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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절기] 나무타령 부른다, 청명(淸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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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8.04.04 09:24
  • 기자명 By. 정완영 기자
[충청신문=대전] 정완영 기자 = 청명 한식 나무 심자. 무슨 나무 심을래. 십리 절반 오리나무, 열의 갑절 스무나무, 대낮에도 밤나무, 방귀 뀌어 뽕나무, 오자마자 가래나무, 깔고 앉아 구기자 나무, 거짓 없어 참나무, 그렇다고 치자나무, 칼로 베어 피나무, 네 편 내 편 양편나무, 입 맞추어 쪽나무, 양반골에 상나무, 너하구 나하구 살구나무, 아무 데나 아무 나무….

이 노래는 우리 겨레가 청명 즈음에 불렀던 '나무타령'이라는 민요다.

청명(淸明)은 춘분과 곡우 사이에 24절기의 다섯째 절기로, 음력 2~3월, 양력 4월 5일께 된다. 태양의 황경이 15°에 있을 때이다. 이날은 한식의 하루 전날이거나 때로는 한식과 같은 날이 된다. 올해는 한식 하루 전날이다.

동시에 오늘날의 식목일과도 대개 겹치게 된다. 대부분의 농가에서는 청명을 기하여서 봄일을 시작하므로 이날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이날부터 날이 풀리기 시작해 화창해지고 하늘이 차츰 맑아진다고 한다. 청명에는 부지깽이를 꽂아도 싹이 난다는 속담이 있는데 무슨 나무를 심어도 그만큼 잘 자란다는 뜻이다.

이날 여자아이를 낳으면 그 아이 시집갈 때 농짝을 만들어줄 재목감으로 나무를 심었는데 이를 '내 나무'라고 부른다. 또 연정을 품은 아가씨가 있으면 그 아가씨의 '내 나무'에 거름을 주는 것으로 사랑을 드러냈다고도 한다.

농사력으로는 청명 무렵에 논둑이나 밭둑의 손질을 하는 가래질을 시작하는데, 이것은 특히 논농사의 준비작업이 된다.

다음 절기인 곡우 무렵에는 못자리판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농사를 많이 짓는 경우에는 일꾼을 구하기가 어려워서, 청명·곡우 무렵이면 서둘러 일꾼을 구하기도 했다.

부지런히 논밭을 갈고 난 뒤 마시는 청명주(淸明酒)도 이때가 제격이다. 특히 향긋한 봄나물을 안주 삼아 땀 흘린 뒤 논두렁에 걸터앉아 푸른 하늘을 바라다보며 먹는 새참은 청명 때부터나 볼 수 있는 정겨운 농촌 풍경이었다.

곳에 따라서는 손 없는 날이라고 하여 특별히 택일을 하지 않고도 이날 산소를 돌보거나 묘자리 고치기, 집수리 같은 일을 하기도 한다.

이때 장을 담그면 맛이 좋다고 해서 한 해 동안 먹을 장을 담그기도 하고, 서해에서는 곡우 무렵까지 작지만 연하고 맛이 있는 조기를 잡는 데 분주하다.

청명과 한식은 흔히 같은 날이 되기 때문에 뒤섞이는 경우가 많지만, 불은 한식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으니, 한식조에 기록하는 것이 옳다고 하겠다.

육당 최남선(六堂 崔南善)은 한식의 풍속을 고대의 종교적 의미로 해석해, 해마다 봄에 신화(新火)를 만들어 구화(舊火)를 금지하던 예속(禮俗)에서 나온 것으로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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