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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대전도시재생 - ②가오 새텃말 살리기 사업

이웃은 그대로, 집은 새롭게… 유명했던 순두부는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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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8.01.17 19:15
  • 기자명 By. 정완영 기자
▲ 동구 가오동이 국토부 도시재생 뉴딜사업 광역공모에 선정됐다. 주거지 원형을 최대한 살려 '가오 새텃말 살리기'를 하게 된다. 사진은 새텃말 고샅.(사진=정완영 기자)

[충청신문=대전] 정완영 기자 = 대전 동구 가오동 124번지 일대. 이 곳에 처음 사람들이 와 삶을 시작한 것이 100년 전 쯤, 아니 그 보다 더 먼 150년 전 쯤이었을까.

그 때는 마을 이름도 없었을 것이다. 한밭 주변에 금산이나 옥천, 공주 등지에서 이사 와 하나 둘씩 터를 잡고 살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 동네가 형성되기 시작했을 즈음 '새텃말'로 불리기 시작했다. '새로운 터전이 된 마을(?)' 정도로 풀이 하면 될까.

누대로 쉽게 살아오지 만은 않았을 게다. 근·현대에 들어오면서 농사지은 콩으로 두부를 만들어 대전역 근처에 내다 팔면서 자식들 공부도 가르쳤다.

그 자식들은 공부를 마치면 동네를 떠나서 제금을 났다. 마을은 점점 우렁이가 새끼를 난 뒤처럼 빈 껍데기만 남았다.

이런 동네가 주거지 원형으로 주민이 협업해 순두부를 만들어 파는 것을 중심으로 하는 도시재생사업을 시작한다,

가오 새텃말은 동네를 모두 부수고 새로 짓는 주거정비방식과 다르게 도시를 재활성화시키는 것이 주 목적으로 주거환경개선 뿐만 아니라 주민이 주체가 되는 공동체를 활성화함으로써 경제·사회적 동반성장을 함께 이루는 도시혁신사업이다.

동네를 돌아보았다. 동네 고샅을 들어가면 30~40년 이상된 예전 집들이 어깨를 곁고 옹기종기 이어지고, 어김없이 감나무가 자리한 마당이 보였다. 시골 고향집 골목을 고즈넉하게 걸어가는 느낌을 받았다.

오래된 집들은 비어있는 집이 많았고, 노후 주택들 대부분은 비어 있거나 심하게 쓰러져가는 집들이 곳곳이 보였다.

주변지역 택지개발 사업이 끝나 동구청사를 비롯해 높은 아파트들이 즐비하게 늘어서서 동네사람들이 상대적 박탈감도 심했다.

도로 3개 노선을 만들어 위급한 상황에서 소방차가 들어올 수 있도록 하고, 현재의 집들과 함께 골목길도 최대한 살리는 것으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함께 살아왔던 이웃이 떠나지 않는 것으로 집과 도로망을 새롭게 한 진정한 의미에서 옛날 동네를 다시 살리는 것이다.

동구는 오래전부터 자연스럽게 형성된 동네들이 많아 10여년 전부터 원도심을 살리기 위해 사업단을 구의 공식 부서로 운영하며 심혈을 기울여 왔다.

유동규 원도심사업단 주거환경개선담당 계장은 "가오 새텃말 살리기 사업 추진으로 주거복지 및 삶의 질이 개선될 것"이라며, "마을기업을 통한 수익 창출과 일자리 창출, 공공임대주택 조성으로 도시의 종합적 재생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옛날에는 순두부를 만들어 판매하기로 유명했던 동네 명성을 살려 현재까지 남아 있는 순두부 판매점 2곳과 연계해 경로당을 중심으로 마을수익사업으로 순두부 가공 판매점 운영을 위해 활용할 계획이다.

차병인 가오동 13통장은 "도시재생사업이 잘 끝나고 동네가 깔끔하게 정비가 되면 도심 속에서 전원생활을 꿈꾸는 사람들이 이사 와서 살았으면 좋겠다"며 "동네 안은 시골스럽지만 조금만 나가면 도시의 모든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마을이 될 것"이라고 희망했다.

'재개발'이라는 이름으로 동네를 싹쓸어 버리고 새로운 동네를 만드는 것 보다는 이런게 아기자기하게 옛날 동네를 잘 살리면서 새로운 희망을 가질 수 있게하는 원형 보존 방식의 재생사업은 참으로 바람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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