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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만연한 안전불감증이 불러온 대형 참사

유현근 부여소방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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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8.01.07 15:55
  • 기자명 By. 충청신문
▲ 유현근 부여소방서장

많은 재난현장을 접하는 소방관으로서 이번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는 여러 가지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면도로의 불법 주·정차는 소방차의 출동을 방해하였고 창고로 가려진 비상구는‘ 생명의 통로’로서 제 구실을 하지 못했다.

‘설마’, ‘나 하나쯤’이란 생각이 내 가족, 내 이웃을 위협하고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빼앗아간 안전 불감증의 원인이 되고 있다.

화재 시 얼마나 신속하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화재진압의 성패가 좌우되며, 초기 대응이 늦어질수록 많은 인명과 재산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제천 화재의 경우 소방사다리차가 신고 7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건물 인근 불법 주·정차된 차들로 소방사다리차가 500m를 우회해 진입하면서 시간을 지체했으며, 그마저도 불법 주차된 차들로 공간을 확보하지 못해 13분이 더 지나서야 사다리를 펼 수 있었다.

이번 참사의 다른 원인 중 하나는 폐쇄된 비상구였다.

2층 여자사우나의 비상구가 막혀 많은 피해가 있었던 것과 대조적으로 3층 남자사우나의 이용객들은 비상구를 통해 탈출해 인명피해가 없었다.

비상구는 평소에는 중요성이 인식되지 않지만 화재 시 사람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통로이다.

무심코 비상구 및 통로에 물건 등 장애물을 쌓아놓는 행위, 비상구 훼손 및 폐쇄행위는 위법행위일 뿐만 아니라 가족과 이웃의 생명을 위협하는 행위이다.

이처럼 우리 사회에 만연한 안전불감증을 해소하기 위해 부여소방서는 소방 출동로 확보를 위해 상습정체구간인 전통시장 및 터미널 등에 소방통로 확보훈련을 주기적으로 하고 있으며, SNS 및 신문 등을 활용하여 주민 홍보를 다각적으로 펼치고 있다.

또한 다중이용업소 소방점검 및 소방지도를 통해 선제적인 예방활동과 초기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의사결정훈련 등으로 현장활동에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갈 예정이다.

안전 불감증은 ‘설마’라는 생각에서 비롯되는 인재의 시작이다.

‘설마, 내 차 한 대 불법주차해도 괜찮겠지’, ‘우리 건물에 설마 불이 나겠어?’라며 무심코 한 행동이 이번 제천 화재처럼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우리 모두가 법규를 준수하고, 안전의식을 높이기 위해 노력한다면 우리 사회에 만연한 안전불감증을 해소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제천 화재사건을 거울 삼아 내 주변부터 살펴보고 안전을 생활화한다면 안전한 부여군이 될 것이라 믿는다.

유현근 부여소방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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