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과 논란 속 막 내린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조성된 남북 화합의 분위기가 진정한 한반도 평화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올림픽에는 남북 단일팀 결성과 북한예술단·응원단 파견, 김여정·김영철 방남 등 여러 정치적 카드가 동원됐다. 북핵이 상존하는 위험을 애써 눈감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북측에 끌려다닌다는 비판과 함께 남남갈등이 벌어지기도 했다. 올림픽 후 한반도의 진정한 긴장완화가 없다면 ‘평창의 평화’는 북한의 위장 공세에 불과했음을 우리는 직시하게 될 것이다
수평선넘어 저녁노을이 아름다운, 평화로운 풍경의 서해바다 속에는 북한의 도발에 맞서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호국영령들의 숭고한 혼이 잠들어 계신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평창 동계올림픽 폐회식 참석을 놓고 남남갈등이 거셌다. 천안함 폭침의 주역으로 꼽힌 그의 방남을 수용한 정부와 야권이 정면 충돌하면서다. 그가 대남 강경파이자 실세라면 그의 방남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을 필요가 있었다. 역설적으로 정부가 비핵화를 강하게 요구할 적임자일 수도 있을 법하다. 차제에 비핵화 없이는 미·북 대화나 남북 관계 개선은 말할 것도 없고 북한 체제의 생존 자체가 어려울 것임을 각인시켰어야 한다.
북한의 기본 외교정책인 통미봉남(通美封南)정책을 쓰고있는이상 한반도 긴장은 계속될 것이며 북한이 미국과 수교하기 전까지 그들 방식의 대화창구를 열기위한 수단으로 군사적 시위를 계속할 것이다
지난 과거를 돌이켜보면 남북한선수가 단일팀으로 또는 공동입장으로 화해와 협력을 위해 애썼다. 올림픽은 화합과 평화를 이루는 것이 기본 이념이다.
그런데 그 결과는 어떻게 되었는가?
우리가 그렇게 한반도 평화를 위해 갈망했건만, 그들은 2006년 1차 핵폭탄 시험을 시작으로 2018년까지 6차례 시험을 단행하고 수소폭탄까지 완성했다고 선언하며, 여차하면 한반도를 지구상에서 멸종시키겠다고 달려드니 소름이 끼친다.
3월 넷째 금요일인 23일은 세 번째로 맞이하는 “서해수호의 날”이다.
북한도발에 맞서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제2연평해전(2002.6.29), 천안함 피격(2010.3.26), 연평도 포격(2010.11.23) 등 서해수호를 위해 목숨을 바친 호국영웅을 기리기 위해 매년 3월 넷째 금요일을 국가보훈처는 서해 수호의 날로 지정, 2016년부터 기념하고 있다. 희생자가 가장 많았던 천안함 침몰 사건의 날짜를 기준으로 3월 넷째 금요일로 지정하였고, 서해 수호 호국영웅이 안장된 국립대전현충원에서 기념행사를 시행한다. 이 행사는 호국영웅의 희생을 기리고 유가족들을 위로하며, 서해 도발 사건을 잊지 않도록 하여 국가 안보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정부가 김영철의 방한을 수용한 것이 남북 대화 고리를 이어가기 위한 고육책이었다 해도, 그 고육책의 목적이었던 비핵화 논의에서 아무 진전을 얻지 못한다면 김정은의 노림수에 놀아나면서 천안함 유족의 가슴에 상처만 남긴 오판으로 기록될 것이다. 17일간의 ‘올림픽 휴지기’는 끝나고, 우리는 다시 조금의 시행착오도 용납되지 않을 중차대한 북핵 대치 국면에 서 있다.
남북간에 항구적인 평화가 정착되기 전까지 우리 모두는 잠재적인 충돌에 대비해 늘 튼튼한 안보를 마련함과 동시에 남북모두 긴장지수를 낮춤으로써 궁극적으로 서해를 평화의 바다로 만드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제는 더 이상 누군가의 일이 아닌, 우리가 국가와 국민들의 안위를 위해 고귀한 생명을 바친 장병들과 그 숭고한 희생을 함께 추모하고, 어느 때보다 안보의식을 결집해야 할 시기이고, 우리 모두 삼가고인의 숭고한 애국심과 희생정신을 가슴속 깊이 새겨야 되겠다.
우리의 안보는 군인들만 지키는 것이 아닌 우리 모두가 함께 지켜나가는 것이다. 서해수호의 날을 기념하여 열리는 각종 기념식과 행사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함으로써 우리를 위해 서해를 지키고자 힘썼던 그리고 지금도 힘쓰고 있는 군 장병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해보자.
올림픽의 성화는 꺼졌고, 축제는 끝났다. 평창이 지핀 인류 평화와 화해의 불씨가 전 세계로 퍼져 나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