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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신문-충남도교육청 장애인식 개선 공동캠페인 벽을 허물자

⑯ 보령정심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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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7.12.10 17:17
  • 기자명 By. 지정임 기자
 
서로 맞추고 함께 연주하는 하모니로 마음의 벽 허물어요
 
[충청신문] 지정임 기자 = “지치고 힘들 땐 내게 기대. 언제나 네 곁에 서 있을게. 혼자라는 생각이 들지 않게 내가 너의 손 잡아줄게~” 노랫소리가 보령정심학교 강당을 가득 채운다. 오늘은 보령정심학교와 천북중학교의 통합교육이 있는 날이다. 삼삼오오 짝을 지어 악기를 두드리기도 하고 노래 연습을 하는 학생들의 소리가 시끌벅적하지만 경쾌하다.
보령정심학교(교장 정수영)는 보령 주교면에 위치한 지적장애 특수교육기관으로 초·중·고 및 전공과 과정 19학급, 101명의 장애 학생이 재학 중이다. 면소재지에 위치했지만 보령뿐 아니라 웅천, 서천, 홍성에서 통학하는 학생들이 있고 관내 초·중·고교를 비롯한 지역사회 기관과 꾸준히 교류하며 장애인식 개선과 장애학생들의 사회통합을 주도하고 있는 작지만 큰 학교이다. 또한 보령정심학교는 2012년 하반기부터 학생오케스트라 운영학교로 선정, 이를 중심으로 한 문화예술 활동을 특색사업으로 활발히 운영하고 있으며 통합교육 역시 문화예술 활동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 존중·소통으로 만들어가는 세상
“처음엔 서로 마주 보며 눈을 쳐다보는 것도 어려웠어요! 말하기도 다가서기도요….” 그런데 음악을 듣고 따라 부르며 악기로 함께 장단과 박자를 맞추는 사이 어느새 손을 잡고 눈을 마주치며 함께 웃는 학생들이 눈에 띈다. 친구가 어려워하면 도와주고 서로를 존중해주는 모습에 교사들은 뿌듯한 마음이 생긴다. 통합교육은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이 어울리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또래 간 친밀감을 유지하며 나아가 더불어 사는 방법을 익히게 하는 데에 그 목적을 둔다. 따라서 장애학생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장애를 이해하는 것에서 통합이 시작되며 장애를 모자람이나 틀림이 아닌 다름으로 존중하고 함께 어울리고 소통하는 과정에서 통합이 이루어져 간다. 
이런 꿈을 가지고 보령정심학교는 주변 학교를 통한 역통합교육을 먼저 시도했고 행사통합 위주로 실시했으나 현재에는 장애이해 교육을 비롯한 다양한 교과, 행사, 체험학습, 동아리활동, 방과후학교 등의 문화예술체육활동 프로그램을 활용한 상호 간 교류 통합을 하고 있다. 특히 천북중학교와의 통합은 4년째 이어오고 있고 월 1회씩 학교 교류를 통해 음악과 체육교과를 활용한 수업을 운영하고 있다. 
 
 
◈ 꿈틀꿈틀 꿈과 끼가 자라는 학교
“너는 악기를 잘 다루니 바이올린을 하고 나는 장단을 잘 맞추니 타악기를 할게! 이 음악에는 오카리나도 들어가면 좋겠는데 오카리나를 불면 어떨까? 선생님! 이 노래는 우쿨렐레가 잘 어울려요. 우리 학교는 우쿨렐레를 배우는 친구들이 있으니 함께하면 어떨까요?” 매년 학기 초가 되면 통합교육을 하는 학교의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눈다. 올해는 어떤 음악으로 함께하며 꿈틀거리는 우리의 꿈과 끼를 키워 나갈지를 자유롭게 이야기하다 보면 어느새 어색함이 조금씩 사라진다.
학생오케스트라를 운영하고 있는 보령정심학교는 전교생을 대상으로 1인1악기를 꾸준히 지도하고 있다. 학년 초, 학생의 재능과 흥미를 고려해 악기를 선정하고 음악교과 시간뿐 아니라 창의적 체험 활동과 동아리활동, 방과후학교활동, 심화레슨 등을 통해 일주일 내내 자신이 다루는 악기를 배우고 익힐 수 있는 장을 열어놓은 것이다. 천북중학교 역시 오카리나, 우쿨렐레 등 학년별 동아리수업을 진행하고 있어 음악을 매개로 한 통합교육은 학생들이 즐겁게 참여하고 자신의 재능과 끼를 키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 “내가 어렵다고 생각하는 바이올린을 정심학교 친구가 하고 있어서 깜짝 놀랐어요.”, “우쿨렐레를 천북중학교 친구가 가르쳐줘서 좋아요.” 악기를 배우고 연습하는 과정이 쉽지는 않지만 학생들은 서로서로 장점을 격려하고 단점을 함께 보완하는 합주를 통해 모두가 함께하는 수업을 만들어 간다. 
 
 
◈ 행복을 만드는 꿈 나눔터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된다’는 말처럼 보령정심학교는 다양한 음악회를 통해 학생들이 꿈과 끼를 펼치고 재능을 이웃과 나누도록 많은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올해로 11회를 맞은 ‘사랑의 음악회’와 연 4회 이상 하고 있는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작은 음악회’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또한 충남도교육청을 비롯한 여러 기관의 초청 공연에 참여하고 있으며 보령정심학교의 꿈‧끼 펼침 주간에 실시하는 ‘드림페스티벌’에서 통합 활동 발표회를 하고 있다. 올해에도 보령정심학교와 천북중학교가 함께 한 연주회가 두 번 있었고 현재는 발표회를 준비 중이다. 
“같이 노래 부르고 음악회를 하니 기분이 좋아요”, “많이 떨렸는데, 친구랑 같이하니까 힘이 났어요”, “사람들이 응원해주고 박수 쳐 주니 감사하네요” 연주를 마치고 나온 학생들이 이렇게 말한다. 힘들지 않았냐는 질문에 웃음으로 답하는 학생들… 만날 때마다 서로의 이름을 부르면서 인사하는 학생들을 보며 통합교육에 참여한 교사들의 얼굴에도 환한 미소가 피어난다. “보령정심학교 친구들을 만나는 것이 우리 학생들에게도 즐거운 일인 것 같아요. 평소보다 말도 많아지고 표정도 밝고... 우리도 장애학생들과 함께 하며 도전을 받고 힐링을 합니다.” 통합에 참여한 천북중학교 담당 교사의 소감을 들으니 어렵지만 천천히, 함께 가는 것이 또 작은 것을 서로에게 나누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새삼 느낀다. 내일도 보령정심학교에서는 서툴지만 즐거운 음악 소리가, 웃음소리가 계속 들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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