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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상화된 사진… “시야의 한계 확 넓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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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8.10.01 17:20
  • 기자명 By. 임재권·장선화 기자

 

 

[충청신문=천안] 임재권·장선화 기자 = 입체적인 공간, 소리, 냄새, 바람, 햇빛….

그리고 감정이 동화되었을 때 그 사물과 마주한다.

그 사물에 의미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 의미가 마음속 내면에서 일어나는 감정기록을 사진으로 표현해 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더욱이 인화지라는 평면 위에 색채에 의한 형태만으로 인간의 감정을 온전히 표현해 내는 사진예술은 그야말로 신비스럽기 그지없다.

여기 벅찬 경외심마저 들게하며 가슴 속 깊은 심연을 울리는 사진예술 개인전이 열린다.

2일부터 14일(오전 10시~오후 6시)까지 천안예술의전당 미술관에서 애드 노이즈(add Noise)란 제하의 사진예술전이 그것이다.

사진예술개인전을 개최하는 천안시 신방동 소재 꿈동산 유치원 서성강 원장을 만나봤다.     편집자

 

- 사진예술이란?
사물을 바라보는 관점은 감정의 기복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어느 때는 모든 사물에 기쁨의 의미를 부여하고, 때로는 어떤 감정에 사로잡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것처럼….

또 사물이 가지는 의미와 내가 가지는 심리적인 느낌의 일치는 그렇게 자주 오지 않는다. 

그 둘의 관계에서 공통적으로 느낌이라는 감정이 회복되었을 때 비로소 작품이 된다. 

따라서 사진은 반드시 현장에서 어떤 대상과 마주해야만 가능하다. 

그래서 사진을 발견의 예술, 또는 인식의 예술이라 일컫는다. 

- 한 컷을 위한 고뇌와 신념이 있다는 데…
우리는 가끔 지나치는 무언가에 대해 미련과 안타까움을 느낄 때가 종종 있다.

촬영을 위해 작정을 하고 나갈 때 보다 일이 있어 버스를 탔다든지, 남의 차를 탔을 때 그대로 지나치는 의미 있는 피사체에 더더욱 미련이 남는다.

카메라가 없을 때 더 관찰력이 높아지고, 심리적으로 안정되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나는 촬영할 목적지를 정하지 않고 혼자서 떠난다.

주변으로부터 방해받지 않고 내가 가지는 감정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 이번 전시회에 대한 소회가 있다면…
사물이 가지는 물성 그리고 그 자체가 처한 현실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것이 사진이라면, 이번 전시는 사뭇 다르다.

애드 노이즈(add Noise)라는 제목에 나타나듯 물성 자체의 질감과, 또는 그 주변의 색채를 변화시켜 사진이 가지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려 했다.

시야의 한계에서 오는 고립성을 추상화시켜 표현의 범위를 넓히는 데 목적을 두었기 때문이다.

- 작품사진은 언제부터?
고등학교 시절인 1979년부터다.

지난 1981년부터 본격적인 작품 활동에 들어가 국전초대작가들로부터 사사를 받으며 활동해왔다.

많은 시행착오를 걸치며 흑백사진에 몰입해 80, 90년대 우리나라의 그늘진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앵글에 담았다.

지난 1994년 천안문화원에서 첫 번째 개인전 ‘고뇌의 바다 1’ 2009년 갤러리 북스와 충남도학생교육문화원 초대전을 하며 인간의 내면을 사진으로 표현해 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 상복도 많았다는데
1985년에 개최한 4회 대한민국사진전람회와 7회 9회에서의 입선하는 등으로 전문적 사진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이어 1986년과 1988년 동아국제사진쌀롱 입선, 1994년에는 충남도미술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1996년에 충남도사진대전 초대작가로 추대됐다.

1987년에는 한국사진작가협회 정회원으로 입회하며 작품활동에 매진해 1992년 한국중견작가 100인 초대전에 출품한 바 있다.

◆ 평론
서성강 작품은 멀리서 보면 단색의 추상화처럼 평평한 색감이 두드러진다.

사진의 본질은 아마도 서성강이 80~90년대에 찍었던 다큐멘터리에서 정점을 찍었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과 가상이 극도로 교란되는 시대에, 그 본질이라는 것이 문제시되었다.

회화의 본질은 회화를 텅 빈 캔버스로 만들었고, 사진의 본질은 이제 소비되는 수많은 스펙터클 속에 퇴색했다.

현대사회에서 추상은 그저 관념이 아니라 또 다른 현실이기도 하다. 

철과 콘트리트, 그리고 유리 등으로 만들어진 ‘국제 양식’의 빌딩 숲은 추상의 현실성과 보편성을 단적으로 알려준다. 

서성강의 작품은 사진적 재현의 특징인 세부가 살아있어서 그 위에 색이 첨삭되었어도 그 형태는 남는다.

특히 식물의 형태를 이루는 선들이 살아있다.

그의 작품에서 식물은 뿌리를 지하에, 잎을 지상에 두고 그사이를 줄기가 이어주는 기본 형태를 가지며, 화려한 꽃봉오리도 추가되곤 한다.

언뜻 크고 작은 붓 터치처럼 보이는 색 표면의 질감을 이루는 요소들이 구체적인 자연 이미지라는 것은 가까이 가서야 확인된다.

달맞이꽃, 벚꽃나무, 사과묘목, 기생초. 고들빼기 꽃, 튤립, 갈대, 억새, 자작나무숲, 유채 꽃, 금잔화, 쇠뜨기 풀, 능수버들, 수양버들, 함초, 개망초, 망채, 씀바귀 꽃, 그냥 풀 등….

작가는 지시대상으로부터 완전하게 자유로울 수 없는 사진의 특성을 살린다. 

그것은 사진이 본래 세상의 많은 이미지들을 수집해서 비교하게 했던 유력한 매체였음을 알려준다. 

사진적인 배열을 통해 자연과 문명은 그 구조와 패턴을 드러냈던 것이다. 

이는 이화여대와 홍익대 대학원 미술사학과 졸업 후 1994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미술평론부문으로 등단해 현재 미술평론가로 활동 중인 이선영 미술평론가의 말이다.

이선영 평론가는 서성강의 사진은 작품에 따라 다르지만 원근감을 완화시키고 대상을 화면에 바짝 근접시킨 결과로 강조된 평평함은 관객의 이목을 색감에 집중하게 한다고 강조했다.

◆서성강 프로필

성균관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

1993~1995 한국사진작가협회 천안지부장
2002 한국사진작가협회 심사위원자격 획득
2007~2009 한국사진작가협회 충청남도협의회장
2011~2013 한국사진작가협회 26대 이사
2017~ 현 한국사진작가협회 28대 이사

개인전 
1994. 고뇌의 바다 Ⅰ. 천안문화원
2009. 고뇌의 바다 Ⅱ. 갤러리 북스
충남학생교육문화원 초대전

수상
26회 천안시민의 상 
48회 한국사진문화상
11회 충청남도사진문화상

대담=임재권 국장
정리=장선화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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