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대 공주시의회 개원 후 처음 열린 행정사무감사에 대해 ‘열정과 예리함의 조화’ 라는 호평이 나온다.
총 12명의 의원 중 초선 8명이 갖고 있는 핸디캡과 ‘첫 행감’ 의 태생적 미숙함이 줄 수밖에 없었던 우려는 이창선 행감특위위원장의 지휘 아래 완전히 불식됐다.
초선 의원들의 많은 준비와 날카로운 질문은 행감장을 연일 뜨겁게 달궜고, 답변에 나선 집행부 간부들을 진땀나게 만들었다.
특히, 행감 전에 실시된 여러 교육을 통해 담금질까지 마친 초선의원들과, 경험을 바탕으로 노련하고 차분한 리더십을 보여준 선배 의원들은 절묘한 앙상블을 이루었다.
이창선 위원장이 제기한 ‘전임시장 낙하산 인사 논란’ 과 ‘공무원 외지 거주’ 문제, ‘고가 기증품(일월오봉도)의 부실관리’ , ‘10억대 시설물(유구 입석초 부지)의 장기 방치’ 등의 지적은 새 집행부 출범에 따라 느슨하게 흐를 뻔 했던 공무원 사회를 긴장시키기에 충분했다.
이중 특히 6급 특혜채용 논란의 중심에서 본연의 임무보다는 전임시장 치적 쌓기에만 전념했던 낙하산 인사 문제를 거론한 것은 수년간 상대적 박탈감을 느꼈을 공무원들에게 ‘뚫어 뻥’ 같은 선물이었다.
저 출산과 인구유출의 겹 시름에 속앓이를 하는 공주시가 외지로 떠나 사는 직원들에 대해 지나치게 관대하지 않는 것인가를 지적, 관내 거주 공무원들에 대한 인센티브 필요성과 ‘지역 소멸위기’ 에 대한 경각심도 환기시켜 주었다.
또한, 초선 정종순 의원은 주민참여예산위원회의 편향적 위원구성, 교통안전정책심의위원회의 장애인 교통복지, 양성평등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해 눈길을 끌었으며, 공주시의회의 ‘스타 탄생’ 을 알렸다.
초선의원임에도 불구하고 내부에서는 잘 몰랐던 그간의 관행적인 일들을 여성의 섬세한 시각으로 분석해 내는 그의 달변을 두고 ‘웅변학원 원장이었냐’ 는 농담에 ‘지방의회에 있기는 아깝다’ 는 진담이 동시에 흘러 나왔다.
비판을 넘어 적절한 제안까지 더하며 의회의 품격을 한층 끌어 올렸다며 호평은 아깝지 않은 선물이었다.
지난 7대 공주시의회의 실망스런 모습은 시의원 물갈이라는 ‘시민들의 심판’ 을 통해 재구성이 가능했다.
반면 과연 새 인물들이 시행착오 없이 잘 할 수 있을지, 몇 십 년 잔뼈가 굵은 집행부를 상대로 제대로 된 감시를 할 수 있을지 걱정이 없었던 건 아니었다.
그러나 이번 행정사무감사의 결과를 놓고 본다면 그런 걱정은 기우(杞憂)에 불과했다.
추경예산 71억여원 삭감의 아쉬움도 있었지만 그것은 집행부를 견제하는 시의회의 존재감 확인과 예산 운용의 효율화를 강조하는 ‘예방약’으로 읽힌다.
지방의정은 외딴 섬에 존재하지 않는다. 시민사회 공동체 안에서 자생하는 영혼의 샘물이다. 시민들은 공주시의회의 마르지 않는 샘물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