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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속으로] 성공을 향하여

이혜숙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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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8.03.12 16:01
  • 기자명 By. 충청신문
▲ 이혜숙 수필가

미리부터 겁을 먹었다. 스파르타식 워크숍이라 새벽이 되어도 결론이 도출될 때까지 토론에 토론을 거듭한다고 했다. 어떻게 되겠지 하는 생각으로 과감하게 워크숍이 열리는 수안보로 향했다.

융성했던 수안보 온천은 상권이 퇴보하면서 쓸쓸함마저 느끼게 했다. 이곳 상인들도 관광객 유치를 위해 해마다 축제를 하는데 왜 상권이 살아나지 않는 걸까. 관광 상품을 개발하지 못해서일까. 온천과 연계된 볼거리, 이곳만의 먹을거리, 재미있는 즐길거리가 없어서일까.

음성도 신록의 계절 5월에 품바축제를 한다. 최귀동 거지성자의 사랑과 나눔을 이어받아 조촐하게 시작했던 축제가 올해 문화관광부 유망축제로 선정되었다. 성공적인 유망축제를 위해서 실무위원장을 위시해서 실무위원들이 모여 다시금 마음을 다지는 자리를 만든 것이다.

요즘은 곳곳이 축제다. 지난 여름에는 장흥 물 축제에 벤치마킹을 다녀왔다. 우리가 하는 축제를 좀 더 알차게 하고자는 취지에서였다. 자연 조건도 좋았지만 누구나 함께 즐기고 함께 참여하는 모습이 좋았다. 햇빛을 차단하는 지붕을 만들어 관광객이 더위를 피하게 하는 배려가 돋보였다.

축제장 주변에 상가에서도 동참해주었다. 상가 유리창에 물이 튀어 엉망이 되어도 짜증내는 사람이 없다. 지나가는 사람에게 물을 뿌려도 인상 쓰는 사람이 없다. 내 고장 축제인 만큼 모두가 주인의식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 뿌듯했다. 축제장 주변이나 그곳 주민들은 밝고 즐거운 얼굴로 관광객들이 맘껏 즐기고 다시 찾아오고 싶은 마음을 갖게 해야 한다. 축제를 위한 그들의 솔선수범하는 마음을 배운다.

많은 곳에서 축제가 열린다. 그렇다고 다 성공적이진 않을 것이다. 많아도 너무 많은 축제. 내 고장을 살리고 문화를 전파하는 것은 좋다. 그렇다고 가치 없는 축제는 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너도 나도 축제를 한다는 것은 고장도 나라도 손해요 낭비란 생각이 든다.

충장로 추억의 축제에도 다녀왔다. 전남도청이 무안으로 옮겨가고 침체되어가는 도시를 살리고자 만든 축제란다. 어릴 때 보고 자란 환경들이 곳곳에 자리했다. 추억의 한 자락을 느낄 수 있어 좋긴 했지만, 나는 왜 최우수 축제였고 우수축제가 되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정신없이 인파를 헤집고 다닌 기억뿐이다.

지난해 충북문학인 대회는 한방축제가 한창인 제천에서 했다. 대회장이 한방엑스포 축제장 안에 있었다. 문학인들의 모임은 축제를 보고 난 후에 가도 시간이 충분했다. 나는 몇몇 회원들과 미리 가서 한방 엑스포 축제를 보기로 했다. 우리 고장의 축제에 도움이 될 만한 것이 있나 둘러보자는 생각에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발걸음을 한 것이다.

한껏 기대에 부푼 마음을 안고 입구에 도착했다. 단체 입장권을 가진 사람보다 우리가 먼저 온 뜻을 밝히고 입장을 허락해달라고 했다. 입장권이 없으면 절대 불가하단다. 신분증을 맡기고 입장권을 가진 사람이 오면 가지고 와서 바꿔 간다고 해도 안 된단다. 표를 두 번 끊고 들어간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융통성 없는 답변에 도착하자마자 기분이 엉망이 되었다.

한방축제인 만큼 한방으로 만든 음식이 있을 줄 알았다. 첫 인상부터 구겨진 축제는 먹을거리에서도 실망을 주었다. 축제장 안, 어디를 가도 우리가 원하는 먹을거리는 없었고 식당도 사람이 많다며 출입을 거부했다. 결국 찐빵으로 허기를 채우고 어긋난 기대로 얼굴만 찌푸리고 말았다.

이번 워크숍은 프로그램 개발보다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들을 보완하고 정비해서 좀 더 나은 축제로 도약하기 위해 마련했다. 마라톤 토의가 새벽을 향해 달려간다. 문화관광부 유망축제가 된 만큼 우리고장을 찾는 이들이 축제의 뜻과 사랑을 가득안고 갔으면 하는 바람으로 지친 몸을 곧추세우고 있다. 실망을 주지 않고 감명을 받고 가는 축제가 되려면 이런 노력은 필수라 생각한다.

새벽까지 하고도 아침 일찍부터 시작된 워크숍. 축제에 대한 우리의 애정과 열정으로 성공적인 축제가 되겠지. 전국을 넘어 세계로 뻗어가고 누구든 사랑과 나눔을 배우고 가는 축제로 자리매김했으면 좋겠다.

이혜숙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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