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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性)을 성(聖)으로 여기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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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0.07.27 18:37
  • 기자명 By. 충청신문/ 기자
아동 성범죄가 우리사회의 긴요한 화두가 된지 오래다. 전자발찌와 성범죄 전과자의 특별감시 체제 구축 등 국회와 경찰이 제도적 장치 마련의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범죄는 끊이지 않고 있다. 거기에 성범죄자들의 인권을 운운하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고 하니 도대체 근본적인 대책은 없는 것인지 불안하기 짝이 없다.

최근에는 국회의원이 여대생들과 함께 한 자리에서 치명적인 성희롱 발언을 하여 문제가 되고 있다. 또 어느 마을에서는 장애 여중생을 동네 주민 다수가 성폭행하여 줄줄이 쇠고랑을 차는 기막힌 사건이 터지기도 했다.

성범죄, 성희롱, 성폭력 이러한 단어들 자체가 우리 사회의 어두운 치부를 드러내는 가장 불명예스러운 자화상이다.

불교에서 말하는 지옥은 다양하다. 그 대표적인 지옥을 8가지로 나누고 있는데 팔대지옥(八大地獄) 혹은 팔열지옥(八熱地獄)이라 한다. 말하자면 지옥 가운데서도 가장 살벌한 지옥 ‘베스트8’인 것이다. 지옥의 성격에 따라 떨어지는 죄인들이 다르다. 살생을 많이 한 죄인이 가는 지옥이 있고 남의 자살을 방조한 죄인이 가는 지옥도 따로 있다.

그렇다면 성범죄자는 어떤 지옥에 갈까? 성범죄가가 가는 지옥은 8대 지옥 가운데 5곳이나 해당된다. 지옥을 설명하는 경전들은 대개 살인 도둑질 성범죄(삿된 음행)를 하나로 묶어 지옥을 배정한다. 그러고 보니 성범죄자는 살인과 도둑질도 함께 저지르기 일쑤다. 그 5지옥을 보자.

중합지옥이란 곳은 불에 벌겋게 달궈진 쇠절구에 찧기는 고통과 펄펄 끓는 구리 강물에 하염없이 떠내려가는 고통을 받는 곳이다. 규환지옥이란 곳은 철퇴로 입을 찢기고 끓는 구리물을 마셔야 하며 쇠솥에 거꾸로 매달려 찌는 고통을 겪는 곳이다. 우리는 차마 눈뜨고 못 볼 처참한 광경을 두고 ‘아비규환’이라고 한다. 아비지옥과 규환지옥을 합친 말이다. 여기서 아비지옥은 무간지옥이라고도 하는데 고통이 잠시도 쉴 틈이 없다는 가장 고통스런 지옥이다. 규환이란 고통으로 울부짖는다는 뜻이다.

다음의 대규환지옥은 규환지옥보다 더 큰 고통으로 울부짖는 곳이다. 혀를 빼내어 끓는 쇳물을 붓거나 쇠망치로 가루를 내는 곳이다. 초열지옥은 쇠로 된 성 안에 죄인을 가두고 사방에서 불을 지펴 죄인이 굽히고 타게 하는 곳이다. 대열지옥도 뜨거운 불길에 휩싸이는 고통을 받는 곳인데 초열지옥보다 강도가 훨씬 센 곳이다.

이러한 지옥의 특징은 불길에 의해 고통을 준다는 것과 절대로 그 고통으로 인해 죄인이 죽지 않는다는 것이다. 죽이지는 않고 고통만 주는 곳을 상상해 보라. 성범죄자에게는 그 죄 값이 다 치러질 때까지 죽지도 못하고 찢기고 굽히고 타는 고통을 받아야 하는 지옥이 5 곳이나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왜 지옥은 불길로 고통을 주는가? 그것은 인간의 욕망이 스스로를 불태우는 것이기 때문이다. 욕망의 불길을 다스리지 못한 사람이 악행을 하게 되므로 그 악의 대가도 뜨거운 불길로 갚아야 하지 않겠는가? 지금 그릇된 욕망에 사로잡혀 있다면 이미 지옥의 뜨거운 불길이 몸에 닿아 있다는 것이다.

“애욕은 번뇌의 왕이며 갖가지 번뇌들이 그 뒤를 따른다. 애욕은 꽃 뒤에 숨어 사는 독사와 같아서 욕망의 꽃을 탐하는 사람들을 독니(毒齒)로 물어 죽인다.”

<대반열반경>에서는 애욕을 ‘꽃 뒤에 숨어사는 독사’라고 표현하고 있다. 아름다운 꽃 뒤에 맹독을 가진 독사가 있건만 욕망의 불길은 독사를 보이지 않게 하고 오직 아름다운 꽃만 탐하게 하는 것이다.

성범죄 예방은 이제 국가적 과제가 아닐 수 없다. 개인의 인성 문제로 치부할 수도 없고 사회구조를 탓할 수도 없다.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성교육 프로그램을 가동해야 하고 관련 형량을 최대한 강화하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

물론 제도를 통한 예방책은 한계가 있다. 그래서 성범죄 예방의 지름길은 가정교육이다. 어려서부터 철저한 가정교육을 통해 피해자도 가해자도 되지 않도록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성(性)을 성(聖)스럽게 인식하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법혜 스님/(사)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민주평통 자문위원(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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