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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포럼] 독서로 마음 쿠션 키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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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8.11.15 16:13
  • 기자명 By. 충청신문
이남희대전대 평생교육원 미라클독서 아카데미 주임 교수
이남희대전대 평생교육원 미라클독서 아카데미 주임 교수

‘장자’에 “음악 소리가 텅 빈 구멍에서 흘러 나온다”는 내용이 있다. 악기나 종의 소리는 그 속이 비어 있기 때문에 공명이 이루어져 우리 귀에 좋은 소리로 들리게 된다는 것이다.

우물의 깊이는 돌멩이 하나를 던져 보면 알 수가 있다. 돌이 물에 닿는 데 걸리는 시간과 그 때 들리는 소리를 통해서 우물의 깊이와 양을 알 수가 있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우리 마음의 깊이는 다른 사람이 던지는 말을 통해 알 수가 있다. 내 마음이 깊으면 그 말이 들어오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리고 깊은 울림과 여운이 있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흥분하고 흔들린다면 아직도 내 마음의 깊이가 얕기 때문이다. 깊고 풍성한 마음의 우물은 사람들을 모으고 갈증을 해소시키며 새 기운을 얻게 한다. 다른 사람들이 나에게 생각 없이 던지는, 상처가 되는 말이나 비난과 경멸의 말에 당신 마음의 우물은 어떻게 반응하고 있는가? 매 순간 반응의 선택능력이 있는가?

‘인간의 몸이 접촉하는 모든 부분에는 탄력과 복원력이 필요하다.’ 몸을 편안하게 해 주는 ‘쿠션’처럼 우리의 삶에도 반드시’마음 쿠션’이 필요하다. 어떠한 자극이 왔을 때 반응을 선택하는 능력으로 자유로움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음 쿠션을 키우고 공간을 유지하기 위해서, 나아가 마음의 평화를 누리기 위해서 우리에겐 몇 가지 노력이 필요하다. 바로 불순물을 제거하는 것이다. 내버려 두면 본인도 모르게 부정적 감정이라는 불순물들이 마음속에 차오르게 된다. 지난 7년간 텃밭에 쌈채들을 키우면서 조금만 방치해도 생각지도 않았던 잡초들이 텃밭을 잠식해오는 것을 숱하게 경험하였다. 지속적으로 잡초를 제거해 줘야만 맛있는 쌈채들을 먹을 수 있듯이, 독서, 기도, 명상 등을 통해 마음속에 자리한 불순물을 제거해 주는 노력이 꼭 필요하다. 이렇게 마음 쿠션을 키우고 독립적으로 반응을 선택하는 능력을 갖게 되면, 이로써 자신의 인생에 책임을 지는 진정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게 된다. 

며칠 전 내린 가을비로 어디서 쏠려 왔는지 대문 앞과 담장 밑에 지저분한 낙엽들과 쓰레기들이 많아졌다. 가끔씩 동네를 돌며 마대자루를 들고 쓰레기를 줍는 환경미화원들을 보곤 했기에, 왜 우리 집 앞은 제대로 쓸지 않는지 대충대충 청소하는 그들에게 슬그머니 불편한 마음이 올라오곤 하였다. 그런데 오늘 아침, 정신이 번쩍 드는 장면을 보게 되었다! 새벽 미사를 다녀오는데, 한 남자 분이 집 앞을 쓱쓱 쓸고 있는 멋진 모습이었다. 순간의 깨달음, 아~ 내가 왜 그런 생각을 미처 못했을까? 내 집 앞은 내가 쓸면 되는데, 그 많은 곳을 청소하기에는 그분들 손길이 미치기가 너무나 벅찼을 거란 생각이 떠올랐다. 당장 비를 들고 집 앞을 쓱쓱 쓸었다. 내 맘 속에 차오른 불순물들을 제거하듯이…. 마음쿠션이 아주 조금 더 커진 것 같아 행복한 마음이 드는 아침이다.

어떠한 상황에서든 자극이 왔을 때 반응을 선택하는 자유로운 삶을 위해서 필자는 오늘도 한 권의 책을 먹어치우고 있다. 책에서 생명력을 수혈 받아 앎의 원을 키우며, 마음 쿠션을 키워가고 있다. 삶은 독서하는 사람에게 어떤 식으로든 반드시 대답을 해 준다. 그리고 독서한 내용을 미라클독서연구소 블로그와 밴드 등의 SNS에 기록을 통해 공유하고 있다. 일기일회(一期一會), 인생을 살면서 단 한 번의 빛나는 만남처럼 책 속 한 줄과의 귀한 만남은 어떤 사람의 삶을 통째로 바꿀 수도 있다. 한 권의 책 그 한 줄로 인해 자극받아, 매일 하루 한 권의 책을 읽으며 의식의 임계점에 도전하는 필자처럼 말이다. 

사람의 마음이 공명통이듯이, 책에도 공명통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매일 한 권의 책을 읽고 북리뷰를 쓰고 눈을 감으면, 필자 안에서 잔잔한 공명이 일어난다. 독서 후 텅 빈 마음으로 산길을 걸을 때에도 행복한 공명이 일어난다. 필자의 세포들과 대화할 준비를 끝낸 글씨들이 살아서, 핏속을 흐르며 각자만큼의 자리에서 필요한 공명을 일으킨다. 행복은 행복의 주소에서, 소망은 소망의 부위에서, 감사는 감사의 느낌으로 자신의 이름과 의미에 맞게 공명을 일으킨다. 독서를 통해 저마다 자신의 공명통을 다스려 마음 쿠션을 키워나가면 자아의 휘둘림에서 보다 더 자유로워지리라 필자는 확신한다. 

오늘 하루, 살아있음의 소중함에 무한한 감사를 느낀다. 이 가을이 가기 전에 단풍을 음미하고 낙엽이 수북이 쌓인 길을 걸어보자. 가을 노래를 자신에게 선물하며, 아름다운 가을에 대한 예의를 지켜보면 어떨까? 

끝으로 한 번 더! 날마다 밥을 먹듯 행복한 독서를 통해 일기일회(一期一會)의 만남을 경험하고, 지속적인 실행의 축적을 통해 마음 쿠션을 키워나가라. 그리고 자극에 대한 반응의 선택능력을 길러, 독립적인 사고와 진정 자유로운 삶을 사시길 진심으로 희망한다.

이남희 대전대 평생교육원 미라클독서 아카데미 주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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