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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한국의 성장과 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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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8.09.16 17:10
  • 기자명 By. 충청신문
김도운한국안드라고지연구소장
김도운한국안드라고지연구소장

전 세계에 존재하는 언어는 대략 몇 가지일까. 기록에 의하면 지구상에서 인류가 사용하고 있는 언어는 6000가지 정도 된다고 한다. 물론 사멸된 언어도 많다. 이 가운데 100만 명 이상의 인구가 사용하고 있는 언어는 250가지 정도가 된다고 한다. 이토록 많은 언어가 존재하는 가운데 언어를 기록하는 시각적 기호체계인 문자의 수는 얼마나 될까. 이곳저곳을 뒤져 알아보았더니 지구상에 존재하는 문자는 불과 20개 남짓이다. 세계 200개가 넘는 나라 가운데 자국의 문자를 사용하는 나라는 1할인 20개국에 그친다.

그 중 하나가 대한민국이다. 그러니 우리가 한글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자긍심을 가질 만 하다. 우리 문자인 한글이 없는 세상은 생각하기도 끔찍하다. 그 불편함을 어찌 감당할 수 있겠는가. 세삼 한글을 만들어 후손에게 안긴 조상님들의 고마움을 깊이 새기게 된다. 그래서인지 한글날이 있는 10월만 되면 세종대왕에 대한 칭송이 온 나라를 뒤덮는다. 누구도 그런 현상에 대해 불만을 표하지 않는다. 모두가 뜻을 같이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모두들 알다시피 한글은 조선 초 1443년에 반포되었다. 세종대왕이 집현전 학자들과 수년간 연구에 몰입한 끝에 민족의 대업을 이루어낸 것이다. 앞서 밝힌 대로 세계에는 20여 개 문자가 있고 이 가운데 창제자와 창제시기가 명확하게 파악되는 것은 한글이 유일하다. 고대에 제작된 문자와 비교한다면 한글은 창제된 연차가 상대적으로 짧다. 그러니 가장 과학적이고 합리적으로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 창제에 담긴 애민정신과 제작원리의 독창성, 과학성, 합리성 등을 인정받아 한글은 유네스코 기록유산으로 등재돼 있다.

한국 정부는 지난 1989년 유엔 유네스코에 세종대왕 문해상을 제정해 시상토록 했다. 이에 따라 1990년부터 ‘세계 문해의 날’인 9월 8일에 맞춰 문맹 퇴치에 기여한 개인이나 단체를 선정해 2만 달러의 상금과 상장, 메달을 수여하고 있다. 한글은 소리를 적을 수 있는 문자로 구성이 합리적이어서 익히기 시작해 불과 며칠 만에 습득할 수 있다. 그래서 자신들의 고유문자가 없는 민족들이 한글을 공식 문자로 채택해 사용하는 경우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는 곧 한글의 세계화를 의미하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동시에 이루어낸 국가이다. 그 밑바탕에는 교육이 자리 잡고 있다. 그렇다면 그 교육이 바로 성과를 낼 수 있던 힘의 원천은 무엇이었을까.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한글의 공로를 빼놓을 수 없다. 한글이 있었기에 우리의 정확하게 정서를 공유할 수 있었고 지식과 정보도 쉽고 빠르게 전달할 수 있었다. 그것은 학습효과의 극대화로 연결됐고, 우리는 이를 기반 삼아 세계인이 깜짝 놀라는 성장을 이루어냈다. 단언컨대 한글이 없었다면 한국의 급성장은 불가능했다. 그러니 한글의 고마움은 뭐라 단편적으로 설명하기가 어렵다.

전 세계적으로 휴대폰 공급이 보편화 되면서 한글의 독보적 우수성은 다시금 주목을 받았다. 중국어나 일본어가 컴퓨터 자판 또는 휴대폰 자판을 통해 입력되는 과정이 얼마나 복잡한지에 대해서는 대부분 익히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한글은 익숙하기만 하다면 눈을 감고도 완벽한 입력이 가능하다. 타이핑에 의한 문자 표현이 날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글의 편리성은 앞으로 더욱 부각될 것이다. 한글이 창제된 지는 올해로 575년째이지만 실제 사용이 보편화 된 것은 120년 남짓이다.

한글의 우수성은 우리만 인정하는 것이 아니다. 언어와 문자를 연구하는 세계 각국의 석학들도 한결같이 한글의 우수성을 극찬하고 있다. 한글이라는 아주 훌륭한 문자를 유산으로 물려받았기에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것을 보다 빠르고 안전하게 얻을 수 있었다. 우리의 경제발전과 민주주의 성장은 한글의 사용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그 사실을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한글날을 앞두고 한글이라는 위대한 유산을 우리에게 물려주신 조상님들의 고마움을 한번쯤 곱씹어 보는 것은 어떨까.

 

김도운 한국안드라고지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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