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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충청 단체장 후보들, 큰 그림 내놓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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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8.05.14 15:54
  • 기자명 By. 충청신문

6·13 지방선거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앞으로 4년 간 지역 주민의 삶을 좌우할 대표를 뽑는 선거임에도 시민의 관심은 극히 저조하다. 대전과 세종, 충북, 충남 여야 주요 정당의 단체장 후보가 모두 확정됐고 선거전은 사실상 시작됐지만 선거 열기는 달아오르지 않고 있다. 남북·북미정상회담 등 대형 이슈에 가려진 데다 중앙 정치가 정쟁에 휩싸이면서 지역 의제가 사라진 결과다.

무엇보다 남북정상회담이라는 초대형 국가적 이벤트에 국민의 관심이 모두 쏠린 것이 가장 큰 이유다. ‘드루킹 사건’ 등 정치적 쟁점을 둘러싼 여야 정당들의 구태의연한 편 가르기 식 정쟁도 선거 무관심을 부추기고 있다.

충청권 4개 시·도지사 선거전은 흥행 요소가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 후보와 한국당 후보 간의 2강 혈투가 치열하고 어느 세력이 우세해 보인다는 관측을 내놓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양강 구도가 뚜렷해지면 각각의 지지층 결집도 및 충성도 역시 견고해질 것이다. 이렇게 되면 여야 광역 단체장 선거에 대한 흥행지수가 높아지는 게 당연하다.

대전·충남은 민주당 소속 단체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기득권 주자가 사라진 무주공산에서 치러지는 선거라 판세는 팽팽하다. 세종시장 선거도 볼 만하다. 특히 전국 유일 여성 광역단체장 후보가 한국당 공천을 받은 지역이다. 재선에 나선 현직 시장의 아성을 어떻게 공략할 지 흥미를 배가시킨다. 충북지사 선거도 3선 도전장을 내민 민주당 소속 현직 지사의 방패를 고급 관료 출신 후보가 어떤 창으로 대적할지가 관전포인트다.

여당의 지지율이 높다고 해도 투표함을 열기 전까지 알 수 없는 게 충청의 표심이다. 게다가 충청권 정당지지도 조사 결과는 등락이 심하다. 당 지지율만 보고 우세를 가늠하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지방선거는 변수가 많다. 인물도 따져보고 도덕성도 따져보는 게 지방선거다. 누가 우세하다고 점치기 어렵다.

이처럼 흥행 요소가 충분한데도 눈길을 끌지 못하는 건 후보들에게도 책임이 있다. 단체장 예비후보들이 정책 및 공약 경쟁에 가속 페달을 밟고 있는 것은 좋다. 아직은 구상과 대안이 다소 설익은 측면이 없지 않지만 그래도 정책을 제시하려는 태도만큼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고만고만한 정책으로는 유권자들의 시선을 끌기에 한계가 있다.

이제는 큰 그림을 내놓아라. 충청 지역민의 삶을 바꾸고 지속적인 발전을 꾀할 수 있는 미래를 위한 큰 그림 말이다. 대전의 경우 더 이상 구호뿐인 ‘과학도시’나 ‘4차 산업혁명 특별시’만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대전이 가야 할 방향에 대한 철학과 대전의 미래상, 그리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가장 핵심적인 정책 수단을 제시해야 한다. 더 나아가 이를 두고 후보 간에 치열하게 토론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래야 시민의 선택에 도움을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지방선거에 대한 시민의 관심도 높일 수 있다.

장밋빛 개발 계획이나 선심성 복지 공약으로 시민을 현혹하려 해서는 안 된다. 해묵은 이념 대립이나 중앙정치의 정쟁을 지방선거에까지 끌어들여서는 더더욱 안 된다.

시민 역시 지방선거에 보다 적극적으로 임할 필요가 있다. 지방자치는 그 누구의 것도 아닌 시민 모두의 것이다. 지방자치와 분권을 실현시킬 사람을 제대로 뽑기 위해서는 시민 스스로의 노력도 필요하다. 후보들이 내세우는 공약에 관심을 갖고 그 장단점을 제대로 평가하는 동시에 시민에게 필요한 공약을 후보에게 앞장서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 후보의 자질과 능력, 공약을 평가하지 않는 진영논리에 매몰된 투표 행태를 더 이상 보여서는 안 된다. 충청의 미래를 한 걸음 더 도약시킬 수 있는 6·13 지방선거가 되기 위해선 후보와 시민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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