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열린 공주시의회 임시회에서 4선의 박병수 의원과 3선의 이창선 의원이 각각 시의회 전반기 의장과 부의장으로 선출됐다.
당초 더불어민주당이 6석, 자유한국당 5석에 무소속 1명이 당선되며 원구성에 난항이 예상됐던 것과는 달리 유일한 무소속 당선자이면서 최다선인 박병수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에 복당을 시사하면서 의장 선출에 급물살을 탔다.
여기에 민주당이 부의장, 상임위원장 자리의 독식을 주장하지 않고 다음 다선 의원인 자유한국당 이창선 의원에게 부의장 직을, 그리고 3개의 상임위원장 중에서도 가장 높은 급인 운영위원장 자리를 역시 자유한국당에 내어 주면서 진정한 협치 출발을 선언했다.
지난 7대 공주시의회 당시 원구성에 유리한 위치에 가기 위해 상대 당 의원 빼가기를 서슴지 않으며, 자신의 입지를 위해 탈당과 입당, 복당을 하며 무늬만으로 당 행위를 부끄러운 줄 모르고 자행했던 게 반복될까 걱정했던 모습은 일단 원만한 원구성을 통해 한숨 돌리게 됐다.
한쪽 의원들이 전부 퇴장한 가운데 열린 의장 선거, 한쪽 당이 모든 상임위원장 자리를 독식하여 상대를 완전히 무시했던 의장 선출 무효 소송이 일어나고 법원이 손을 들어주면서 또 다시 무한 파행이 반복됐던 지난 제7대 공주시의회의 블랙코미디는 다시 찾아와서는 안 될 것이다.
이번 의회가 제대로 닻을 올리기까지에는 최다선이자 맏형으로‘형님 리더십’을 보여준 박병수 의장의 역할이 돋보인다.
캐스팅보트의 자격으로 두 당 사이에서 시간을 끌며 자기 가치를 저울질하고 몸값을 올릴 수도 있었겠지만 일찌감치 자신의 입장을 명확히 정하면서 흔들릴 뻔 한 공주시의회의 중심을 잡아냈다.
또한, 이창선 부의장도 칭찬해야 할 것이다.
이 부의장은 당선전 공약을 통해 개인 의원사무실 폐쇄론을 주장해 눈길을 끈 바 있으며, 부의장에 선출된 후 혈세낭비를 막겠다며 우선 먼저 부의장 사무실을 반납하고 자신은 민원실을 이용하기로 했다.
그리고 4년 전 지방선거에서 낙선한 이후 지역 언론사에서 공주시정을 논평하며 절치부심했던 이 부의장은 유력 정당 당선자 중 최다선으로 표 대결을 통해 의장 자리를 쟁취하고자 할 수도 있다는 세간의 예상을 깨고 6대 부의장에 이어 또 다시 부의장 직에 오르며 자신의 명예보다 공주시를 더 앞에 두는 헌신을 보였다.
공주시는 사실상 처음으로 정권이 바뀐 혁명적 시점에 있다. 그만큼 시의회의 역할도 달라져야 한다. 새 시장이 추구하는 새로운 시정 방침이 과거의 낡은 행정에서 벗어나 혁신적인 모습이 보인다면 시의회도 그에 맞게 혁신적인 지원을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너무 지나친 혁신으로 앞뒤 없이 달린다거나 과거 색깔 지우기에만 몰두해 에너지를 낭비한다면 과감하게 브레이크를 걸어주는 것도 응당 그들의 역할이 될 것이다.
자리싸움에 연연하지 않고 적절한 안배와 협치를 통해 원만한 원구성으로 쾌속 출발을 이끌어낸 것을 축하하고 환영하는 바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