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견제·감시 못 하면 의회의 존재이유 없다
[사설] 견제·감시 못 하면 의회의 존재이유 없다
  • 충청신문
  • 승인 2018.07.09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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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의회가 3선의 김종천 의원을 의장으로 선출했다. 대전시의회는 오늘 상임위원장을 선출하고 모레 운영위원장을 뽑는다. 충청권 4개 시·도 광역의회 중 꼴찌로 임시회 일정을 시작한 데다 원구성도 가장 늦다. 대전시의회는 민주당 일색이다. 그런데도 원구성이 늦어지는 것을 두고 시민들 사이에선 의원들 간 감투욕심이 충돌하거나 갈등이 내연하면서 교통정리가 안 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나온다.


세종시의회는 1일 일찌감치 서금택 의원을 의장으로 뽑는 등 원구성을 끝냈다. 세종시의회는 지난 주말 의정연수를 갖는 등 의정활동을 위한 준비를 착실히 하고 있다. 충북도의회도 삐걱거리긴 했지만 지난 주말 원구성을 마무리졌다. 장선배 의원을 의장에 선출했고 상임위 구성도 끝냈다. 유병국 의원을 의장으로 선출한 충남도의회는 잡음 없이 지난 2일 원구성을 끝냈다. 부의장을 야당에 양보한 덕이다. 광역의회와 함께 충청권 기초의회도 속속 원구성을 마무리하고 임기에 돌입했다.


원구성을 보면 광역의회나 기초의회나 민주당 의원들 잔치판이라 할 만하다. 다수당이 의장단을 비롯해 의회 권력을 장악하게 돼 있으니 그럴 수밖에 없다 해도 너무 심하다. 충청권 광역의회도 민주당 의원들 숫자가 절대 우위에 있는 만큼 독과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또 현실적으로 뾰족한 대안이 있지도 않다. 


대전과 세종은 딱 1명만을 제외하고 나머지 정수를 민주당 의원들이 채우고 있어 사실상 1당 독점 구조에 가깝다. 세종시의회는 의장단, 상임위원장 자리를 민주당이 전부 독식한 상태에서 원구성을 마쳤고, 대전시의회도 상임위원장 자리 등 의회직을 1명뿐인 야당 의원에게 배분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충남도의회가 부의장 한 자리를 한국당 의원에게 할애한 것은 소수 정파의 실체를 부정하지 않은 결과라 할 것이며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상황이 이러니 우려와 걱정이 많다. 일당 지배제체에서 의회가 제 역할과 기능을 다해 나갈 수 있을지 걱정된다. 민주당이 행정부와 의회를 대거 장악한 것은 장단점이 있다. 같은 당인 단체장의 시정 운영에 힘을 실어주고 뒷받침하는 측면도 있겠으나 ‘거수기’ 역할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감시와 견제라는 의회 본연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집행부와 의회의 ‘짬짜미’, 혹은 주민 의견 무시와 같은 부작용이 우려되는 것이다. 여기에 초선 의원이 많은 곳은 의욕이 앞서 의정활동이나 의회 운영 면에서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드러날 수도 있다. 의회 지도부는 이런 걱정을 깊이 새겨듣기 바란다.


의회 의장들이 이런 걱정을 알고 있는 것은 다행이다. 김종천 대전시의회 의장은 “현안 과제를 직시하고 감시와 견제 기능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협력과 조화의 선순환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서금택 세종시의회 의장도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를 통해 의회의 위상을 높일 수 있도록 의정활동을 지원하고 공약사항을 충실히 이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장선배 충북도의회 의장도 “다수당이든 소수당이든 의원들의 의견을 존중해 소통과 배려가 넘치는 의회상을 확립하겠다”고 했다. 유병국 충남도의회 의장은 “각계각층의 여론 수렴, 견제와 협력이 가능한 균형 있는 의회를 만들겠다”고 했다. 이 약속이 잘 지켜져야 하겠다.


민주당이 의장단과 상임위원장을 독차지한 의회들은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음을 명심하기 바란다. 민심은 물과 같아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뒤집어 버리기도 한다는 사실을 새겨야 할 것이다. 6·13 선거에서 민심은 과거 정치권력을 심판하고 변화를 택했다. 따라서 의회들은 종전의 행태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야 한다. 감시 견제뿐 아니라 민생과 지역발전 등에 대한 대안도 제시할 수 있어야 하겠다. 그게 민심에 부응하는 길이다. 주민들은 독선으로 흐르지 않는지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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