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신문=대전] 장진웅 기자 = 충남도의회가 시·군을 대상으로 벌이려던 행정사무감사의 첫 단추를 결국 꿰지 못했다.
애초부터 행감 거부 의사를 밝혀왔던 부여군 공무원노조 등이 행감 당일 군청 출입로를 막고 도의원의 입장을 물리적으로 저지했기 때문이다.
앞서 행감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데 이어 행감장을 설치하지 않는 등 행감 파행이 점쳐 왔던 상황이다.
역시 행감 예정인 다른 기초자치단체도 부여군의 전철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도의회는 유감을 표명하면서 법대로 처분하겠다는 입장이다.
도의회 농업경제환경위원회는 12일 행감 진행을 위해 부여군을 찾았지만, 공무원 노조 등으로 이뤄진 인간벽에 막혀 입구도 들어가지 못한 채 발길을 돌렸다.
군과 공무원 노조 등은 감사의 중복성과 행정력 낭비 등을 이유로 도의회 차원의 기초자치단체 행감을 거부해 왔고 이날 실제로 '인간벽'이란 위력까지 행사한 것이다.
특히 이들은 도의회 차원의 시·군 행감은 자치분권 강화란 시대 정신에 역행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에 맞서 도의회는 이들에 대한 유감이 담긴 성명서로 헛걸음을 대신했다.
김득응 위원장은 현장에서 "지방의회는 헌법이 정한 기관으로 법에서 정하는 지방의회의 고유 사무와 업무인 시·군 행감을 지방자치단체장 또는 공무원이 거부하거나 방해하는 것은 불법이다"고 성명서를 밝혔다.
이어 김 위원장은 행감 거부는 헌법과 지방자치법을 무시하는 행위라면서 "지방자치법에 근거한 감사를 하는 것이 어찌 자치분권과 시대에 역행한단 말인가"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관련 조례에 따라 부여군에 대한 과태료 처분 의사가 있음을 전했다.
부여군에 이어 오는 13일 행감 예정인 천안시에서도 비슷한 모습이 펼쳐질 예정이다.
천안시 역시 감사 자료 제출 거부와 행감장 미설치 등으로 행감 추진에 반발하고 있어서다.
뜻을 같이하고 있는 보령시와 서산시 행감 때도 행감 거부 릴레이가 이어질 듯하다.
도의회 내부에선 이들 시·군을 대상으로 한 재감사를 논의하고 있지만, 오는 19일까지인 행감 기간 일정상 물리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사실상 도의회의 시·군 행감은 논란만 불거진 상태에서 아무 이득 없이 끝나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