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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이야기] 알아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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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8.07.03 17:16
  • 기자명 By. 충청신문
강희진 음성예총 부회장
강희진 음성예총 부회장

한 닷새 동안 자꾸 우울하고 허무한 마음이 들었다. 옛날 일이 생각나기도 하고 문득문득 슬프기도 한 종잡을 수 없는 감정이다. 그 위에 참지 못하고 불끈 화를 내기도 했다.

방학으로 내려와 있던 작은아이가 물끄러미 바라보고는 엄마도 병원에 가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한다. 어제 친구와 만나기로 약속을 했는데, 친구 엄마가 갱년기 증상으로 날마다 울어서 약속을 취소했다는 것이다. 엄마도 불쑥불쑥 화를 내는 걸 보니 뒤늦은 갱년기 증상이 아니냐며 제법 걱정스러운 말투다. 이어 잡지에서 보니 운동이 가장 좋다고 걷기 운동을 하라며 등을 떠미는데 기실은 나로서도 관심을 가진 것이 걷기운동과 물이다. 

운동은 말 그대로 숨쉬기 운동 밖에 하지 않았다. 혈압이 높은 탓인지 조금만 피곤하면 발바닥 감각이 없어지곤 하는데 최근에 그 증상이 다시 찾아와 병원에 갔더니 말초신경까지 혈액순환이 되지 않아 그렇다는 진단을 받았다.
의사는 하루 무조건 50분씩 걸으라고 했다. 일주일동안 걷고 다시 오라는 특별한 처방을 받고 돌아왔다. 그리고는 매일 밤 지인들과 걷고 있다. 그렇게 며칠 나갔더니 땀 흘리고 난 다음의 개운한 맛을 알게 되었고 발바닥의 감각도 다시 돌아왔다. 그 위에 수다를 떠는 것도 마음의 평온을 찾는데 한몫을 해서 매일 저녁 읍사무소의 걷기 운동을 기다린다. 우유를 마시는 사람보다 배달하는 사람이 더 건강하다는 것을 몸소 깨우친 셈이다.

어제는 ‘물’에 대한 강의를 들었다. 물이 건강에 좋다는 것은 모두 다 아는 사실이고 단지 실천이 어려울 뿐이다. 강사는 구구절절 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 중 기억에 남는 것이 어린아이 때 우리 몸의 수분 함량은 86%인데 노인의 수분함량은 50%라고 한다.

노화는 곧 몸의 수분을 빼앗기는 것이라고 했다. 그 분의 설명은 매일 하루 6~8잔의 물을 마시면 노화도 더디게 올 수 있다고 한다. 나무에서 딸 때는 싱싱했던 과일도 바람이나 햇볕에 쏘일 경우 말라 비틀어진 과일로 변하게 된다. 과일의 탈수든 인간의 탈수든 수분이 소실되면서 주름진 껍질모양이 된다는 것이다. 인간의 세포는 무려 100조에 달하며 우리 몸도 탈수가 심한 곳부터 쭈그러져 끝내는 말린 과일처럼 주름이 된다고 했다.

이 대목에서 돌연 잠이 확 달아나는 느낌이었다. 우리나라 국민의 80%가 만성탈수에 시달리고 있다고도 했다. 20년이 넘는 임상실험과 의학연구를 통해 인체 내 물의 중요성을 한마디로 언급한 벳맨겔리지 박사는, ‘아픈 것이 아니라 단지 물이 부족할 뿐이다’ 라고 하면서 치료의 핵심은 곧 물이라고 강조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인체의 수많은 전조증상 가운데 탈수 증상은 쉽게 깨닫지 못한다는 점이다. 우리 몸이 만성적인 탈수에 이르면 세포와 혈액 건강이 나빠져 이유 없는 짜증과 피로감에 우울증까지 오게 된다니 물을 싫어해 온 내게는 심각한 문제다. 

 

생각해 보니 아침에 출근할 때 혈압약 먹으면서 몇 모금의 물을 먹은 게 전부다. 일을 시작하기 전 습관처럼 커피 한잔, 점심 먹고 또 커피 한잔, 친구라도 만나면 또 녹차나 커피, 하루를 체크해 보니 물은 많이 마셔야 2잔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음료수가 아닌 물로 여덟 잔을 마셔야 한다는데 턱없이 부족하다. 돌아와 작은아이에게 엄마는 갱년기가 아니라 물이 부족해 짜증이 났다고 말하면서 물 한잔을 벌컥 벌컥 마셨다. 당장 효과가 나타나는 건 아닐지언정 습관이 되다 보면 더 이상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다. 걷기 운동과 물 마시는 일은 늘 등한시해왔으나 이제부터는 관심을 갖고 건강의 디딤돌로 삼아야겠다. 건강의 지름길은 다름 아닌 예방이라는 것을 돌아본 셈이다.

강희진 음성예총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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