19:15
  • 기자명 By. 이기출 기자
▲ 제13회 삼길포 우럭축제 첫날인 지난 3일 바다 가꾸기 사업 일환으로 대산 앞바다에서 진행된 우럭 방류 모습
[충청신문=서산] 이기출 기자 = 서산시 대산석유화학단지 기업과 어민들이 수년째 진행해온 바다 가꾸기 사업이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되며 투자 목적 정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수년 동안 가로림만과 대산 앞바다 주변에서 매년 수억원에 달하는 어류를 방류하면서도 인근 바다의 생태계 변화와 어민 소득 기여에 대한 철저한 효과 분석 없이 막연한 기대를 걸고 추진돼 왔기 때문이다.

방류하는 어류(조피볼락)의 크기도 기준치를 초과해 바다 가꾸기 사업 본래의 취지에 맞지 않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수산종자관리사업 지침 제4조에 따르면 방류하는 종자의 크기는 전장 6㎝ 이상 10㎝ 미만으로 규정하고 10㎝ 이상은 방류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이는 치어가 아닌 성어를 방류할 경우 포식성이 강한 조피볼락(우럭)이 특정 수역에 급격히 증가해 크기가 작은 어종을 무차별적으로 잡아먹어 바다 생태계가 훼손되거나 교란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나 자치단체가 주관하는 치어 방류행사에서는 수산종자관리사업 지침을 준수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대산석유화학단지 기업과 어민들이 수년째 방류한 조피볼락(우럭)은 치어가 아닌 어른 손바닥만 한 크기의 사실상 성어가 상당수 포함됐다.

기업체와 민간이 주최·주관하면서 방류 기준을 어긴 것이다.

방류행사에 참여한 기업체 관계자는 "해당 지역 주민들이 작은 치어는 다른 물고기에 잡아먹히거나 일찍 죽기 때문에 생존 가능성과 상품성이 있는 큰 것을 원해 일정부분 손바닥만 한 것들이 포함됐다"며 "방류하는 치어의 크기에 관한 지침이 있는지 몰랐다"고 밝혔다.

또 다른 기업 관계자는 "비지정기부금을 내면 어촌계에서 자체적으로 방류할 어종의 크기를 결정해 인근 수산종자 양식장에서 구입했다"며 "그동안 행사에 참여한 기관이나 단체에서도 크기가 작으면 문제가 있지만 큰 것은 괜찮다고 해 그렇게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수산자원관리공단 김상규 책임연구원은 "방류 물고기의 크기가 아주 작은 것은 생존율이 낮고 큰 것은 오히려 다른 물고기를 잡아먹어 자연 생태계를 훼손할 수 있어 크기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며 "특히 조피볼락의 경우 포식성이 강해 수십만 마리의 성어를 특정 해역에 방류됐다면 그 지역에 다른 어종은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생태계 교란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민간에서 하는 치어방류라도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며 "해당 지역 자치단체 등이 철저한 지도감독을 해 바다 생태계 훼손을 방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3일 삼길포축제위원회 주최로 제13회 우럭축제가 열린 대산읍 삼길포항 주변 등에서는 ㈜현대오일뱅크 임직원과 어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된 치어방류행사에는 어른 손바닥만 한 크기인 15㎝ 이상이 상당수 포함된 10여만마리의 조피볼락(우럭)을 방류했다.

지난 10월에는 ㈜한화토탈과 ㈜씨텍도 모두 20여만마리의 조피볼락과 넙치를 가로림만과 대산 앞바다 등에 방류했다.

치어방류 행사가 매년 서산시 대산읍 삼길포 우럭 축제시기에 맞춰 10여년째 이어져 오고 있어 방류된 어류 수가 수십만 마리에 달한다.

그동안 매년 수억원에 달하는 조피볼락(우럭)을 비롯한 어류를 방류하면서도 인근 바다 생태계 변화나 어민들의 소득 기여에 대한 기초적인 조사 분석 마저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실효성 검증 등 개선이 요구된다.

서산시 해양수산과 관계자는 “민간 영역에서 진행되어 온 사업이라 적극적으로 관여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당초 취지대로 잘 진행될 수 있도록 방안을 모색 하겠다”고 말했다.

서산시 대산읍 화곡 어촌계 관계자는 “기준치를 초과한 조피볼락(우럭)을 방류할 경우 어족자원 감소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바다 가꾸기 본래 취지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어류 방류에 따른 실효성 검증을 위해 관계 기관에 연구를 의뢰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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