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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세평] 단양 가는 날

홍석원 충청지방우정청 청주우편집중국장.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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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7.12.13 16:06
  • 기자명 By. 충청신문
▲ 홍석원 충청지방우정청 청주우편집중국장. 수필가

 단양은 공직생활하며 두 번이나 근무한 고장으로 인연이 깊고 추억이 많다. 단양의 첫 번째 근무는 30여 년 전인 1985년도다. 그 당시는 충주댐 건설로 단양읍내가 현재의 위치로 이전하던 시기로 역사의 현장을 현지에서 지켜보며 주민들과 함께했다.

두 번째는 91년도부터 어상천에서 3년간 근무하여 공직생활 40여년 중 2회에 걸쳐 5년간 근무하였으니 적지 않은 기간으로 감회가 깊다. 인생 전체를 봐도 짧은 시간이 아니고 생활 연고지인 청주 다음으로 오랫동안 근무 하였다.

단양은 충북의 최고 오지이자 최북단이라 직장인들 대부분 초임 발령이나 승진 시에 본의 아니게 가야하는 외롭고 쓸쓸한 지역이다. 그렇지만 흔히들 말하는 대로 울고 왔다 울고 간다는 인심 좋은 지역이다. 필자 역시 두 번의 근무지로 주민들과 인연도 많고 곳곳에 정이 듬뿍 들어 고향처럼 느끼며 항시 동경하고 있다. 동료들 중에도 단양이 고향인 사람도 있고 근무 경험이 있는 직원들이 많아 지난시절 아름다운 추억을 자주 이야기 하곤 한다.

올해 충북도민체전이 몇 달 전 제천에서 개최되었다. 우리 직원 중에 체전에 탁구대표로 출전하는 선수가 있어 단양에 인연이 있는 동료들과 함께 단양 구경도 할 겸 응원하러 갔었다.

가기 오래 전부터 필자가 근무한 어상천에서부터 단양읍내로 해서 단양팔경 중 으뜸인 구담봉·옥순봉과 두향의 전설이 있는 단성면 지역으로 한 바퀴 돌기로 일정을 잡았다. 미리 어상천에서 같이 근무한 직원에게 연락하여 주민들 수소문도 하고 만날 수 있는 사람을 염두해 두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하였는데 변해도 두 번도 더 변하였을 지역을 23년 만에 옛 추억을 되살려 찾아갈 생각을 하니 흥분되고 설레지 않을 수 없었다. 어린아이 소풍가듯 설레임과 만남의 기쁨을 재촉하며 일행과 함께 아침 일찍 출발하였다.

먼저 제천 탁구경기가 열리는 곳으로 갔다. 가자마자 마침 필자가 다니고 있는 탁구 관장의 경기가 있어 열렬히 응원하였다. 상대 선수는 진천군이었는데 진천에도 근무한 인연이 있어 내심 조심스러웠다. 열심히 응원 중에 누가 인사를 하여 기억을 더듬어 보니 보은사람으로 보은 근무당시 우체국에 출장 와서 탁구를 가르쳐준 인연으로 출·퇴근 시 가끔 만나 인사하며 손을 흔들던 사이였다.

보은 떠난 지도 벌써 6년이 지났는데 어떻게 바로 알아보냐고 하였더니 그분 왈 “왜 우체국장님을 못 알아보냐”고 반문하니 으쓱하고 반갑기 그지없었다. 이어서 우리 직원 경기가 있었는데 멋지게 승리를 하여 자랑스럽고 뿌듯하였다. 이밖에도 아는 사람이 다른 시군에도 여럿 있어 더 좀 지켜보며 응원하고 싶었는데 직원들이 시간이 없다고 재촉하여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오늘의 하이라이트인 꿈에 그리던 단양 일정으로 먼저 어상천으로 출발하였다. 어상천 입구에서 어상천 우체국에서 같이 근무하다 퇴직한 옛 동료와 그 부인을 만났다. 20여 년 전 가족같이 자주 만났었기에 쉽게 알아볼 수 있었다. 본래 모습은 변하지 않았으나 서로 간 세월의 흔적은 지울 수 없었다.

어상천 소재지로 들어서니 도로 포장공사로 흙을 파헤쳐 놓아 어수선하였고 새로 단장한 집이 군데군데 눈에 띄었으나 크게 변하지 않았다. 버스 종점 제일 가까운 슈퍼마켓에 들어서며 주인에게 인사하니 그도 곧 알아차리고 반갑게 인사를 하였다. 그리고 슈퍼 주인에게 기억나는 사람을 일일이 생사여부를 확인하고 한 집 한 집 찾아가 오랜만에 이산가족 상봉하듯 반갑게 인사를 하였다.

다행인 것은 그동안 강산이 두 번 변하는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대부분 사람이 바로 알아봐주어 서운하지 않고 즐거웠다. 자주 다니던 식당에도 찾아가니 바로 알아차리며 서로 간 인사를 나눌 수 있어 반갑고 행복했다. 어떤 분은 여기까지 자기를 찾아주었다며 감격해하는 모습에서 반가움에 극치를 이룰 수 있었고 만남과 인연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았다.

어상천 일정을 끝내고 단양읍내로 접어드니 그동안 전국 관광지로서 명성을 얻어 골목마다 차가 만원이었고 식당이 북적였다. 동료들과 함께 읍내를 둘러보면서 옛 추억을 하나하나 더듬으며 여정을 만끽하며 즐겼다.

단양은 천혜의 관광지로도 유명하고 초임지 또는 승진 시 직장근무 경험이 있는 사람이 많아 연중 전국에서 많은 사람이 즐겨 찾고 있는 관광명소다. 필자에게는 단양은 제2의 고향으로서 갈 때마다 설레고 추억이 깃든 보금자리다. 함께한 동료들과 오랜만에 만난 단양 옛사람들의 축복을 기원하며 정 많은 고장 단양의 발전을 손 모아 소망해본다.

홍석원 충청지방우정청 청주우편집중국장.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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