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족 초등 3년 여학생에 대한 집단따돌림과 성희롱에 구타까지 발생(본보 12월 12일 6면·보도)한 사건에 대해 쉬쉬하며 편파적 솜방망이 처벌에 그쳐 말썽을 빚고 있는 것.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이하 학폭위)는 학교폭력이 피해자·가해자 사이의 법적 분쟁으로 번지는 것을 줄이고 학교 내에서 해결해보자는 취지로 설치됐다.
그런데 학내 사건이 법정으로 비화되는 등 본래 학폭위 설치취지는커녕 신뢰마저 땅에 떨어져 학생과 학부모 불신만 키우는 위원회로 전락했다는 설명이다.
아산시 실옥동 C초등학교는 지난해 12월 12일 3학년 A양에 대한 ‘집단 따돌림 및 성희롱’과 관련 학폭위를 개최했다.
대외비라며 쉬쉬하며 기자까지도 입장을 저지한 가운데 열린 학폭위는 4,5학년 남학생들에 대한 벌칙을 3일 후인 15일 최종결과를 통보해 왔다.
결과는 4학년생과 5학년생 각 한명에게는 도서관 책 정리 30분씩 10일간 총 5시간 및 특별교육이수 6시간과 보호자특별교육 4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이와 함께 4학년 남학생 한명에게는 “학교폭력 아님”이라며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그런데 불안 심리증상으로 대학병원에 4일 동안 입원했던 피해당사자인 나이어린 3학년 여학생에게는 ‘심리상담 및 조언’으로 사건종결을 알려왔다.
이에 대해 A양의 부모는 “피해 학생은 가해 상급 남학생들이 무서워 등교를 거부해 전학을 결심했다”며 “이는 결국 피해자와 가해자가 뒤 바뀐 것 아니냐”며 울분을 토했다.
그런데 이번 성희롱사건으로 대학병원에 갔던 A양의 부모는 더욱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A양의 부모는 천안 수영장에서 인연을 맺은 수영코치가 “수영에 소질 있는 A양을 수영선수로 키우겠다는 말에 아산으로 유학까지 보낸 딸이 상습적으로 폭행당해 온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
12월 1일 A양이 발작과 함께 두통을 호소해 대학병원 응급실로 갔는데 “때리는 여자선생님(수영코치)과 수영장이 무섭다”며 “높은데서 떨어져 죽고 싶다”고 울더라는 것.
수영선수의 꿈을 키우고 있던 A양은 이날부터 수영장은커녕 등교도 포기한 채 악몽에 시달리는가 하면 바지에 소변을 보는 등 외상후스트레스장애로 치료를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A양 부모는 “수영지도 코치가 교육을 명분으로 머리와 등짝 등을 상습적으로 폭행과 폭언을 일삼았으며 밀폐된 공간(창고)에서 폭력을 행사했다”며 코치를 성토했다.
A양의 부모는 “성희롱 가해자인 남학생은커녕 학부모와 수영코치의 상습폭행에 대해 작금까지 제대로 된 사과조차도 받지 못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분을 삭이지 못한 A양의 부모는 지난 29일 가해자 부모와 수영코치를 폭행과 아동복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하고 나섰다.
이와 관련해 A양의 부모의 고소에 대해 C초등학교 학폭위 관계자와 수영코치에 인터뷰를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수영코치는 "지금은 일하는 중이라고 인터뷰에 응하기 힘들어 오는 5일에 가능하다"고 문자로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