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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수출국 오명 벗어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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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0.05.11 21:00
  • 기자명 By. 뉴스관리자 기자
어제가 다섯번째 맞는 입양의 날이다. 효와 어르신공경을 우선하던 문화로 한때는 동방예의지국이라 칭송을 받는 것이 우리나라였다. 그런데 어느 사이에 자살과 이혼 뿐 아니라 저출산율 등이 세계 1, 2, 3위를 하는 부끄러운 나라로 전락됐다.

우리는 곧잘 재벌이 성공한 사람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아이들을 바르고 곱게 키우고 돌보는 사람이 가장 큰 성공을 이룬 사람임을 부정하지 않는다. 이처럼 입양의 날을 맞아 각곳에서는 이 날을 축하하는 기념행사가 열려 입양에 대한 사회의 관심을 촉구시켰다.

더구나 저출산문제로 고민하는 우리나라로서 해외로 아이들을 보내야만 하는 현실은 더욱 부끄럽기만 하다. 우리나라는 핏줄에 대한 남다른 애착 등 여러가지 사회적 요인으로 인해 국내 입양을 꺼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때문에 우리나라는 고아수출국이라는 오명까지 뒤집어썼을 만큼 국외입양이 심각하다.

그런데도 아직 국내입양은 국민들의 인식 부족으로 미약한 실정이며 장애아동의 경우는 더욱 저조하다. 정부는 지난 2006년부터 입양의 날을 제정·시행하면서 아동수출대국이라는 오명을 씻고 건전한 입양문화 정착과 국내입양 활성화를 위해 5년째 전력을 다 해오고 있다.

하지만 세계 13위의 경제대국 주요 20개국(G20)정상회의 개최국으로 도약했음에도 해외입양의 그늘은 우리에게 여전히 불편한 과제로 남아 있다. 미국 국무부에 따르면 2009년 미국 가정에 입양된 아동 가운데 우리나라 출신은 중국, 에티오피아, 러시아에 이어 4번째로 많았다.

게다가 중국과 러시아 등은 전년에 비해 입양아 수가 크게 줄어든 데 비해 우리나라는 오히려 늘어나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아이를 외국의 양부모에 맡기는 현실은 기막힌 역설이 아닐 수 없다. 미혼모가 낳았건 부모가 버렸건 이들을 기르고 보호해야 할 의무를 저버린 건 ‘고아 수출국’이란 불명예보다 더 부끄러운 일이다.

더구나 국내입양 어린이의 입양률이 국외 입양률을 따라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이런 현상은 아직까지도 뿌리깊은 혈통주의 탓에 자식 없는 부부가 남몰래 데려다 키우는 비밀입양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보살핌이 절실한 장애 어린이의 국내 입양률이 극히 저조한 것은 선진 입양 문화와는 한참 거리가 멀어 보인다.

늦게나마 보건복지부가 해외입양의 패러다임을 민간 주도에서 국가 주도로 바꾸기 위한 법 개정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최근 들어 사회 지도층의 공개입양 등으로 인식이 많이 바꿔졌지만 국내 입양을 좀더 활성화하려는 노력과 건전한 입양문화가 정착 되길 기대한다.

국외 입양을 줄이고 국내 입양을 늘려 ‘키우는 보람’과 국민들의 ‘따뜻한 시선’으로 우리 사회의 ‘사랑의 체감온도’가 많이 올라갔으면 한다. 아직 우리나라는 버려지는 아이의 3분의 1 가량이 시설에 맡겨지고 있어 안타깝기만 하다. 경제성을 이유로 입양, 위탁 가정보다 시설 지원에 초점을 맞춘 정부 정책도 전환이 필요하다.

입양의 날은 가정의 달 5월에 한 가정(1)이 한 아동(1)을 입양, 새로운 가족(1+1)으로 거듭난다는 의미로 정해졌기에 시설 쪽에서 입양이나 위탁으로의 자연적 전환이 아쉬울 뿐이다.

임명섭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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