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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세평] 가족 간의 대화부족, 관계 단절의 시작

박상권 건전사회 시민운동 충북협의회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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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8.05.09 16:47
  • 기자명 By. 충청신문
▲ 박상권 건전사회 시민운동 충북협의회 사무처장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이웃에 있는 식당에 가보니 가족끼리 음식을 먹는 모습에서 참된 화목을 보는 것 같아 마음 한 구석이 훈훈해진다.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고 자식이 부모에게 효도하고 형제 간에 우애가 넘치고 부부간에 사랑이 있으니 온 가족이 화목한 것을 우리는 가화(家和)라고 한다. 이와 같이 가정이 화목하면 비록 조금 부족함이 있더라도 행복하다.

이와 정반대로 가정이 화목하지 못하고 올바르게 살지 못하는 집안이라면 설사 돈이 많고 모든 것이 풍족할지라도 행복하다고 만은 볼 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지금 대한항공 사주 가족들의 갑질에 분노하고 있다. 비록 부유한 생활을 해왔다 할지라도 부모가 자식에 대하여 인성교육에 소홀하고 사회구성원으로 남들에게 배려하는 사회성에 대한 교육이 결여되어, 오직 자기만이 아주 높은 자리에 있으니 막무가내로 나를 존경하고 따라야 한다는 잘못된 사고가 작금의 사태를 불러 일으켰음을 지금이라도 알아야 할 텐 데 지금까지의 삶을 그리 살아왔으니 하루아침에 그런 작태의 구렁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까. 불가능할 것이다. 이런 소위 가진 자들의 소행 때문에 이 사회는 점점 더 삭막해져 왔다.

지금 우리는 국민 모두가 정신을 한데 모으고 글로벌시대에 있어 우리가 살아 남아야 하는 방책을 세우는데 모든 힘을 발휘해야 할 때다. 국민이 단결하면 국가가 융성해지고 회사원이 단결하면 회사가 발전하고 가족이 하나되어 뭉친다면 행복은 저절로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란 말이 있다. 집안이 화목하면 모든 일이 순조롭게 이루어진다는 말이다. 가정의 달을 맞아 낳아주고 길러준 부모의 은혜에 대하여 감사해야 하는 것, 우리의 기본적 도리이다.

그런데 며칠 전 나온 존속범죄와 노인 학대 관련 보도는 어버이날을 맞이하는 우리들이 얼마나 부끄러운 인간인가? 생각하면 할수록 인륜이 파괴되는 현실을 어찌 남의 일인 양 보고만 있을 수 있을까 한 통계에 의하면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폭행, 상해 등의 범죄가 9189건에 이른다고 한다. 지난해에만 1962건이 발생하여 5년 사이에 두 배 가량 늘었다는 것이다. 2016년 노인 학대 4280건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자식 (아들 37.3%, 딸 10.2%)이 가해자란 사실은 이 나라가 제대로 된 나라인가 싶다.

자식이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이 백 가지 행실의 근본이라 했고 사람의 도리를 다하는 것이 첫째 강령이라 했다. 자식을 가르침에 있어 배움의 정도는 그리 중요치 않다. 현대인들은 자기 자식을 보호하는 데는 남보다 뒤질 세라 온갖 방법을 동원하여 뒷바라지를 한다. 그런데 그렇게 애지중지해서 길러주신 부모에게 쏟는 열정은 그에 절반에도 못 미친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필자는 50대, 60대 기성세대들의 잘못된 관점에서 오늘날 이런 현상이 올 수 밖에 없었다고 생각한다. 우리 기성세대들의 부모들은 그저 자식들만 위하여 모든 것을 헌신하며 먹을 것 안 먹고 입을 것 안 입고 한없는 희생을 다 하였음에도 이를 잊어가고 부모를 생각하는 마음이 간절하지 못하여 자식들에게 효를 가르침에 있어 참으로 소홀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기성세대들보다 자식이 더 많이 배웠다고 그네들의 생각이 그저 옳을 것 이라며 오히려 자식들에게 가르침을 당하고 무조건적으로 인정하는 사이 사람의 근본인 효는 그저 유교식 고리타분한 종교적 관점에서 기인한 것으로 치부하여 온 사이 오늘날 부모를 폭행하고 학대하는 풍조가 발생하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 지금이라도 이런 잘못된 사회 풍조를 고쳐야 한다면 기성세대는 옳고 그름을 정확히 판단하여 실천으로 자식을 가르쳐야 하고 가족 간의 대화시간을 늘려가야 한다.

가족간의 대화부족은 심각한 사회구성원간의 관계 단절의 시작이다. 자식 가르치고 먹이느라 부모가 쉴 새 없이 일에 매달려야 했던 과거 어려웠던 시절만의 문제가 아니고 지금이 훨씬 더 심각하다. 한 어린이 재단에서 어린이날을 맞아 초, 중, 고생 571명을 조사한 결과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하루 평균 13분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것은 가족과의 관계단절의 출발이고 가르침이 절대 부족하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는 실태이다.

가족 구성원끼리의 소중함을 지켜가려면 부모도 사회도 바뀌어야 한다. 부모는 올바른 행실을 실천함으로써 보여주면서 인성교육에 심혈을 기울이고 이와 병행하여 대화하는 시간을 늘려가야 한다. 자녀와의 대화법도 자녀의 생각을 존중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자식들과의 대화시간이 부족한 맞벌이 부모의 워라벨(work and life balance)을 위해 기업과 사회, 국가 모두가 혼연일체가 되어 적극 나서야 한다. 잃어버린 것만 같은 도덕적 재무장을 위해 우리 아이들이 꼽은 행복의 최우선 조건은 화목한 가정이다. 부모를 학대하고 폭행하는 부끄러운 우리의 현실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가족 상호 간의 대화를 통해 서로 존경하고 존중하며 신뢰를 키워나갈 때 우리의 부끄러운 현실이 반복되지 않음은 자명하다는 것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박상권 건전사회 시민운동 충북협의회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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