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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법주사와 마곡사 세계유산 등재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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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8.07.02 16:36
  • 기자명 By. 충청신문

보은 법주사와 공주 마곡사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결정하는 세계유산위원회(WHC)는 지난 30일 바레인 수도 마나마에서 열린 제42차 회의에서 한국이 신청한 ‘한국의 산사’를 세계유산 중 문화유산(Cultural Heritage)으로 등재했다. 이미 우리나라 대표 문화유산인 충청의 사찰이 말 그대로 세계적 유산으로 공인받게 됐다는 점에서 여간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법주사와 마곡사를 비롯해 양산 통도사, 영주 부석사, 안동 봉정사, 순천 선암사, 해남 대흥사 등 이번에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7개 사찰은 모두 7세기 이후 한국 불교 전통을 현재까지 계승해온 종합 승원(僧院)이란 점에서 세계유산 필수조건인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특히 개별 유산의 ‘진정성과 완전성, 보존관리 계획도 충분한 요건을 갖췄다’는 평가는 우리가 긍지를 가질 만한 일이다.

속리산 법주사(法住寺)는 의신조사가 553년 창건했다고 기록돼 있다. 의신조사가 법을 구하러 여행을 떠났다가 흰 나귀에 불경을 싣고 돌아와 머물렀는데, 불경이 머문 곳이라 ‘법주사’가 됐다. 대표하는 팔상전(捌相殿)은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오층목탑이다. 정유재란 때 소실됐으나 사명대사가 복원했으며, 목탑 아래 월대는 통일신라시대 유물로 알려져 있다.

마곡사는 서기 643년 신라 고승 자장사가 창건했으며, 보철화상 때 설법을 듣기 위해 계곡을 가득 메운 사람들의 형태가 ‘마(麻)’와 같다고 해 마곡사(麻谷寺)로 이름 붙여졌다고 전해지고 있다. 마곡사는 남방화소(南方畵所)로 불릴 정도로 많은 승려화가를 배출했고, 호국불교의 성지다. 백범 김구 선생이 명성황후 시해에 참가한 일본인 장교를 살해해 옥살이하다 탈옥한 뒤 출가했던 절이기도 하다.

각기 지닌 역사와 문화만으로 세계유산 가치가 있지만 이들 사찰은 인도에서 시작된 불교 원형을 유지하면서 중국과 동아시아적 요소에다 한국만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가람이다. 신라와 통일신라시대에 창건된 오랜 역사를 자랑하면서 한국불교의 전통사상을 현재까지 계승하고 있다. 무엇보다 전통을 올곧게 계승하며 예불, 강학, 수행공동체 생활이 공존하는 종합 수행도량의 면모를 잘 갖추고 있는 점은 세계적으로도 그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다. 이러한 점을 세계유산위원회는 높이 샀을 터다.

지금까지 유네스코에 등재된 한국의 세계유산은 문화유산 11건과 자연유산 1건 등 모두 12건이다. ‘한국의 산사’는 한국의 13번째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된다. 또 기록유산은 16건, 인류무형유산은 19건이 등재돼 있다. 한국의 세계유산 가운데 불교 관련 문화유산은 1995년 석굴암과 불국사, 해인사 장경판전 등 3건이 동시에 등재된 이후 23년 만이다. 나라는 물론 불교계에도 큰 경사가 아닐 수 없다.

세계유산으로 지정되면 문화재의 우수성뿐 아니라 ‘세계유산기금’으로부터 기술적·재정적 원조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성과도 적지 않다. 유네스코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가 ‘앞으로 늘어날 관광수요 대응 방안과 정비 계획 등을 마련하라’고 한 조건을 새겨봐야 하겠다. 자랑스러운 우리 문화유산의 가치를 다시금 새겨보고 앞으로 어떻게 보존하고 관리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법주사의 경우 케이블카 등 인근 개발사업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속리산의 자연과 생태적 가치도 아울러 보전해야 한다는 명제를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앞으로 정비계획 등은 세계유산 기준에 맞도록 설정돼야 할 것이다. 법주사와 보은군, 충북도와 문화재청이 이전보다 더 긴밀히 협조해야 한다.

세계유산 등재는 세계인에게 감동을 주는 보편적 세계화를 의미한다. 세계인들이 찾아올 수 있는 홍보와 인프라를 갖춰야 하겠다. 한국의 산사에는 세계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아름다움이 있고, 세계인들은 그걸 보길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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