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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속으로] 긍정과 칭찬의 씨앗

한기연 시인. 평생교육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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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8.01.08 16:57
  • 기자명 By. 충청신문
▲ 한기연 시인. 평생교육강사

1년마다 한 번씩 겪는 일이지만, 요즘 면접을 보러 다니면서 긴장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오랜 경험에도 면접은 항상 떨린다. 면접 중 거의 공통적으로 묻는 질문 중 하나가 교육에 대한 생각이다.

칼릴 지브란의 말 중에 ‘교육은 그대의 머릿속에 씨앗을 심어주는 것이 아니라, 그대의 씨앗들이 자라나게 해 준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처럼 나도 아이들의 마음에 씨앗들이 자라듯 교육은 아이들에게 앞으로의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즉, 교육은 학습자가 자신의 여러 가지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깨우치게 하고 그 가능성들을 최대한으로 발현시켜 나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거창하게 교육관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지금까지 방과후교사로 일하면서 변함없이 가지고 있는 생각 중의 하나가 ‘긍정과 칭찬’이다. 현장에서 부정적인 생각으로 일관하며 자신감 없던 아이가 지속적인 관심과 구체적인 칭찬의 말 한마디로 변화되는 모습을 볼 수 있었기에 그러한 생각을 아직도 바꾸지 않고 있다.

칭찬을 하면서 수시로 떠오르는 책이 한 권 있다. 켄 블랜차드의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책이다. 주인공 웨스는 플로리다 출장 중에 씨월드 해양관에서 멋진 범고래 쇼를 보게 되고, 사람의 힘으로는 움직일 수 없는 무게 3톤의 범고래를 다루는 비법이 궁금해진다. 그래서 조련사인 데이브에게서 범고래를 움직일 수 있는 힘은 바로 긍정적인 관심과 칭찬, 그리고 격려라는 사실을 듣게 된다.

대인관계 전문가인 앤마리를 소개받고 강연을 들으면서 ‘고래반응’과 ‘뒤통수치기 반응’이라는 대조개념으로 웨스의 사고를 전환시키는 계기를 마련한다. 고래반응이란 긍정적인 면을 강조하고 부정적인 면은 모른 척 그냥 넘어가는 것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어떠한 사람이 잘 한일에 대해서는 그냥 잘했다고만 말을 하지만 잘 못한 일에 대해서는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인정을 할 때까지 그 일에 대해 얘기를 한다. 하지만 고래반응은 잘못한 일이 있을 때에는 그것을 그냥 무시한 채 넘어가고 잘 한일에 대해서는 어떠한 것이 잘했다고 잘한 행동에 대해 자세하게 말해주는 것이다. 범고래를 훈련시킬 때에도 이런 고래반응을 이용한다. 풀장 안에 링을 설치해두고 범고래가 그 링 안으로 들어갈 때는 먹이를 주며 링 외에 다른 곳에 있으면 그냥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이다.

이 두 가지 반응을 읽으면서 ‘나는 수업을 하면서 아이들을 대할 때 주로 어떤 태도를 지녔는지’ 자문해 보았다.무의식적으로 ‘뒤통수치기 반응’을 보인 적도 많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막연히 가지고 있던 ‘긍정과 칭찬’이라는 생각은 ‘고래반응’을 통해 좀 더 구체적이고 명확해 질 수 있었다. 아이들의 반응을 긍정적으로 이끌 수 있는 지혜와 방법을 배우면서 교육자도 늘 깨우치고 학습하면서 학습자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공감하려는 노력과 뚜렷한 교육관이 필요함을 알게 되었다.

책에는 칭찬 10계명에 대한 이야기도 있는데 그 중에서 가장 마음에 와 닿는 구절은 ‘긍정적인 눈으로 보면 칭찬할 일이 생긴다’는 말이다. 보는 이의 시각에 따라 다르게 보일 수 있음을 시사하는 말이기도 하다. 편견을 깨고 긍정적으로 보려는 것이 어렵기는 하지만, 염두에 두고 잊지 않으려고 노력은 한다.

면접을 기다리는 긴강감 속에서 새해를 맞이한다. ‘긍정과 칭찬’이라는 양분으로 아이들의 마음속에 심어 있는 씨앗을 튼실하게 자라게 하는 한 명의 농부가 될 준비는 끝났다.

한기연 시인. 평생교육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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