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이 되고 있는 문건은 아름고 공식홈페이지에 공개된 '2017학년도 학교교육과정 운영계획안'이다. 계획안의 ‘아름고 교육 여건’ 항목, ‘학생 생활 태도’ 분석 란에는 학생들의 생활태도를 지역에 따라 세 그룹으로 분류하고 있다.
우선 조치원읍 학생들에 대해 ▲생활수준이 낮고 불안정한 가정환경의 구시가지 학생들로, 신시가지(첫마을) 학생들은 ▲생활과 가정환경이 우세한 학생들로, 나머지 학생들은 ▲이전기관종사자 자녀로 구성된 전입생으로 분류, 세 그룹이 혼재돼 계층 간 격차를 보인다고 규정했다. 학부모들의 성향을 놓고도 동지역과 이전 기관 종사자 학부모 참여도는 높은 반면, 읍면지역은 저조해 극명한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고 적시했다.
이 같은 내용이 알려지자 강도 높은 비난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흘러나오고 있다. SNS상에는 학교가 나서서 조치원읍 학생들에게 차별의 낙인을 찍고 있다, 지극히 편협한 평가 내용을 공개적으로 올렸다, 이런 글을 작성한 교사들이 어떤 마음으로 아이들을 가르치겠느냐, 교사의 자질이 의심스럽다는 등 비판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특히, 읍면지역 출신 인사들과 학부모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세종시 지역 뿐 아니라 출향 인사들까지 비난의 대열에 가세하고 나섰다. 일각에서는 시 교육청이 나서서 철저한 조사를 통해 관계자를 문책, 제발을 방지해야 한다는 격앙된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논란이 불거지자 학교 측은 지난달 29일 홈페이지에서 해당 내용을 삭제하고 사과문을 게재했다. 최교진 교육감도 29일 시교육청 누리집(www.sje.go.kr)과 자신의 페이스북에 즉각 사과문을 게시했다.
최 교육감은 “아름고 교육과정에 서술된 내용으로 상처를 받으셨을 모든 분들과 시민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며 “서술된 교육여건 분석은 매우 편향되어 있다. 모든 아이들을 존중하고 모든 지역을 아우르려는 교육청의 방향과 맞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교육청은 교육과정 계획과 운영에서 학교의 자율성을 존중하지만 조금 더 꼼꼼히 살펴 보겠다” 며 “자세한 경위와 현황을 파악해 잘못을 바로잡고 책임을 묻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최 교육감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서 ‘읍면지역 격차 해소를 위한 시설 개선’을 공약으로 내걸고 이를 실천해왔다. 지난 6.13 지방선거 과정에서도 학력 및 지역 격차 해소 의지를 여러 차례 밝혔다.
참교육 학부모회 세종지부도 논평을 통해 “교육과정 운영계획은 학생들을 지도하고 학습시키는 지표로 활용된다. 상상할 수조차 없는 이번 기술은 조치원지역의 학생들이 마치 큰 결함이 있는 것처럼 표현하고 있어 교사들에게 편견을 가지고 아이들을 바라보라는 뜻으로 보여 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교사들의 읍면지역 학생들에 대한 차별적 발언이 심심치 않게 들려왔다” 며 “ 이런 현실에서 이번 아름고의 교육과정에 기술된 조치원지역 학생들에 대한 ‘생활수준이 낮고 불안정한 가정환경’이라는 기술은 같은 세종에 살고 있는 시민공동체를 무너뜨리려 하는 어처구니 없는 인식으로 출발한 기술”이라고 맹비난했다.
특히, 학생들은 차별받지 않고 평등하게 교육받을 권리는 너무나 당연하다. 하지만 지역 출신으로 아이들을 나누고 재단하는 교육자의 태도는 이미 교육자의 자질을 상실한 것“이라며”시 교육청은 아무런 문제제기 없이 교육과정 운영계획으로 까지 완성된 경위와, 기술 담당자 및 해당 학교 책임자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이에 따른 문책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