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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이 간첩이라면 믿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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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0.06.06 19:27
  • 기자명 By. 충청신문/ 기자
6·25가 발발한 후 대한민국은 숱한 고난을 딛고 성장했으나 우리에게 전쟁과 국가안보 의식은 남의 이야기가 되어 버린 것이 현실이여 안타깝기만 하다. 최근 천안함 사태는 물론 서해 NLL 해상에서 여러 차례 북한의 도발로 우리 군이 희생되고 피해가 속출했는데도 우리는 아직도 안보 불감증이 팽배하다.

우리 역사에 대한 자긍심과 안보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중요한 시점이다. 왜냐하면 안보가 없으면 국가도 국민도 없기 때문이다. 그런가운데 국가안보와 국토방위가 국군의 사명인데 현역 군 소장(少將)이 북한과의 전쟁 상황에 대비해 만들어 놓은 ‘작전계획 5027’을 북한에 유출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니 깜작 놀랄 일이다.

그런데 작계 5027은 전시(戰時)에 한,미 연합군 전력 배치와 우리 군이 겨냥하고 있는 북한군 전략목표, 북진(北進)과 상륙작전, 점령지 군사통제 등 각종 세부 계획이 담겨 있는 중요한 군사 정보다. 전쟁 상황에서 나라와 국민, 군 모두의 목숨이 걸린 중요한 작전계획이다.

이런 작계 5027을 현역 장성이 몰래 빼내서 제3자를 거쳐 북한으로 넘어가게 했다는 사실은 도저히 믿기 힘든 소름 돋는 일이다. 15만 대군을 지휘하는 야전군의 2인자인 참모장이 군사기밀을 빼돌린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니 기가 찰 뿐이다. 국군의 성층권 일각이 간첩으로 의심받는 상황은 자유민주주의 기본질서에 직결된 중차대한 사안이 아닐 수 없다.

당국이 추적중인 혐의가 적실하다면 중죄임이 틀림없다. 특히 그는 군에서 작전통으로 분류돼 온 장성으로 그간 극비 군사 기밀들을 다뤄왔던 군의 큰 별 였다. 그는 전(前) 정권 시절에 모(某) 군단 참모장으로 일하다 작계 5027을 유출하게 됐으며 이번 군사기밀 유출 사건은 천안함 사건 못지않은 충격을 주고 있다.

때문에 수사 당국은 그가 다른 기밀을 누출한 것은 없는지 낱낱이 밝혀내야 한다. 그러나 당사자는 혐의 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문제의 작계 5027은 이전에도 몇차례 부분적으로 유출된 주요 군사 기밀이다. 2005년엔 초급 장교의 실수로 작계 5027 중 73쪽 분량이 인터넷에 유포됐었다.

또 지난해엔 중국의 인터넷주소(IP)를 사용하는 해커에 의해 일부가 유출되기도 했다. 전시 작전계획을 이렇게 허술하게 관리하는 군(軍)은 세계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군사 기밀 유출 사고가 잇따르다가 이번에는 북한이 우리 군 장성을 통해 작전계획을 빼내가는 일까지 벌어졌으니 우리 군의 기강(紀綱)을 총 점검해 근본부터 다시 세워야 할 위기다.

지금까지 북은 남한 사회를 혼란시키는 간첩 공작을 한 번도 중단한 적이 없다. 북의 대남공작 마수가 우리 사회의 어디에까지 뻗어왔는지 이번 일만봐도 통탄할 지경이다. 게다가 안보의 간성(干城)인 군마저 이 지경에 이른 것은 좌파 정부 시절 정보 수사기관이 대공(對共)사건에 거의 일손을 놓고 있었던 잘못을 입증해준 셈이다.

최근에는 천안함 사건의 진실이 드러났는데도 북한은 e메일과 팩스 등을 이용한 대남(對南) 심리전에 전력을 기울리고 있기도 하다. 정부는 차제에 정보, 수사기관의 대공파트를 시급히 정상화시켜 방첩 기능을 원상 복구해야 한다는 국민의 목소리가 높아져 가고 있음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임명섭/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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