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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결혼 좋은 것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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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0.07.13 18:39
  • 기자명 By. 뉴스관리자 기자
최근 국제결혼, 특히 아시아 국가 출신 여성과 한국 남성 간 결혼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한국인 열 명 중 한 명은 외국인과 짝을 맺고 농촌 지역은 열 중 넷이나 된다고 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국제결혼 건수는 3만3300여 건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혼인 30만 9000여건의 10.8%를 차지하는 수치다. 지난 1994년 6616건, 1.7%와 비교해 보면 어느새 국제결혼이 일상화됐음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 국제결혼의 특징은 외국인을 아내로 맞는 비율이 현저히 높다는 점이다. 이들 외국인 신부는 중국, 동남아 등지에서 이른바 ‘코리안 드림’을 이루기 위해 낯선 한국행을 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때문에 그에 따른 부작용도 적지 않다. 수요가 많다 보니 돈벌이가 되겠다 싶어 달려든 중개업체들이 인신매매에 가까운 행태를 보이는 게 대표적이다. 현지 신붓감들을 수십 명씩 모아놓고 남성더러 골라잡게 하는가 하면 한국 신랑감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등 인권침해적 요소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다 그러하지는 않치만 그러다 보니 원만한 국제 결혼생활에 결정적인 남편의 성격이나 건강 상태를 제대로 모르고 결혼하는 수가 허다하다. 여성가족부의 2006년 조사 결과 외국인 신부 열 명 중 1.3명이 결혼 전에 들은 남편 관련 정보가 사실이 아니었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결혼이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지니 이후 생활이 평탄할 리 없다. 최근의 경우 입국 8일 만에 남편에게 살해된 스무 살 베트남 여성의 비극도 한 사례를 남겼다. 신부인 베트남 여성은 남편이 된 신랑이 수십 차례나 병원 치료를 받을 정도로 정신분열증이 심했지만 이러한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하고 결혼을 했으니 참으로 어이가 없다.

남편은 그동안 우울증과 정신질환 때문에 2002년 이후 57차례나 병원에서 입원 및 통원 치료를 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2월 맞선을 보러 가기 직전에도 닷새 동안 입원했을 정도로 정신상태가 나뻤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때문에 한국에서 결혼해 새 살림을 차린지 8일 만에 베트남 신부가 불행하게도 정신이상 증세의 남편이 휘두른 흉기에 목숨을 잃고 말았다.

외국인 신부의 순간적 왜곡된 국제결혼 관행이 빚은 희생자가 되고 말았다. 직업도 없고 나이 차가 많이 나긴 해도 그들은 가난을 탈출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었기에 믿고 이국만리까지 따라왔다 무참하게 변을 당했다. 이처럼 ‘국제결혼’을 선택했다 학대와 차별적 대우 속에 살아가거나 파경을 맞는 외국인 여성들이 적지 않은 게 현실이다.

한국 남성과 결혼해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여성은 11만 8000여 명에 이르고 있다. 그런데 일부 외국인 여성이 한국으로 시집 왔다가 살해나 학대됐다는 소식에 동남아에서는 반한(反韓) 감정까지 일고 있을 정도니 나라 망신이 아닐 수 없다. 국제결혼으로 인한 외국인 신부들에 대한 인권 유린을 방치해서는 안된다.

이번 기회에 난립으로 나라 망신을 시키는 국제결혼 중개업소의 관행을 정비하는 등 다양한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법무부도 국제결혼 배우자에게 출국시 소정의 교육을 의무적으로 받도록 했다. 또 가정폭력 전과자, 파산자, 과도한 연령차 등 에는 배우자 초청을 제한하는 방안을 마련했기에 기대를 걸어본다.

임명섭/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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