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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포럼] 아름다운 길에 독서는 삶의 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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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8.12.13 16:44
  • 기자명 By. 충청신문
이남희대전대 평생교육원 미라클독서 아카데미 주임 교수
이남희대전대 평생교육원 미라클독서 아카데미 주임 교수

겨울은 봄, 여름, 가을의 여가이고, 밤은 낮의 여가다. 멈춤은 움직임의 여가고, 침묵은 소리의 여가다. 어둠은 빛의 여가고, 비움은 채움의 여가다. 그리고 독서는 내 삶의 여가다.

직선으로 달려가지 마라
아름다운 길에 직선은 없다
바람도 강물도 직선은 재앙이다
굽이굽이 돌아가기에
깊고 멀리 가는 강물이다
-박노해 시, ‘직선이 없다’ 중에서

박노해님 시의 내용 중에서 ‘아름다운 길에 직선은 없다, 바람도 강물도 직선은 재앙이다’는 내용이 특별히 공감이 간다. 요즘은 날씨가 추워서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가 쉽지 않다. 첫 번째 알람을 끄고 다시 이불 속으로 들어가고 싶은 유혹을 단단히 물리치고 하루를 시작한다. 그럴 땐 생각하지 말고 즉시 실행하는 게 답이니까! 무조건 책을 한 권 골라 들고 책상에 앉아 책밥을 먹기 시작한다. 그러다보면 머릿속에서 시끄럽게 떠들어 대던 원숭이들의 목소리는 고요해지고, 나의 세포들과 대화할 준비를 마친 책 속의 내용들이 행복한 공명을 일으킨다. 그 맛을 무엇에 비길까? 꿀맛이다! 내가 세상에 쓸모 있는 사람이구나 하는 느낌도 들고, 시간을 귀하게 쓰고 있다는 자부심도 들고,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는 자유로움도 한껏 느껴진다. 한 권의 책을 읽은 후, 몇 번 더 반복해서 책장을 넘겨보며, 내 안에 스며들도록 저장 시간을 마련한다. 자극과 반응을 통해 뇌 속에 차곡차곡 쌓이기를, 또한 책 속의 글들이 내 핏 속에 흐르기를 고대하는 마음으로, 필자의 블로그에 북리뷰를 작성한다. 

한 권의 독서 후에 필자는 스스로에게 소소한 선물을 주곤 한다. 아름다운 음악 한 곡일 때도 있고, 따끈한 생강차나 72퍼센트 다크 초콜릿 세 알일 때도 있고, 동네를 천천히 걸으며 풍경을 음미하는 때도 있는데, 이러한 소박한 사치가 참 좋다. 게다가 성실에 조화된 하루의 여백은 참으로 값어치를 한다는 사실이다. 공짜도 좋지만 맛있는 독서를 한 후에 갖는 여백의 시간은 더욱 필자를 빛나는 기쁨으로 충전해 준다.

독서를 통해 지식이나 정보를 얻고, 울림 있는 내용으로 인해 삶이 변화하고 성장한 경우는 수없이 많음을 알고 있다. 그 뿐만 아니라 독서는 스트레스에도 효과가 있다. ‘삼매경’이란 책 내용에 독서와 스트레스에 관한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있다. 영국 서섹스 대학 인지신경심리학과 데이비드 루이스 박사팀은 스트레스 해소방법에 따른 감소효과를 발표했다. 음악을 감상할 때 61%, 커피를 마실 때 54%, 산책할 때 약 42%, 독서를 할 때는 단 6분 동안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68% 감소되었다는 내용이다. 그 뿐만 아니라 심장박동수가 감소하고 근육긴장 이완 효과까지 있다고 한다. 우리도 매일 꾸준히 즐겁게 독서를 하며 아름다운 곡선으로 여백을 만들어 보자.

독서를 통한 삶의 여백은 반드시 값어치를 한다.

복잡한 생각으로부터 벗어나 독서에 몰입하는 동안 기쁨이나 위로 혹은 마음의 평화, 가슴 뛰는 용기와 새로운 생명력을 충전할 수 있다. 얼마 전에 ‘헤르만 헤세의 독서의 기술’이란 책을 읽었다. 과거의 거인들과 살아 움직이는 유기적인 소통을 할 수 있고, 스스로의 정신으로 가장 위대한 정신세계를 경험 할 수 있다는 것이 진정 책의 마력이라 할 수 있다. 

이 세상 모든 책들이
그대에게 행복을 가져다주지는 않아
하지만 가만히 알려주지
그대 자신 속으로 돌아가는 길
그대에게 필요한 건 모두 거기에 있지
해와 달과 별
그대가 찾던 빛은
그대 자신 속에 깃들어 있으니
그대가 오랫동안 책 속에 파묻혀
구하던 지혜
펼치는 곳마다 환히 빛나니
이제는 그대의 것이리
-헤르만 헤세

책이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책은 진지하고 고요히 음미하고 아껴야 할 존재다. 그리고 책을 읽고 각자의 삶에 적용하는 용기가 수반되어야 한다. 누구도 꾸준히 책을 읽는데 삶이 바뀌지 않을 수는 없다. 책을 통해 스스로를 도야하고 정신적으로 성장해 나가고자 하는 데는 오직 하나의 원칙과 길이 있다. 그것은 읽는 글에 대한 경의, 이해하고자 하는 인내, 수용하고 경청하려는 겸손함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책의 수준이 아니라 독서의 질이겠지만... 끝으로 아름다운 여러분의 삶에 독서를 통한 삶의 여백을 꼭 만들어 보시길!

이남희 대전대 평생교육원 미라클독서 아카데미 주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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