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이란 상대적으로 우위를 뜻하는 갑(甲)과 상대방인 을(乙)의 관계에서 갑이 행하는 부정적 행동을 뜻하는 접미사 ‘질’이 붙어 만들어졌다. 결국, 권력의 우위에 있는 ‘갑’이 약자인 ‘을’에게 하는 부당행위를 통칭하는 개념이라 할 수 있다.
기업가의 갑질부터 공공기관의 갑질까지 갑질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고조되면서 정부에서도 갑질근절 대책을 내놓고 있다.
직장에서도 갑질하는 상사 때문에 회사를 떠나는 직원들이 있다. 특히 조직에 적응하기 전인 신입사원의 경우 더 많다. 얼마 전 유행했던 드라마 ‘미생’에서 박 부장 같은 상사가 현실에도 존재한다. 직원의 잦은 퇴직은 기업이나 조직에도 막대한 손실을 안겨줄 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사기나 기업의 브랜드 가치에도 크게 영향을 준다.
취업전문 업체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직장인이 느끼는 스트레스는 매우 높은 편으로 선진국의 두 배 수준이라고 한다. 게다가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가장 큰 원인이 직속상사의 갑질이라고 한다.
상사로부터 받은 한 번의 갑질 경험은 다섯 번의 칭찬을 받아야 비로소 회복되고 갑질도 전염병처럼 조직에 퍼진다고 하니 조직의 모든 구성원이 즐겁게 일하는 분위기를 만들려면 갑질하는 상사와 문화부터 없애야 할 것이다.
갑질은 한국의 큰 세대차에서도 비롯된다. 빠르게 변화하는 문화에 기성세대가 적절히 적응하지 못하는 것이다. 한국산림복지진흥원에는 베이비부머인 1950년대 생부터 밀레니얼세대인 2000년대 생까지 폭넓은 세대가 함께 일한다. 따라서 서로가 살아온 환경에 대한 이해도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모든 것을 상대방의 위치와 입장에서 바꾸어 생각해보고 헤아려 보는 태도인 ‘역지사지(易地思之)’의 태도가 어느 때보다 요구된다.
리더의 중요한 덕목인 경청과 공감도 필요하다. 인간 대 인간으로서 상대방의 상황과 감정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더하다 보면 서로에 대한 신뢰가 쌓이고 꾸준히 쌓인 신뢰를 통해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이룰 수 있지 않을까.
윤영균 한국산림복지진흥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