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경찰은 수사를, 검찰은 기소를
[기고] 경찰은 수사를, 검찰은 기소를
  • 충청신문
  • 승인 2018.04.17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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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동 태안경찰서 안면파출소 순경
▲ 박기동 태안경찰서 안면파출소 순경

우리 헌법 제10조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모든 국가기관은 주권자인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보장할 의무를 진다. 수사권 역시 마찬가지다. 수사권은 검찰이나 경찰조직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며 오로지 주권자인 국민을 위해 행사되어야 한다. 수사구조개혁 문제는 검·경의 권한배분 뿐만 아니라 국민의 일상생활에도 큰 변화를 가지고 올 중대한 사안으로, 오로지 국민의 인권과 편익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 검찰은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다.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권 뿐만 아니라 직접 수사권, 기소 및 공소유지, 형 집행권까지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다. 수사의 시작부터 끝까지, 기소부터 재판 까지, 그리고 재판 결과에 대한 집행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 검찰은 형사사법에 대한 권한을 모두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으며 결국 이는 권한이 남용될 위험을 가지고 온다.


특히, ‘고래고기사건’을 비롯해 과거 ‘벤츠 여검사 사건’, ‘광우병 PD수첩 사건’ 등을 통해 국민들은 검찰의 수사·기소권 남용사례를 수차례 봐왔고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검찰에 대한 개혁 목소리를 높였지만 변화되는 것은 없었다.


하지만 최근에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 및 검찰의 비리 문제 이후 경찰과 검찰의 수사권 조정에 관한 논의가 한층 심화되고 있으며, 누군가의 수사권은 축소·삭제하고 누군가의 수사권은 확대·유지하는 조정안이 연일 국회와 정부에서 논의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수사권에 관한 논의를 ‘밥그릇 싸움’이라고 냉소적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필자와 같은 대부분의 일선 수사관들은 수사권이라는 말에 익숙하지 않다. 모두들 수사권보다는 그 책임에 대해 생각하기 때문이다. 수사 결과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이에 대해 고민할 뿐이다. 그렇다면 왜 이런 괴리가 생긴 것일까.아마 이러한 수사구조개혁에 관한 논의가 경찰들에게 큰 이익이 되고 그들의 권력에 많은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검사의 직접수사권 및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삭제하고, 경찰에 수사종결권 및 영장청구권을 부여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수사구조개혁은 실제적으로 경찰에게 더 과중한 업무 부담을 주고 더 큰 책임을 부여하는 일이다. 쉽게 말해서 일만 많아질 뿐 더 나아지는 것은 하나도 없는 것이다.


그런데도 왜 경찰은 수사구조개혁을 외치고 있을까, 바로 국민을 위해서이다.


수사는 경찰, 기소는 검찰이 담당하게 되면 불필요한 이중 조사가 사라지고 번잡한 절차들이 간소화되어 자백 중심의 수사 관행과 중복된 조사로 인한 국민 불편을 감소시킬 수 있다. 지난 2016년 1월 한국비교형사법학회 조사에 따르면, 수사와 기소의 분리로 연간 500억 원에서 최대 1500억 원에 이르는 사회적 비용이 절감되는 효과를 가진다. 또 경찰이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하는 인원(연평균 55만 명) 중 단 0.6%(3400명 선)만이 검찰에 의해 기소되는 실정을 감안할 때 불기소가 명백한 사건은 경찰 단계에서 사건을 종결해 많은 국민이 수사 대상자라는 불안정한 지위에서 조기에 벗어날 수 있게 되어 인권 보호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경찰과 검찰이 상호 감시와 견제를 통하여 특정인을 비호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면서 특권과 반칙이 없는 형사사법 정의의 실현이 가능하다. 경찰은 수사에 대한 책임성과 전문성, 검찰은 기소에 대한 객관성과 공정성 향상에 전념할 수 있어 형사사법시스템에 대한 신뢰도 역시 향상될 것이다.


이처럼 수사구조개혁은 경찰이 본연의 수사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다하도록 하여 국민의 인권과 편익을 보장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수사 권한이 한 곳에 집중됨으로써 한 기관이 자의적으로 권한을 행사하거나, 정치적으로 편향된 사건 처리를 하는 것을 막자는 것이다. 오로지 국민의 인권과 편익을 위해서 견제와 균형을 잡아보자는 것이 수사구조개혁의 핵심이다.


박기동 태안경찰서 안면파출소 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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