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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시행 두 달 우려가 ‘현실로’

일부 근로자 인상혜택 못보고 고용불안까지… 영세업주 경영난 가중, 도미노식 물가상승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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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8.02.27 19:28
  • 기자명 By. 김용배 기자
[충청신문=대전] 김용배 기자 = 최저임금 7530원(16.4%인상)이 적용된 지 두 달(60일).

근로자 삶의 질 향상에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지역경제 곳곳에서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정부는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고, 최저임금위원회를 구성 제도개선을 논의하고 있으나 해결책 도출에는 의문이다.

우선 지역 내 주유소나 편의점, 음식점 등에서 일하는 일부 근로자들은 최저임금 인상 혜택을 못 받고 있다.

사업주가 운영시간을 줄이거나 직원 감축을 통해 인건비를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서구 내 주유소에서 근무하는 박모씨(68)는 “올 최저임금이 많이 인상돼 월급이 오를 줄 알았는데, 사업주가 운영난을 이유로 야간 영업시간을 1~2시간 단축해 운영하기로 해 받는 돈은 작년과 비슷하다”고 하소연했다.

영세 사업주 역시 어려움에 처해 있다. 장기적인 경기침체에 인건비가 대폭 오르면서 경영난에 허덕이거나 아예 문을 닫는 사업체가 늘고 있는 것.

최근 10여년 음식점을 하다 접은 김모씨(55)는 “장기불황에 손님도 예전보다 줄어 직원들을 줄여가며 가게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올해 최저임금마저 대폭 올라 고민 끝에 가게를 접었다”며 “미래를 생각하면 갑갑하나 일단은 시원하다”고 말했다.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일용직 구직자들도 심각한 일자리 난에 한숨을 쉬고 있다.

대부분 공장에서 단순 노무 일이나 식당 보조 등의 일을 찾고 있으나 지역 제조업의 불황 등으로 일감이 줄고, 특히 올 최저임금까지 급격히 상승하면서 일거리가 작년보다 눈에 띄게 줄었다.

일용직 구직자로 생활하는 김모씨(45)는 “인력센터에 매일 아침 일찍부터 나오지만 기다리다 그냥 돌아가는 등 최근에 일을 나가본 적이 거의 없다”면서 “하루하루 먹고 사는데 일을 구하기가 어려워 집안경제 사정이 힘들다”며 답답한 상황을 토로했다.

또 다른 문제는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물가가 요동치고 있는 것. 삼각김밥, 자장면, 순댓국, 햄버거 등 외식 서민물가는 연초부터 줄줄이 올랐고 보안, 관리비 등도 오르면서 도미노식 가격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동네 미용실 역시 남자 커트 요금의 경우 적게는 1000원에서 많게는 3000원이나 올랐다.

중구 모 빌딩내 사무실을 임차해 운영하고 있는 이모씨(55)는 “최근 건물주로부터 최저임금 인상으로 미화, 주차요원 등의 인건비가 올라 어쩔 수 없이 관리비를 올렸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경기침체로 사업이 예년 같지 않은 상황에서 관리비도 큰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푸념했다.

이와 관련 지역경제계 인사는 "최저임금은 노동자들이 최소한의 삶을 살기 위한 기준을 정해주는 것으로 긍정적인 면이 강하나 지역경제 전체에 도미노처럼 부작용도 낳고 있다"며 “경기부양과 더불어 영세사업자들을 위해 정부의 일자리 안정자금의 수혜 대상과 금액을 상향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영세기업의 감당하기 어려운 부담이나 취약계층 근로자의 고용불안으로 이어지는 일이 없도록 정부의 제도개선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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