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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0.04.06 19:16
- 기자명 By. 충청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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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 응답에서 ‘직장 내 성차별이 심각하다’고 느끼는 여성 비율이 60.4%나 됐다. 또 최근 직장에 다닌 경험이 있는 여성 가운데 37.1%는 “직장에서 남녀 차별을 받아본 적도 있다”고 답했다. 남녀 차별 내용 중 임금 격차는 38%, 승진 차별 26.3%, 부서 배치 불이익 15.0% 순이었다고 했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남녀 성별 임금격차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낮아 선진 30개국 중에서 꼴찌에서 세번째로 뒤졌다. 또 OECD 보고서에 따르면 정규직 기준으로 한국 여성들의 임금은 남성에 비해 38%나 적었다. 이는 OECD 평균 임금격차인 17.6%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게다가 지난해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도 49.2%로 2005년 이후 처음으로 50% 이하로 떨어졌다. 또 취업자 수도 지난해에 비해 10만명 이상이 줄었다. 특히 20대와 30대 젊은 여성 취업자가 많이 줄었다. 이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구조조정의 부담을 덜기 위해 비정규직 여성을 겨냥해 해고의 칼을 휘둘렀다는 점이 다르다.
이런 속에서 대졸 여성실업자 역시 사상 최대 수준이다. 고등 교육을 받은 여성들을 가정이나 저임금의 단순 직종에 붙잡아 두는 것은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특히 한국의 엄청난 교육비를 생각할 때 말도 안 되는 돈과 노동의 낭비로서 나라가 경제적으로 한 단계 더 발전하는데 커다란 장애물이다.
특히 외무고시, 행정고시와 사법고시 등 가장 어려운 세가지 국가시험에서도 여성 합격자가 최소한 절반을 차지하는 우리같이 교육평등이 이루어진 나라는 드물다. 특히 올해는 신임 법관 89명 가운데 여성이 63명으로 71%나 차지하는 등 고위 정부직에 여성 진출이 급격한 향상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여성 공무원 수는 늘고 있지만 지자체 5급 이상 공무원 중 여성 비율은 7.6%밖에 안 된다. 또 국내 은행에서 여성 임원이 한 명도 없다는 점 등을 보면 여성들의 승진 벽이 얼마나 두꺼운 지 알 수 있다. 여성들이 자녀를 키우고 가정을 꾸려나가면서 직장에서 경쟁을 버텨나가기가 그만큼 힘든데도 여성의 열약한 고용 현실은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다.
이런 한심스런 상황을 시정하기 위해서는 정부 정책의 변화가 가장 시급하지만 그 전망은 현재로서는 과히 밝지 않은 듯하다.
하지만 여성 고용환경의 개선은 단순히 양성평등 실현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떠나 저출산, 고령화에 대비하는 생존전략 차원에서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인 줄 안다.
이를 위해 여성이 일과 가정을 병행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강화하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리고 여성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지 않는 한 저출산 해소도, 우리 경제의 밝은 미래도 기약할 수 없을 것이다. 남녀 차별없이 안심하고 남성 못지않게 중요한 포스트에서 활동하는 여성이 많아질 때 사회에 활력이 붙게 될 것이다.
임명섭/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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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신문/ 기자
dailycc@dailycc.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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