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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대(大)를 위한 소(小)의 희생

김도운 한국안드라고지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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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8.02.25 16:30
  • 기자명 By. 충청신문
▲ 김도운 한국안드라고지연구소장

 사회 환경이 바뀌면서 사회 구성원들의 의식구조의 변화가 동반된다. 그래서 세대차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세대는 ‘같은 시대를 살면서 공통의 의식을 가지는 비슷한 연령층의 사람들’을 일컫는 말로 ‘부모가 속한 시대와 자녀가 속한 시대가 차이를 가지는 대략 30년의 기간’이라고도 정의한다. 그러나 세상이 빠르게 변하면서 세대 간의 의식 차이도 빠르게 변화해 이제는 한 세대가 30년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실제로 의식의 변화가 발생하는데 30년의 세월이 소요된다고 보는 견해는 수긍하기 어렵다.

세대 간의 차이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사회현상은 너무도 많다. 하나의 사건을 바라보는 각 연령대별 의식의 차이는 워낙 커서 도대체 한 나라에서 한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이 맞나 싶은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우리 사회는 나와 다른 입장에 대해 상대의 처지나 환경을 이해하려 하기 보다는 마음의 벽을 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런 과정 속에 세대 간의 사고 차이는 더욱 극명하게 벌이지고 있다. 다른 세대의 사고를 이해하려 들지 않는 것은 모든 세대의 공통점이다.

같은 현상을 놓고도 바라보고 해석하는 차이가 세대 간 다르게 나타나는 것은 살아온 환경이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특히 각 세대가 학령기를 보내는 동안 사회 분위기가 어떠했으며 국가가 국민들을 대상으로 어떤 가치관을 교육시키고자 주력했는가에 따라 세대의 의식은 크게 달라진다. 반공 이데올로기 교육을 집중적으로 받은 기성세대와 세계화 교육, 신자유주의 교육을 받은 젊은 세대가 세상을 보는 눈이 다른 것은 어쩔 수 없다. 아니 당연한 결과이다.

세대 간의 차이점은 많지만 그 중에도 가장 확연히 차이가 나는 것은 ‘대(大)를 위한 소(小)의 희생’을 인정하는가의 여부이다. 기성세대들의 대부분은 대를 위한 소의 희생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그들이 이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역시나 교육의 힘이다. 그들은 반복적으로 그렇게 배웠고 그래서 그것이 옳다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 젊은 세대들은 그것을 인정하지 못한다. 그들은 대도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소의 희생을 당연시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보인다. 이에 대해 기성세대들은 젊은 세대들이 이기적이라고 몰아 붙인다.

2018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여자아이스하키의 남북단일팀 구성계획이 발표됐다. 기성세대들은 이데올로기적 측면에서 가부에 대해 논쟁을 벌였지만 젊은 세대들은 북한과의 단일팀이 구성되면 부득이하게 엔트리에서 제외되는 한국 선수가 있을 텐데 그들의 희생은 무엇으로 보상받아야 하느냐며 반대여론을 형성했다. 기성세대 가운데도 단일팀 구성에 반대하는 이들이 많았지만 반대 이유는 젊은 세대들과 큰 차이를 보였다. 그들은 큰일을 도모하기 위한 개인의 희생은 당연시 여긴다. 다만 이데올로기적 가치를 앞세워 상황을 판단하려는 면모를 보인다.

‘대를 위한 소의 희생’을 통일의 관점에서 해석해보았다. 기성세대는 조국통일을 위해 내게 개인적 손해와 희생이 뒤따른다면 이를 감내할 용의가 있어 보인다. 다만 이데올로기적으로는 완강해 무조건적 흡수통일을 머릿속에 담아두고 있다. 젊은 세대들은 이보다 영악하다. 이데올로기는 뒷전이고 당장 누가 이익을 보고 누가 손해를 보느냐의 관점에서 통일을 바라본다. 통일(大)을 위해 절대 개인(小)의 손해를 감내하지 않겠다는 완고한 입장을 보인다.

통일에 대한 갈망이 약하고, 어떤 현상이든 이익과 손해의 관점으로 바라보려고 하는 세대가 이 나라의 주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들은 민족의 숙원인 통일까지도 너무 개인의 득실 관점에서 바라보려 한다. 그러니 시대에 맞게 통일교육 방법을 바꿔야 한다. ‘동포니까 통일해야 한다.’ ‘형제가 떨어져 살 수 없다.’ 등의 감성적 통일교육은 더 이상 먹히지 않는다. 신자유주의 체제에서 성장한 젊은 세대가 이해할 수 있도록 ‘분단 상태의 국방비용이 통일비용보다 크다.’ ‘통일되면 우리 민족,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이 얼마만큼 커진다.’ 등의 현실적 논리를 개발해 통일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이 마저 손 놓게 되면 통일은 점점 멀어져 갈 것이라는 조바심이 생긴다.

김도운 한국안드라고지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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