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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곡백과 수확하고 길손과 막걸리 나누다, 한로(寒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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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8.10.07 14:07
  • 기자명 By. 정완영 기자
[충청신문=대전] 정완영 기자 = 한로(寒露)는 추분과 상강 사이에 태양의 황경이 195°이고, 추분 뒤 15일째 날로, 밤의 길이가 낮보다 점차 길어지는 절기다.

음력으로 9월, 양력으로 10월 8일이다. 공기가 점점 차가워지고, 말뜻 그대로 찬이슬이 맺힌다. 세시명절인 중양절(重陽節:重九)과 비슷한 때이다.

중양절에는 특별한 민속행사가 있으나 한로에는 이렇다 할 행사는 없고, 다만 24절기로서 지나칠 따름이다.

서리가 내리기 전에 곡식을 거둬들여야 하기에 농부들은 눈코 뜰 새 없다. 이때 바쁜 일손을 잠시 멈추고 새참 때 마시는 막걸리 한 사발은 꿀맛이다.

결실을 거두는 때이니 길손도 그냥 보낼 수가 없어 농부가 길손을 불러 막걸리를 나누는 것은 이런 마음의 여유에서 비롯되는 풍요로움일 것입니다.

한로를 전후해 국화전(菊花煎)을 지지고 국화술을 담그며, 온갖 모임이나 놀이가 성행한다.

한로와 상강에는 시절음식으로 추어탕(鰍魚湯)을 즐겼다. 명나라의 이시진(李時珍)이 지은 의서인 '본초강목(本草綱目)'에 미꾸라지가 양기(陽氣)를 돕는다고 하여, 음기가 강해지는 가을을 맞아 양기를 보하는 음식으로 권장했다.

이 무렵 머리에 수유(茱萸)를 꽂거나, 높은 데 올라가 고향을 바라본다든지 하는 내용이 한시에 자주 나타난다.

높은 산에 올라가 수유열매를 머리에 꽂으면 잡귀를 쫓을 수 있다고 믿는데, 이는 수유열매가 붉은 자줏빛으로 붉은색이 벽사력을 가지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두보(杜甫)의 시에 "내년 이 모임에 누가 건재할 지 아는가, 얼근히 취한 눈으로 수유를 쥐고 자세히 들여다보네(明年此會知誰健 醉把茱萸仔細看)."가 유명하다.

이 때부터 겨울 철새들이 찾아온다. 반면 여름 철새들은 남쪽(강남)으로 간다. 이래서 메뚜기도 한철이라는 식으로 "제비도 한로 지나면 남으로 간다." "제비는 청명부터 한로까지다"라는 말이 나왔다.

농가의 속담으로는 "한로 상강에 겉보리 간다(파종한다)"라는 말이 있다. 한로에서 상강사이 시절이 보리를 이모작 하기 좋은 철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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