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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가고 싶은 학교를 위해

박종용 대전화정초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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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8.01.07 15:53
  • 기자명 By. 충청신문
▲ 박종용 대전화정초등학교 교장

“인생은 미완성, 쓰다가 마는 편지, 그래도 우리는 곱게 써가야 해, 사랑은 미완성, 부르다 멎는 노래, 그래도 우리는 아름답게 불러야 해…” 즐겨 부르던 노랫말이다. 사람은 부족함을 알기에 최선을 다한다. 시간이 흐른 후 ‘아, 이렇게 했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라고 후회할 때도 있지만,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좋은 경험이 된다. 관행[慣行]도 바꿔서 더 좋아진다면 시도해 볼 가치가 있다.

지난 1월 4일 목요일에 2018학년도 신입생 예비소집 및 입학설명회를 가졌다. 2개 학교에서 6년째 교장으로 근무하지만, 신입생을 위해 입학설명회를 갖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예년에는, 예비소집 당일에, 학부모들이 개별적으로 취학통지서를 접수한 후 안내와 함께 관련서류를 받아갔다. 관행이었다. 그렇게 해 왔어도 흠이 없었다는 이야기이다.

필자도 예비소집일의 풍경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아침 교통봉사 활동을 하신 1학년 학부모님들과 대화하기 전까지만 해도 그랬다. 맏이라서 모든 것이 낯설었다고 했다. 학교에서 제공하는 안내장이 있지만, 알아야 면장(免牆)을 한다고, 핵심 부분을 놓치기도 하고 해석을 다르게 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했다. 부모가 제대로 알아야 학부모의 역할을 잘 할 수 있다는 뜻이었다.

입학 예정자의 보호자들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기로 했다. 그러면 입학생들이, 미리 3월 일정과 관련된 서류나 절차를 모두 이행할 수 있어, 재학생들과 동시에 학사 운영에 참여할 수 있다. 마침 오정동행정복지센터에서 지난해 12월 1일부터 각 가정으로 취학통지서를 배부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좋은 기회였다. 우리 학교의 입학설명회 안내장도 같이 배부해 준다고 했다.

학교에서는 입학설명회 일정에 맞춰 만반(萬般)의 준비를 했다. 3월 2일 입학식 안내장을 비롯하여, 신입생 기초자료 조사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동의서, 만 14세 미만 학생의 개인정보 수집에 따른 학부모 동의서, 교육급여 및 교육비 지원 안내장, 방과후학교 수강생 모집 안내장, 돌봄교실 운영 안내 및 신청서, 3월 5일에 첫 수업으로 하는 국립대전현충원 참배 동의서까지 마련했다.

대전시교육청에서 제작한 120여 쪽의 학부모 도움서 ‘행복교육의 첫걸음’과 우리 학교에서 제작한 163쪽의 교지 ‘행복’도 넉넉하게 준비했다. 만두레지역아동센터와 오정지역아동센터 담당자에게도 연락하여, 학부모들이 아동센터의 역할에 대해 잘 알 수 있도록 안내해 달라고 요청했다.

드디어 1월 4일 목요일 오전 10시, 입학설명회가 열린 시청각실은 보호자들로 꽉 찼다. 우리 학교에 자녀를 입학시켜서 환영한다는 인사말과 함께 2018학년도 주요 교육 활동 및 학사 일정에 대해 PPT 자료를 보며 안내했다. 내내 편안한 표정의 학부모들을 뵈며, 진작 이런 자리를 마련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다.

입학설명회를 마친 후 과연 우리 학교에는 몇 명의 아동이 입학할까 궁금했다. 작년 5월쯤에 입학 예정자가 55명 정도 된다는 소식을 들었을 뿐만 아니라, 전국의 초등학생이 2000년에 401만 명이었다가 2017년에 267만 명으로 줄어드는 추세라서 더욱더 그러했다.

2018학년도 대전 지역 초등학교 148개교(사립 2개 포함)에 취학할 예정자는 1만5244명이다. 대부분 2011년에 출생한 아동이다. 퇴근 무렵, 우리 학교에 취학통지서를 최종 접수한 인원이 68명이라는 보고를 받았다. 현재 2학년이 53명이고, 1학년이 65명인데, 2018년 입학생이 68명이라니 늘어나는 추세라 반가웠다.

학교 주변에 거주 환경의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2년 연속 입학생수가 소폭이라도 증가한 데에는 요인[要因]이 있을 듯싶었다. 지역사회 인사들과 학부모님들은 우리 선생님들의 지도력을 높게 평가했다. 어떤 학부모님은, 지인들이 자녀를 우리 학교에 입학시키라고 홍보했다며, 내게 귀띔했다. 학생 교육에 전심전력하는 교직원들과 학교를 신뢰하는 학부모님들이 고마웠다.

로마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았듯이, ‘가고 싶은 학교’도 쉽게 형성되는 것이 아니다. 교육공동체 구성원인 교직원과 학부모 그리고 학생이 하나 되어 꾸준히 노력할 때에 성취할 수 있다. 우리가 한 걸음 한 걸음 뚜벅뚜벅 전진해 나갈 때, 공든 탑이 더욱더 공고해지고, 자긍심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꿈의 학교가 만들어지리라 확신한다.

새로운 아이들과 또 어떤 한 해를 만들어갈까? 벌써부터 2018학년도가 기대된다. 대전화정초등학교 모든 교육가족에게 더없이 행복한 무술년이 되기를, 인생에 있어서 든든한 밑거름이 될 한 해가 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박종용 대전화정초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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