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이 황경 105°의 위치에 있을 때로 작은 더위를 뜻하지만 실은 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때로 장마전선이 자리잡고 있는 장마철과 겹쳐서 습도가 높아 불쾌지수가 높아지는 때다.
예전에는 한 절기 앞선 하지 무렵에 모내기를 끝내고, 모를 낸 20일 뒤 소서 때는 논의 모가 뿌리를 내리기 시작하는 시기로 김을 매거나 피사리를 해주고 논둑과 밭두렁의 풀을 베어 퇴비를 장만했다.
팥·콩·조들도 하지 무렵에 심고 소서 무렵에 김을 매준다.
요즈음은 농약을 치면서 농사를 지어 예전처럼 논의 피를 뽑는 일인 피사리를 하는 모습은 보기 어렵지만 여전히 예전 방식대로 김매기를 하는 농부들은 허리가 휘고 땀범벅으로 온몸이 파김치가 되기도 했다.
이때 솔개그늘은 농부들에게 참 고마운 존재였다.
솔개그늘이란 날아가는 솔개가 드리운 그늘만큼 작은 그늘을 말한다. 뙤약볕에서 논바닥을 헤매며 김을 매는 농부들에겐 비록 작은 솔개그늘이지만 여간 고마운 게 아니었다.
거기에 실바람 한 오라기만 지나가도 볼에 흐르는 땀을 식힐 수 있었다. 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소서 날 남을 위한 솔개그늘이 되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소서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므로 온갖 과일과 소채가 풍성해지고 밀과 보리도 먹게 된다.
음력 5월 단오를 전후해 시절식으로 즐기는 밀가루음식은 이맘 때 가장 맛이 나며, 소채류로는 호박, 생선류는 민어가 제철이다. 민어는 조림·구이·찜이 다 되지만 이 무렵에는 애호박을 송송 썰어 넣고 고추장 풀고 수제비 띄워 먹는 맛은 입맛 없는 계절의 별미였다.
특히, 민어고추장국과 회의 맛이 두드러진다. 애호박에서 절로 단물이 나고 민어는 한창 기름이 오를 때여서 그 국은 고추장 특유의 매운 맛이면서도 단물이 흥건히 괴어 맵고 달콤한 맛이 첫 여름의 입맛을 상큼하게 돋워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