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조 충남지사는 10일 도청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의 본회의를 통해 총 6조 3863억 원의 예산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확보한 정부 예산은 올해 최종 확보한 5조 8104억 원보다 5759억 원(9.9%) 많고, 지난 9월 정부안 확정 이후 국회 심의 과정에서 신규 및 계속 사업 63건에 2128억 원을 증액시킨 규모로 역대 최고 성가로 평가된다.
반면 충남도의회는 지난 9일 도비 일반회계세출예산안에서 200억여 원이 삭감된 6조 2500억 여 원을 내년도 충남 예산으로 확정했다.
지금 의회와는 반대로 도지사는 민주당이고 자유한국당이 도의회 다수당이었던 시절에도 50억 원 삭감이 최고였던 점을 고려하면 200억 원 삭감은 엄청난 규모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양 지사가 현재 도의회 다수당인 민주당이고 4선 국회의원, 도당위원장 등을 지냈다는 점을 믿고 의회와의 관계를 너무 쉽게 생각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양 지사는 “결코 지방정치를 간과하는 것은 아니다. 중앙에서 의정활동을 했기 때문에 도의회의 역할과 가치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감하고 인식하고 있다”며 “예산 삭감은 도의회의 고유 권한으로 전액 그대로 통과되는 것도 문제다. 집행부에서 다시 한 번 되돌아보고 더 철저히 예산 편성을 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영수 의원(서산2)도 지난 6일 열린 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도의회가 민주당이 다수고 양승조 지사와 결이 같다고 해서 무조건 해준다는 것은 안일한 발상”이라며 “상임위에서 설명이 미진해서 삭감된 점도 있겠지만 집행부는 예산심의 전 의원들에게 현안을 상의하기 위해 한 번도 오지 않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같은 날 한영신 의원(천안2)도 “도 집행부는 도의회가 민주당이 다수라 눈감고 통과시킬 것이라는 생각을 한 것 같다”며 “일은 일이고 견제는 견제다. 이 부분은 명확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