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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속으로] 축제로의 여정(旅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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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8.07.30 16:01
  • 기자명 By. 충청신문
한기연시인. 평생교육강사
한기연시인. 평생교육강사

일주일간 고민 끝에 참여하게 된 여정을 기대하면서 차에 오른다. 여름의 뜨거운 열기가 창밖으로도 느껴진다. 에어컨이 잘 나오는 차 안은 시원했지만 교육에 대한 열정은 이어졌다.

지난 3월부터 음성군민 축제 아카데미 교육이 있었다. 1기 때부터 받고 싶었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았다. 그러다가 이번에 기회가 되어 교육에 참여하게 되었다. 2016년 충북에서 처음으로 음성군민 축제 아카데미를 열었으며 올해 3기가 되었다. 축제 전문 인력 양성으로 성공적인 글로벌 축제를 유도하고 축제에 군민 참여 기회 부여, 정체성 및 미래지향적 방향을 설정하기 위한 교육이었다. 교육내용으로는 국내·외 우수축제 운영상황과 콘텐츠 분석, 문화관광 축제 벤치마킹, 음성품바축제 모니터링 등 다양한 내용의 수업과 현장답사 등으로 이루어졌다.

교육에 참여하면서 축제에 대한 나의 무지함이 드러났다. 품바축제가 시작할 때부터 함께 하고 그 성장과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자부했었는데 아니었다. 지난 주말은 교육의 마지막 일정으로 축제 벤치마킹을 하였다. 이동하는 차 안에서 교수님의 강의가 이어졌다. 일본의 마쯔리 축제에 다녀오신 이야기였다. 마쯔리는 일본의 지역마다 있는 전통축제다. 일본의 교토 기온 마쯔리는 전염병 퇴치를 위해 기원제를 올렸던 것이 유래가 되었는데 7월 한 달간 전통의상과 전통공연 프로그램이 교토 시내 한 복판에서 펼쳐진다. 이와 함께 도쿄 간다 마쯔리는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세키가하라 전투에서 승리한 것을 기념해 매년 5월에 열리는데 수많은 가마와 전통의상, 전통공연예술이 펼쳐지면서 일본의 대표 축제로 자리 잡았다. 교토의 3대축제인 기온 마쯔리 축제는 올 7월에 해외 벤치마킹 예정이었는데 지진으로 인해 가지 못해 아쉬웠다. 다른 지역이기는 하지만 교수님을 통해 마쯔리 축제에 대한 생생한 경험담을 들을 수 있었다. 일본의 마쯔리 축제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고 지역 주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이루어진다고 한다.

마지막 축제 벤치마킹으로 문화관광부 우수축제인 ‘봉화은어축제’는 올해 20회를 맞이했다고 한다. ‘봉화은어축제’는 민물고기 은어의 청정 이미지를 테마로 내성천에서 은어 반두잡이와 맨손잡이가 대표 프로그램이었다. 반두잡이는 지방어로 족대로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일컫는다. 내성천은 규모가 컸는데 그 주변으로 다양한 체험장과 먹거리가 있었다. 이 곳 저 곳으로 분산되지 않고 내성천을 중심으로 동선이 이루어져서 있었다. 외부에서 들어 온 먹거리 장터가 많지 않은 것도 보기 좋았다. 뜨거운 날씨에도 반두잡이 체험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곳곳에 쉼터가 잘 마련되어 있었다. 행사장 곳곳을 다니면서 더운 날씨에 행사를 치르는 관계자들이 걱정되었다. 축제를 치르는 입장에서 그들의 고단함이 먼저 보였고, 품바축제가 5월이어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낮에는 공연이 없고 저녁 8시부터 수변무대에서 다양한 공연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저녁까지 즐기지 못하는 것이 아쉬웠지만 전국 반두잡이 어신선발대회를 보고 차에 올랐다.

내년은 품바축제가 스무 번째로 열리는 특별한 해이다. 성년이 되기까지 많은 사람들이 발로 뛰고 열정을 쏟아 부었다. 거지축제라는 인식에서는 벗어났지만 아직도 가야 할 길은 멀다. 일본의 마쯔리처럼 오랜 전통을 지니고 지역 주민들이 스스로 참여하는 축제문화로 이끄는 것도 과제 중 하나이다. 교육은 성장과 변화를 가져오는 동력이다. 앞으로도 축제 아카데미에 많은 지역주민들이 참여하여 지역축제를 함께 고민하고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돌아오는 길에 잠깐 쏟아진 소나기의 시원함처럼 일상의 갈증을 축제에서 풀 수 있는 여정을 기대해 본다.

 

한기연 시인. 평생교육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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