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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성화고 학생들의 거침없는 ‘세계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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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8.01.01 19:15
  • 기자명 By. 강주희 기자
 
 
 
대전교육청 글로벌현장학습 호주서 6년간 141명 취업
양질의 일자리·높은 취업률 두마리 토끼 잡았다
 
[충청신문=대전] 강주희 기자 = 청년실신시대. 청년 ‘실’업자와 ‘신’용불량자의 합성어로 어려운 취업 현실을 가리키는 신조어다.
 
일반계 고교에 진학해 대학을 졸업해도 수없이 취업 실패의 고배를 마셔야 하고 대학에 다니면서 학자금 대출을 받았으나 취업이 늦어져 대출을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가 되는 상태를 비유한 것이다.
 
청년실신시대의 대안으로 특성화고가 떠오르고 있다. 특성화고는 특정분야의 인재와 전문직업인 양성을 위해 특성화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특성화고는 지난해 17년 만에 전국 50%가 넘는 취업률을 보였다. 대전지역 취업률은 3년 연속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하지만 임금 차별과 성차별, 질 낮은 현장학습 실태 등은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양질의 일자리’와 ‘높은 취업률’ 두 마리 토끼를 잡을 방안은 없을까.
 
이와 관련 대전시교육청은 지난 2012년부터 대전시와 연계해 호주 브리즈번시에서 ‘글로벌현장학습’을 운영하고 있다. 실무 역량과 글로벌 역량을 동시에 갖춘 글로벌 기술·기능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목적에서다.
 
지난 5년간 글로벌현장학습에 참여한 273명의 학생 중 111명이 해외에 취업했다. 지난해 참여한 41명의 학생 중에서도 30여 명이 올해 호주 현지에 취업할 예정이다. 또 군 입대와 일·학습 병행제 등을 마치고 호주 취업을 계획하고 있는 학생도 상당수다.
 
이처럼 대전시교육청의 글로벌현장학습은 학생들에게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호주 취업을 목표로 글로벌현장학습에 참여하기 위해 특성화고 진학을 선택하는 학생도 있었다.
 
글로벌현장학습은 1차 지필 평가, 2차 면접평가를 치른다. 3개월간 국내에서 영어, 직무교육을 마치면 최종 선발자를 선정, 출국하게 된다.
 
현장학습 기간 중 2개월은 어학과 직무교육을 받고 1개월은 현장실습에 투입된다. 귀국 후에는 사업평가 보고회를 열고 참여 학생의 국내외 취업을 지원한다.
 
지난 12월 10일 호주 글로벌현장학습을 마치고 귀국한 학생들을 만나 이들의 꿈과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유성생명과학고 3년 이예은 양(조리제빵)
 

“이예은 셰프의 파스타 전문 

레스토랑 기대하세요”

알바로 갈고 닦은 성실함 호주서 통했다

호주에서 ‘공부·일’ 둘 다 욕심내 볼래요.
 
“저는 호주 취업이 두렵지 않아요. 더 큰 세계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도전하고 싶어요.”
 
이예은 양은 다른 나라의 음식과 문화에 관심을 두고 공부하던 중 글로벌현장학습에 다녀온 선배의 평가보고회에 다녀오면서 호주행을 준비했다. 더 큰 세계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도전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글로벌현장학습에 선발돼 참여한 호주 ‘Cafe63 WestEnd’에서 실습은 이예은 학생의 미래를 바꿔놓았다. 
 
“매니저님이 호주취업을 제안했을때 처음에는 망설여졌어요. 비자 문제부터 숙소까지 해결해야 문제가 많았으니까요”
 
이러한 고민은 실습업체 매니저의 도움으로 한 번에 해결됐다. 매니저가 자신의 집에 있는 방을 임대해 주기로 했고 또 여러 나라를 다녀보고 싶어 하는 이 양의 꿈을 위해 워킹홀리데이보다는 학생비자를 추천해줘 비자 문제도 해결됐다.
 
‘Cafe63 WestEnd’의 매니저는 한국인이다. 지각 한 번 안하고 힘든 일도 말없이 열심히 하는 이 양을 눈여겨봤던 것이다. 호주가 여유롭다고는 하지만 레스토랑의 주방은 언제나 분주하기 때문에 힘들고 고될 수밖에 없다. 현지인들도 오래 버티지 못한다고 한다.
 
이 양은 1월 중순 호주로 떠난다. 넓은 무대에서 경험을 쌓아 기술대학교에 입학해 전문적인 조리를 배우고 훗날 파스타 전문 레스토랑의 대표 셰프가 되는 것이 그의 목표다.
 
이 양은 “영어공부는 정말 중요하다. 더 많이 배우고 더 많이 소통하고 싶은데 그럴 수 없어 안타까웠다”며 “글로벌현장학습에서 얻은 값진 경험을 후배들도 꼭 함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 대전공고 3년 오영석 군(자동차)
 

“4년 후 제 미래, 

머릿속에 그려놨어요”

일·학습병행제+병역특례=호주취업

 
“한국보다 적은 근무시간, 많은 급여, 더 나은 근무환경이 저를 호주를 꿈꾸게 했어요.”
 
한국에서 기술자라는 직업이 대우받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미래를 위해 특성화고를 선택했다는 대전공고 오영석 군은 무엇을 하고 싶고 어떻게 살고 싶은지 명확했다. 
 
특성화고 졸업생이 걱정하는 좁은 취업문, 고졸 차별 등은 오 군에겐 문제없어 보였다.
 
오 군은 직무교육과 실습을 통해 한국과는 다른 업무환경을 직접 경험하며 호주 취업을 결심하게 됐다. 특히 업무환경의 여유로움은 오 군에겐 큰 장점으로 다가왔다.
 
“한국에서는 ‘빨리빨리’, ‘미리미리’를 강조하지만 이곳에서는 천천히 여유롭게 일을 해요. 여유를 부리고 일을 하면 한국에선 게을러 보일 수 있는데, 이곳은 오히려 대충한다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어요”
 
오 군은 현재 중견기업에 합격해 취업을 앞두고 있다.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대학에 다니는 일·학습병행제를 선택했다. 입대는 병역특례를 생각하고 있다.
 
“호주 취업에 두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에요. 일은 내 선택이기 때문에 두렵지 않지만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너무 클 것 같아요”
 
오 군이 그려놓은 계획이 차질없이 진행되면, 4~5년 후에는 호주에서 꿈을 펼치고 있는 그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충남기계고 3년 한석규 군(용접)
 

“교복 벗고 바로 취업합니다”

능력중심 사회 인재 ‘나야 나’… 제대 후 호주로 GO

 
“대학을 진학해도 취업이 어렵다고 하는데 ‘선취업’을 통해 남들보다 일찍 성공할래요.”
 
중학교 때 이미 용접산업기사가 되겠다고 결심한 한석규 군은 기술인력난으로 많은 용접사를 수요로 하는 호주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호주취업을 목표로 하는 그에겐 글로벌현장학습은 꼭 참여해야 하는 소중한 기회였다. 이를 위해 충남기계공고 산업설비과에 입학해 호주를 향한 꿈을 키워왔다.
 
“한국에서 배워 온 용접기술은 TIG와 CO2일반용접 기술이었지만 자동차 용접기술은 판금이 얇아 MIG용접을 사용했어요. 처음 경험하는 MIG용접 기술은 정말 흥미로웠어요”
 
직무교육기간 자동차와 오토바이 용접을 배울 수 있었다. 처음 접한 MIG 용접기술을 배우며 아직도 배워야 할 용접에 대한 분야가 많이  있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닫게 됐다고 한다.
 
“JNS International 산업체에서 3주간의 실습까지 모두 마치고 제 인생의 목표가 확실히 정해진 것 같아요. 꿈으로만 그리다가 직접 경험해보니 더욱 선명해졌어요”
 
한 군은 입대 문제가 남아있어 국내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 제대 후 취업해 기반을 쌓으면 호주기술 이민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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