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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주민 친화적인 취임식 보기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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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8.06.27 16:09
  • 기자명 By. 충청신문

나흘 뒤인 다음달 2일 출범하는 민선 7기 단체장들의 취임식이 간소하고 ‘주민과 함께’하는 형식으로 치러질 모양이다. 과거의 권위적이고 천편일률 취임식을 탈피해 주민과 함께 하는 다양한 방식의 행사가 계획되고 있다고 한다. 예전의 거창한 행사를 대폭 축소해 그 비용을 일자리 창출 사업 예산으로 사용하거나 소외계층을 취임식에 초대하는 등 주민에게 한층 다가가는 모습은 보기에 좋다. 모쪼록 단체장들의 이러한 초심(初心)이 4년 동안 변치 않아야 할 것이다.

허태정 대전시장 당선인은 그간의 시청 대강당 취임식에서 벗어나 시청 남문광장에서 ‘시민과 함께’라는 콘셉트로 취임식을 치른다. 재선에 성공한 이춘희 세종시장은 간소하게 취임식을 갖고 민선 7기 업무를 시작할 계획이다. 3선에 성공한 이시종 충북지사는 청주예술의 전당에서 열리는 ‘청주 시민의 날’ 행사에서 취임식을 가질 예정이다. 양승조 충남지사 당선인도 기존의 방식에서 탈피한 열린 취임식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배식이나 헌혈 봉사를 하는 단체장도 있다. 조병옥 음성군수 당선인은 취임식 후 노인복지관을 찾아 점심 배식봉사를 할 계획이다. 3선의 정상혁 보은군수도 다음달 2일 보은노인장애인복지관을 찾아 점심 배식봉사를 한 뒤 오후에 보은문화예술회관에서 이장단 등 주민대표 500여명을 초청해 취임식을 연다. 이차영 괴산군수 당선인은 취임식 후 헌혈에 나설 방침이다. 선거 승리를 자축하기보다는 초심을 유지하며 4년간 봉사자로서 소임을 다하겠다는 다짐의 취임식인 셈이다.

초미니 취임식을 여는 당선인도 있다. 이상천 제천시장 당선인의 취임식에 초청된 외빈은 기관·단체장과 주민을 포함해 200명뿐이다. 초선 단체장의 취임식이 재선·3선에 비해 규모가 컸던 과거의 사례와 견주어 이색적이라 할 수 있다. 재선인 박세복 영동군수도 단 200명을 초청해하며 간소하게 치른다.

광역자치단체나 기초자치단체 할 것 없이 복지 예산은 매년 늘어나는 반면, 경기 침체의 영향 등으로 세수는 줄어든 상태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치른 지방선거 비용까지 지자체들이 부담해야 한다. 중앙정부에 손을 내밀기도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이에 따라 상당수 기초자치단체는 빚으로 살림을 꾸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단체장들이 솔선해 취임식 예산을 줄이는 것은 소속 단체 공무원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울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4년 만에 복귀하게 된 한범덕 청주시장 당선인은 ‘청주 시민의 날’ 행사에 앞서 25분가량 취임식을 한다고 한다. 시민의 날 행사와 취임식을 함께 치르면서 참석자들은 번거롭지 않고, 비용 절감 효과도 함께 도모했다는 평가다. 송기섭 진천군수와 홍성열 증평군수, 류한우 단양군수, 김재종 옥천군수 당선인 역시 취임 선언을 하고 취임사를 하는 정도로 간소하게 취임식을 치를 계획이라고 한다.

단체장들이 최대한 검소하고 조용하게 취임식을 치르겠다는 생각은 바람직하다. 어려운 경제 상황을 감안해 취임식 예산을 줄이고, 주민들과 소통하는 장으로 활용하겠다는 생각은 긍정적이다. 임기의 시작을 알리는 취임식의 중요성은 형식보다는 그 내용에 있다.

취임식은 선거과정의 갈등과 분열을 치유하고 명실상부하게 지역의 역량을 결집해 새 출발하는 자리여야 한다. 취임식의 형식적 변화가 이 같은 실질적 요구를 담아내지 못한다면 의미가 없다. 이런 점에서 당선인 측의 새 임기 출범에 즈음한 통찰과 냉철한 인식이 요구된다. 어떠한 형태로든 새로운 지역의 미래비전을 선포함으로써 주민과 지역의 현실과 미래에 대한 인식을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오로지 주민만 생각하며 공감의 정치를 하겠다는 초심을 다시 상기하길 바란다. 민주주의의 최전선은 골목임을 명심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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