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스쿨 미투, 교육청은 체계적인 대책 마련해야
[사설] 스쿨 미투, 교육청은 체계적인 대책 마련해야
  • 충청신문 dailycc@dailycc.net
  • 승인 2018.09.19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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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지역 고등학교에서 교사들의 성희롱·성폭력 폭로가 나와 파문이 커지고 있다. 지난 8일 SNS에 “청주 모 여고 A 선생님의 성희롱을 공론화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을 작성한 학생은 “A 선생님이 학생들의 몸매를 평가하는 등 성적 수치심을 주고 여성을 혐오하는 발언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성희롱 의혹이 제기된 교사와 학교 관계자들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대전의 B여자사립고에서도 학생들을 상대로 한 교사들의 성희롱 발언에 대한 제보가 이어졌다. SNS에 개설된 ‘B여고 공론화 제보정리’에는 각종 성희롱을 당했다는 학생들의 제보 글이 가득하다. 졸업한 학생들도 ‘스쿨 미투’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한 교사는 수업 중 골프를 가르치며 학생의 허리나 다리를 더듬었고 그때 학생이 불편해 했지만 알려주는 거라며 계속 했던 것이 눈에 선하다”며 “학급의 대다수가 그 시간을 무척 싫어했다”고 했다.


대전교육청은 해당학교에 대해 학생 전수 조사·교직원 면담 등을 통해 사안 조사에 나서고 있으며 관련 교사를 수업에서 배제하고 학생과 격리시키는 등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사안처리 및 2차 피해 방지를 위해 학생의 심리치유를 지원하기 위한 지역사회 민간 성폭력 예방교육 전문가를 투입하기로 한 것은 돋보인다. 성비위가 발생한 학교 교직원을 대상으로 특별 교육 및 성비위 사안과 관련된 교직원에 대해 면담 및 상담 등으로 성인지 감수성 교육을 강화한 것도 잘 했다.


대전교육청은 ‘무관용 원칙’에 의해 엄정한 원칙과 절차에 따른 처분을 하겠다고 했다. ‘무관용 원칙’이 어떻게 지켜질지 지켜볼 것이다. 사실 교육청이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전수조사 등을 통해 가해 교사를 징계하겠다고 하지만 수업 중 일어난 일에 대한 사실 관계 파악은 쉽지 않다. 학생인권에 대한 감수성이 둔감한 일부 학교와 교사들은 여전히 안일하게 대응하고 있다. 가해 교사에 대한 징계 수위도 공립교와 사립교 교원 간에 서로 달라 형평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때문에 ‘스쿨 미투에’ 대한 체계적인 대응 방안과 함께 방지 매뉴얼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런 점에서 대전여성단체연합·대전청소년인권네크워크 등 스쿨 미투 대응 공동대책위가 교육청에 추가 피해 없는 해결,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를 위한 혁신대책 등을 촉구하고 나선 것은 시의적절한 지적이다.


거꾸로 “학생들이 겁나서 가까이 하고 싶지 않다”거나 “공식 수업 외에 친밀하게 대하지 않는다”는 교사도 생겨나고 있다. 자칫 학생과 교사간 격의 없는 소통이나 사제 간 정리 같은 미덕이 사그라질까 우려되는 대목이다. 학생들의 인권과 교사들의 교권 보호를 위해서도 교육청이 근본적 대책을 세워야 하겠다.


학교 현장은 건강한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 학생들을 올바르게 길러내야 할 막중한 책임이 있다. 학교와 교육자들이 높은 도덕성으로 교육 구성원 전체의 인권 보호에 앞장서고 성폭력 근절 문화 조성에 솔선해야 한다는 의미다. 학교 현장의 미투 가해자가 더 지탄받고, 스쿨 미투 운동에 대한 관심이 더 높은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그저 일부의 목소리로만, 일순간의 현상으로만 치부한다면 학교와 교육 공동체에 대한 불신의 골이 더 깊어질 수 있음을 무겁게 인식해야 할 것이다. 오히려 미투 운동을 계기로 학교가 사회의 왜곡된 성 문화를 바로 잡는 출발점이 돼야 한다. 


그간 양성 평등, 성 교육 등을 형식적으로 운영해왔다면 이 부분도 내실화 하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권력이나 지위를 이용한 성추행, 성폭력, 성희롱은 물론이거니와 관행, 친밀감의 표현이라는 미명 하에 저지르는 부적절한 언행도 이제는 말끔히 청산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스쿨 미투’의 용기에는 지지를, 그 아픔에는 진정어린 위로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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