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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폭염에 치솟는 생활물가, 대책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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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8.08.08 16:28
  • 기자명 By. 충청신문

사상 최악의 폭염에 농산물 작황이 나빠져 채소 욱류 과일 등 생활물가가 치솟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7월 초 포기당 1630원이던 배추 도매가는 7월 말 3500원으로 배 가까이 급등했다. 무 가격도 같은 기간 개당 1128원에서 2026원으로 뛰었다. 계속되는 무더위로 산지의 작황이 나빠지면서 출하물량이 감소한 것이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축산물 값도 3.3% 올라 14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돼지고기 가격은 상승폭이 7.8%로 2년여 만에 가장 컸다. 닭고기 값도 오름세다. 행락객이 많아 수요가 늘어난 탓도 있지만 폭염에 닭과 돼지 등 가축들이 연달아 폐사한 영향이 크다고 한다. 우유 가격도 심상치 않다. 국내에는 더위에 약한 홀스타인 품종 젖소가 많아 원유 공급량이 감소한데다 사료비가 치솟은 영향으로 보인다.

국제유가가 4주째 상승하면서 수입물가와 생활서비스 요금도 줄줄이 오르고 있다. 국내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휘발유 가격은 3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 중이고 올해 상반기 외식물가 또한 전년에 비해 2.7%나 올랐다. 지방선거가 끝나자 그간 억제돼 온 택시 버스 상하수도 등 공공요금도 인상될 조짐이다. 이미 7월 도시가스 요금이 3.9% 올랐고, 대전은 택시요금 인상을 위한 용역 검토를 끝내고 인상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외식물가와 가공식품 가격이 줄줄이 뛰었다. “도대체 오르지 않는 게 없다”는 푸념이 나온다. 이래저래 서민들의 물가 스트레스가 커져만 간다. 당장 뾰족한 해법을 내놓기도 어렵다. 정부가 비축물량을 풀고 있지만 농축산물의 성격상 단기간에 공급을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더욱 우려되는 건 채솟값 급등이 단기간 내에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농식품부는 폭염이 좀처럼 물러갈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어 배추와 무 등의 가격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정한 생육기간이 필요한 농산물은 한 번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 그 여파가 장기간 이어진다. 이럴 경우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추석(9월 마지막 주)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사과나 배 같은 차례물품의 동반 가격 상승도 불러올 수 있다.

정부는 생활물가 폭등에 신음하는 서민 가계의 고통을 덜어 줄 수 있는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비축물량 대거 방출, 조기출하 유도, 할인판매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밥상물가’ 급등을 막아야 한다. 또 추석을 즈음해 상승 가능성이 높은 각종 농축산물의 작황도 사전에 검토해 수급 불균형이 생기지 않도록 선제조치를 하는 것이 옳다. 차제에 지난 1일부터 가동을 시작한 ‘폭염대응 농축산물 수급안정 비상 태스크포스’를 상시 조직으로 전환해 연중 생활물가 안정세를 유지할 장기 대책을 세우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

생활물가 급등은 지금처럼 경기가 나쁠 때는 이중으로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 식재료비 상승은 최저임금 인상 충격으로 고전하는 자영업자들에겐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영세 자영업의 경우 식재료비 상승에 따른 원가 상승분을 가격 인상으로 전가하기 어렵다. 또한 물가 상승으로 실질구매력이 줄어든 가계가 지갑을 더 닫을 수 있다. 소비 부진이 더 심해져 내수에 찬물을 부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일각에서는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진행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우려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국은행은 하반기 소비자물가상승률이 2.0%에 근접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최근 정부가 사실상 관리하는 전기 수도 가스요금 등을 제외한 물가상승률이 2분기에 이미 2.2%를 기록했다. 폭염 피해가 큰 농산물의 공급물량 확대 등 수급 대책에 만전을 기하는 것은 기본이다. 생활물가 상승이 서비스 요금 인상으로 확산될 가능성 등 거시 경제적 여파도 면밀히 살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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