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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질 방송 막말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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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0.08.19 18:37
  • 기자명 By. 충청신문/ 기자
공기(公器)로서의 방송은 사회의 건전성과 품격을 높이는 선도적 역할을 담당할 책무를 갖는다. 그런데도 우리 지상파방송은 평균의 도덕수준에도 못 미치는 저질방송을 일삼고 저급한 유행어와 악습을 앞장서 퍼뜨리고 있어 자성이 요구된다. 그런 측면에서 막말, 비속어의 습관적 형태가 하루속히 철퇴돼야 한다.

이 같은 우리 방송의 파행과 타락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는 단계에 와 있다. 일부 프로그램에서 만연한 불륜과 일탈소재며 출연자들의 막말과 인신공격성 발언은 이제 낯뜨거울 정도로 변했다. 아무래도 시청률 지상주의에 매몰된 제작관행 탓이 클 것이다.

저질, 막말 방송이 더 이상 설 땅을 찾지 못하도록 철저한 거름장치와 제재 수단을 마련해야 할 줄 안다. 최근 국립국어원이 발표한 ‘방송 언어의 품격에 대한 실태 조사’의 내용은 충격적이다. 지상파 방송이 내보낸 오락 프로그램의 대사와 자막을 분석한 결과 가족 단위 시청자들이 즐겨 보는 프로 일수록 막말을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시청자들의 귀와 입이 부지불식간에 더러워지고 있는 것이다. 방송이 국민의 언어생활에 미치는 영향력과 파급력을 고려하면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전파를 탄 언어는 일종의 공인효과를 불러 일으켜 청소년들 사이에 유행어로 받아들여진다는 점에서 크게 우려할 만하다.

때문에 청소년들이 쓰는 거친 언어는 위험 수위를 넘어선 지 오래다. 특히 중고교생에게 욕설은 특별히 누군가를 모욕하기 위한 의도가 아니라 일상 대화가 되다시피 됐다. 이제 무슨 뜻인지 조차 모르고 내뱉은 막 말도 많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놀라운 것은 비속어의 사용빈도다. 국립국어원이 지상파 방송 3사의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품격이 낮은 방송언어 표현은 대사와 자막에 까지 비속어가 가장 많이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뒤 따라 인격 모독 표현이 뒤 따르고 이밖에 차별적 표현, 폭력적 표현 등도 낮은 방송 언어로 지적됐다.

지적된 표현으로 “지금 심심해 뒤지라고 이것들이 지들끼리 떠들고 자빠졌어”라 던가 “쟤는 목걸이 주고 나는 패대기치고”, “눈 뜨자마자 무슨 고기를 구워 처먹고 그게 들어가?”, “나몰라라 쌩까면 어떡하라는 거예요” 등을 실례로 들었다. 그리고 인격을 모독시키는 자막에 “뭐야! 이 노비 같은 ×는”, “저 얼굴 보고 어떻게 결혼을 했냐?”, “우리 동네 못생긴 아줌마랑 똑같이 생겼어”, “생긴 거는 풀 뜯어먹게 생겨 가지고” 등 상대방의 외모를 비하하는 내용도 찍어냈다.

그밖에 차별적 표현으로는 “여시 같은 게”, “봉사야 뭐야?”, “나이 드시고 창피한 걸 몰라요” 등도 문제로 제기됐다. 가장 방송 막말로 뺄 수 없는 것은 우리나라 예능 프로그램이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다. 여성가족부가 펴낸 심의자료를 보면 대중음악인들은 청소년들이 주요 소비자인 줄 알면서도 욕설과 막말이 넘치는 가사를 쏟아내고 있다.

또 신체의 은밀한 부분을 직접적으로 묘사하는 것은 기본이고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표현들은 입에 담기도 힘들 정도다. 언어는 개인과 집단의 품격을 유지하는 핵심이다. 그런 말의 권위와 아름다움을 전해줄 수 있는 곳이 방송이다. 때문에 방송사들은 출연자들의 언어를 순화시키는데 핵심적인 역활이 필요하다.

우리 방송사는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삿대질하며 싸우는 막장 드라마나 막말 아니면 시청률을 올릴 수 없다고 생각 한다.

막말 한 번 했다고 진행자와 제작자를 바로 해고하는 영국 BBC 사례를 보며 책임의식을 가다듬어야 할 것이다.

임명섭/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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