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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이야기] 사전투표를 마치고

변정순 음성수필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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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8.06.12 16:11
  • 기자명 By. 충청신문
▲ 변정순 음성수필문학회 회장

 6월 13일은 지방선거가 있는 날입니다. 이번은 민선 7기를 이끌어갈 지방의 수장과 일꾼을 뽑는 선거입니다. 대통령 선거 못지않은 중차대한 선거입니다. 벌써 사전투표를 하는군요. 지방정부를 이끌 도지사와 군수를 뽑고 집행부를 견제할 도의원과 군 의원을 뽑고 그리고 교육계를 이끌어갈 교육감도 뽑습니다. 또 2개 정당의 비례대표도 있지요.

음식점이나 마트, 길거리든 어디에서나 정치를 하고 싶은 예비 정치꾼들의 홍보가 절정에 달했습니다. 유세차량에서는 로고송이 울려 퍼지고 시내교차로 에서는 입후보자와 그의 운동원들이 피켓을 들고 흔들며 지나가는 행인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허리 숙여 인사를 하는 모습이 진심으로 보였습니다. 웬만한 체력 가지고는 선거에도 나서질 못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차창문을 열고 반가워하는 이는 드물었습니다.

선거를 앞두고 선거홍보물도 열심히 들여다보았습니다. 그렇게 꼼꼼히 살펴보기란 처음인 것 같습니다. 후보들 모두가 공약이나 스펙을 보면 최고의 엘리트입니다. 유세할 때도 후보들의 간절함은 모두가 정치에 입문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구요. 여하튼 7장의 투표용지를 받고 사전투표를 하였습니다. 한 장 한 장을 넘기며 나름의 잣대로 몇 번의 고민 끝에 각각 후보자를 결정한 터라 투표하기가 쉬었습니다. 모든 후보자들이 목이 쉬도록 외치던 공약이 공수표가 되지 않고 책임을 다하는 당선자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요.

물론 어떤 후보가 살림살이며 꾀부리지 않고 청렴하게 일할 후보인지 지역발전과 지역현안 해결과 주민화합을 위해 온몸을 던질 인물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그렇게 할 것으로 믿고 도장을 찍었습니다.

어느 날, 인터넷 검색을 하다 보니 이런 글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다섯 명의 자식을 둔 아버지가 있었답니다.그 중 한 명의 아들이 유독 병약하고 총명하지 못하여 형제들 속에서조차 주눅 들어 있어 아버지는 늘 가슴이 아팠다고 합니다. 어느 하루, 아버지는 다섯 그루의 나무를 사 왔습니다. 그리고 다섯 명의 자식들에게 한 그루씩 나누어 주며 1년이라는 기한을 주었지요. 가장 잘 키운 나무의 주인에게는 무엇이든 해주겠다는 약속과 함께 말입니다. 약속한 1년이 지났습니다. 아버지는 자식들을 데리고 나무가 자라고 있는 숲으로 갔습니다. 놀랍게도 유독 한 그루의 나무가 다른 나무들에 비하여 키가 크고 잎도 무성하게 잘 자라 있었습니다. 바로 아버지의 가슴을 가장 아프게 하였던 그 아들의 나무였던 게지요. 약속대로 아버지는 아들에게 원하는 것을 물었고 예상대로 이 아들은 자기가 딱히 무엇을 요구하여야 할지조차도 말하지 못하였다고 합니다. 아버지는 아들을 향해 큰 소리로 칭찬하기를 이렇게 나무를 잘 키운 것을 보니 분명 훌륭한 식물학자가 될 것이며, 그리 될 수 있도록 온갖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모두들 앞에서 공표(公表)하였지요. 아버지와 형제들로부터 명분 있는 지지와 성원을 받게 되었지요.

하얗게 밤을 지낸 새벽 잘 자라준 나무가 고맙고 하도 신통하여 숲으로 갔습니다. 어스름한 안개 속에 움직이는 물체가 그의 나무 주변에서 느껴졌고, 곧 이어 물 조리개를 들고 있는 아버지의 모습이 아들의 두 눈에 보였습니다. 아들은 훌륭한 식물학자는 되지 못하였지만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그가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이었습니다.

아버지의 끊임없는 지지와 신뢰는 아들이 큰 힘과 용기를 받은 것 같습니다. 아버지의 지지를 받은 루즈벨트는 국민이 가장 많은 지지와 신뢰를 해준 대통령이었다고 합니다. 그가 남긴 명언 중에 “사람은 기회를 이용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러나 기회란 찾아와야만 한다. 전쟁이 없다면 위대한 장군을 가질 수 없고 거대한 사건이 없다면 위대한 정치가는 나오지 않는다” 는 명언이 있습니다.

정치가는 자신의 지식, 경륜, 가치관, 도덕과 양심에 따라 국민을 지도하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일시적인 민심을 얻기 위하여 실현하지 못하는 빈 공약을 하는 후보자가 아니었으면 합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말이 아니라 실천입니다. 선택받은 당선자는 지지해준 만큼 어떤 그릇에나 담기는 융통성 있고 신뢰 있는 지도자가 되길 소망해봅니다. 루즈벨트의 명언처럼 기회를 드린 만큼 신뢰감이 들도록 기회를 잘 이용하여 멋진 정치하시길 바라는 바입니다.

변정순 음성수필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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