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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추석명절을 바라보는 세대간의 인식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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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8.09.20 16:14
  • 기자명 By. 충청신문

명절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다는 소식이다. 국내 최대의 명절인 추석이 3일 남았지만 일부 가정에서는 명절음식을 따로 준비하지 않아 눈길을 끈다.

명절 차례대신 연휴 전에 산소에 가서 간단하게 성묘만 하기 때문이다. 추석 때 좋아하는 부침개와 송편은 인터넷 명절 음식 업체를 통해 2인분 정도만 주문한다. 시대변화에 따라 가족 문화도 이를 반영한 결과이다.

명절문화에 대한 세대층의 흐름을 한눈에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여기에는 우리나라에만 볼 수 있는 명절증후군의 부작용을 빼놓을 수가 없다.

돈도 돈이지만 음식을 누가 준비할 건 지를 두고 동서들간에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작금의 현실이 이를 말해주고 있다. 
원래 명절증후군이 나타나는 대상은 주로 며느리였으나 최근에는 미혼자와 미취업자들도 명절증후군의 대상이 됐다는 전언이다.

귀향하면서 걸리는 오랜 시간과 가사 노동 등 신체적 피로에다가 가부장적인 집안에서 느끼는 성차별적 대우, 시댁과 친정의 차별 등으로 인한 정신적 피로가 며느리들의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명절날 친척들을 만나 잔소리며 간섭을 듣는 것이 두려운 혼기가 찬 미혼 남녀, 미취업자에서 성적이 좋지 않거나 시험을 앞둔 학생까지도 명절을 두려워하고 꺼리고 있다. 그로 인한 증상도 만만치 않다. 두통·어지러움·위장장애·소화불량 등과 같은 신체적 증상과 피로·우울·호흡곤란 등의 정신적 증상이 함께 포함된다. 

외국에서는 찾아볼수 없는 한국 특유의 문화에 기인한 현상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우리의 명절문화도 달라지고 있다. 그 이면에는 차례를 지내지 않는다고 해서 조상을 섬기는 마음이 없어진 건 아니다라는 것이 젊은 세대층의 얘기이다.

실제로 명절 차례를 연휴 전에 미리 지내거나 명절 당일 가족끼리 간단히 성묘로 대신하고 나머지 연휴에는 자기 계발이나 여행을 가는 가정들이 늘고 있다.

연중 설과 추석 중 한 번만 차례를 지내는 가정도 있다. 특히 30∼40대를 중심으로 차례를 지내지 않거나 앞당겨 지내는 명절 문화는 더 빠르게 퍼지고 있다.

온라인 쇼핑업체 티몬이 추석을 앞두고 30∼40대 남녀 각 250명, 총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추석 차례를 지내지 않는다고 답한 사람이 38.8%에 이르렀다. 명절 증후군을 겪지 않는다고 응답한 비율은 56.2%였다.

차례를 지내고 친지 맞이에 바빴던 명절 연휴가 30∼40대를 중심으로 이젠 휴식과 여행, 자기 계발을 위한 시간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가족주의에서 개인주의로의 변화, 차례에 대한 가치관 변화, 1인 가구 증가로 인한 가족 구성원의 지리적 공간적 분리 확산, 전통적인 성 역할에 대한 재인식 등 다양한 요인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물론 가족간의 갈등도 없지 않다. 그러나 반드시 하나의 방식으로만 명절을 지내야 한다는 생각이 서서히 바뀌고 다양한 방식이 인정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보다 중요한것은 명절은 그 나라의 문화적 특성과 전통을 가장 잘 나타내는 중요한 요소일 뿐만 아니라 민족적 정서가 듬뿍 담겨 있는 소중한 유산이라는 점이다.

다양하고 독특한 의식이나 행사 등의 풍습이 전해 내려와 가족과 사회 구성원의 유대감을 돈독히하고 지역사회 발전의 밑거름의 되어 온 점을 가벼이 여겨서는 안된다.

그런 점에서 차례를 미리 지내건 안 지내건 추석은 우리 고유의 최대 명절이자 우리 모두의 유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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