벡델 테스트는 영화에서 ‘이름 있는 여성이 2명 이상 등장하는가? 두 여성이 서로 대화하는가? 대화 내용이 남성과 관련 없는가?’ 를 평가한다.
벡델을 보완한 게 마코 모리 테스트다. ‘여성이 영화에 최소 1명 이상 등장하는가? 여성이 자신의 스토리를 갖고 있는가, 이야기가 남성인물을 보조할 뿐인가’를 묻는다.
벡델이 양(量)이라면 마코 모리는 질(質)을 따진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지만 중요한건 둘 다를 얼마나 많이 적용해 여성이 차별받지 않게 하느냐다.
최근 공주시 복지지원과 여성다문화팀(팀장 우전희)의 양성평등 및 성인지(性認知) 의식 확산을 위한 업무열의가 가마솥 더위도 무색케 할 만큼 뜨겁다.
공주시는 벡델과 마코 모리 테스트와 유사하게 비교분석해 볼 수 있는 지방자치단체‘위원회’의 위촉직 여성 참여율 분석과 확대 계획부터 짜고 본격 작업에 들어갔다.
양성평등기본법에 따르면 지자체가 운영하고 있는 위원회의 위촉직 임용시 여성을 40%까지 의무적으로 참여케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공주시의 경우 법적용을 받는 76개 위원회중 이 조건을 충족하고 있는 위원회는 16개뿐이다. 의무 위촉 대상자 732명중 실제 참여자수도 157명으로 21.4%에 불과하다. 이는 충남도 전체 시·군 평균 29.26% 보다도 현저하게 낮은 수치다.
이에 따라 공주시는 손권배 부시장을 포함, 위원회 설치를 결정하는 각 실과 및 사업소 간부 공무원 60여명을 대상으로 지난 9일‘양성평등 정책 추진을 위한 성인지’교육을 실시했다.
5급 이상 간부들을 대상으로 한 성인지 교육은 민선7기 지방정부 들어 최초의 사례다.
강사로 나선 임우연 충청남도여성정책개발원 선임연구원은‘성별영향분석평가제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성별영향분석평가제도란 각종 정책 수립 시 여성과 남성의 특정성별에 맞춰 불평등함이 없도록 사전에 시설과 제도를 충분히 정비 하는 것을 뜻한다.
이 자리에서 김정섭 공주시장은“우리 사회 모든 영역에서 성 평등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정책을 기획하고 집행하는 간부공무원들의 성인지 관점 형성이 매우 중요하다”며“앞으로 공주시 공무원들의 성 평등 정책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제반 인프라 확대에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해 우전희 공주시청 복지지원과 여성다문화팀장은“작년도 1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모은 한국영화 24편 중 벡델과 마코 모리 두 테스트를 모두 통과한 작품은 덕혜옹주·아가씨 등 6편뿐이다”며“적용 범주는 다르지만 이 같은 테스트의 유형에 접목시켜 공주시 위원회의 위촉직 여성 참여확대는 물론 공직과 시민사회 전반에 대한 인식개선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성다문화팀은 앞으로 ▲공주시 각 55개 부서별 성별영향평가 실시 및 컨설팅 ▲분석 결과 검토의견 현장반영 추진 ▲지자체 성인지 우수사례 보고 및 적용방안 연구검토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공주시는 8~9월께 관내 초·중·고 학생들과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양성평등 교육을 실시해 범시민적 성인지 마인드 확산에도 나설 예정이며, 양성평등 문화 확산을 통해‘일과 가정이 조화를 이루는 공주시 만들기’에 진력하는 김정섭 시장의 노력에 시민들이 거는 기대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