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서를 셋으로 나눠 초후(初候)에는 반딧불이가 반짝거리고, 중후(中候)에는 흙이 습하고 뜨거워지며, 말후(末候)에는 때때로 큰 비가 내린다고 한다.
더위가 더욱 심해져 '불볕더위' 혹은 '찜통더위'라고도 하는데 밤에도 열대야 현상으로 잠을 못이루게 되고, 더위 때문에 "염소뿔이 녹는다"고 할 정도다. 열흘이 넘게 지속되는 요즘 더위 같으면 실감이 난다.
이 시기는 대개 중복(中伏) 때이며 더위가 심한 시기로 날에 따라 소나기가 무섭게 쏟아지기도 하는데 한차례 소나기가 내리면 잠시 더위가 수그러들기도 하지만 다시 뙤약볕이 찾아와 더위를 먹게 한다.
무더위 속에 소나기가 한 줄금하면 마당엔 빗줄기를 타고 하늘로 치솟았다가 땅으로 떨어져 버둥거리는 미꾸라지들이 눈에 띄는데 이를 잡아 추어탕을 해먹으면 기운이 난다고 했다.
또 전설의 동물인 용과 봉황 대신 잉어(혹은 자라)와 오골계로 끓인 '용봉탕', 검정깨로 만든 깻국탕인 '임자수탕'이나 보신탕, 삼계탕을 보양식으로 즐겨 먹었다.
더울수록 땀으로 손실된 열량을 신경 써야 할 계절이다.
밭김은 매어주고 논밭두렁의 잡초베기와 퇴비장만 등이 이 무렵에 계속된다.
예전에 대서가 낀 "삼복(三伏)에 비가 오면 대추나무에 열매가 열리지 않는다"고 걱정했다.
무더위엔 불쾌지수가 높아질뿐더러 자꾸 더위를 피하고만 싶은데 9세기 동산양개 선사(禪師)의 "너 자신이 더위가 되어라"라는 말을 되새겨보면서 우리 자신이 더위가 되어 큰 더위와 마주하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