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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1억 명 가운데 1명 나오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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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9.01.13 15:56
  • 기자명 By. 충청신문
김도운한국안드라고지연구소장
김도운한국안드라고지연구소장

서점에 가서 살펴보면 가장 많이 출간되는 책 종류 중 하나가 리더십 분야이다. 강연을 들어봐도 리더십 관련 내용이 다른 분야보다 월등히 많다. 그런데 막상 책을 읽어봐도, 강연을 들어봐도 제목과는 동떨어진 이야기가 많다. 진정한 리더십을 발휘하는 마음 자세나 역량, 자질 등에 대한 이야기는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제목은 리더십이지만 막상 읽어보고, 들어보면 막대한 부를 거머쥔 자본주의 영웅들의 성공비법을 소개한다. 기업을 성공적으로 키워낸 독특한 경영기법이나 발상에 대해 소개한다.

그래서 제목은 리더십이라고 하지만 실상은 성공학을 다루는 내용이 많다. 성공학을 다룬 책과 강연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인물들이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빌게이츠’, 애플의 ‘스티브 잡스’, IBM의 ‘토머스 J. 왓슨’,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버크셔헤서웨이의 ‘워렌버핏’ 등 미국을 이끈 초우량기업의 CEO들이다. 요새는 한 명 더 추가해 중국의 거부 알리바바의 ‘마윈’이 그 대열에 합류했다. 이밖에 몇몇의 거부들이 이른바 리더십 분야 책과 강연의 소재로 등장한다. 

역사적 인물을 등장시켜 그들을 독특한 사고와 행적을 예로 들어가며 리더십으로 연결시키는 형태도 있다. 우리 한민족 역사의 인물로 리더십에서 가장 많이 지목되는 이는 ‘이순신’이다. 이 외에 ‘세종대왕’ ‘김구’ 등의 인물이 리더십을 운운할 때 지목된다. 한민족 이외의 인물 가운데는 ‘링컨’ ‘워싱턴’ ‘간디’ 등이 주로 지목된다. ‘알렉산더’ ‘징기스칸’ ‘모택동’ 등의 부정적 평가가 동반되는 인물이 리더십의 사례로 등장하기도 한다.

이상 열거한 인물들은 고등교육을 정상적으로 받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기억하고, 어떤 업적을 가지고 있는지 대략은 알고 있는 인물이다. 이들의 비범한 생애를 리더십을 주제로 한 책을 집필하거나 강연을 할 때 차용한다. 이들 외에 무수히 많은 역사적 인물들이 리더십의 표본으로 소개된다. 하지만 경영적 측면에서 지목되는 표본인물은 앞서 제시한 거부들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내가 읽은 꽤 여러 권의 책, 내가 들은 여러 강연을 되짚어보면 사례로 등장하는 인물이 지극히 제한적이었다. 그들을 분석한 각도가 다양하지만 그래도 종당에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한데로 모아졌다. 혁신적인 발상을 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성공은 큰돈을 버는 행위를 지칭한다. 겉으로는 리더십을 말하지만 결국은 남들이 하지 않는 혁신적 사고를 통해 거부가 된 사람들의 성공담을 소개하는 내용이다. 그들은 한껏 미화돼 남긴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금과옥조화 된다.

리더십을 말하며 지목되는 이들의 공통점은 1억 명에 1명꼴인 아주 희소한 인물이라는 점이다. 또는 1천 년에 1명 탄생하는 걸출한 인물이라는 점이다. 아주 특별한 삶을 지향한 인물들이니 본받을 만 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평범하게 살아가는 이들이 과연 1억 명에 1명, 1천 년에 1명 나오는 사람의 삶을 모방해 살 필요가 있을까 싶은 의문이 든다. 세상사람 모두가 잡스처럼, 또는 마윈처럼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내게 주어진 생활에 최선을 다하며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의 범위에 적합한 리더십을 발휘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10명의 무리를 이끌어야 하는 리더와 100명의 리더를 이끌어야 하는 리더가 굳이 1억 명을 이끄는 리더십을 실천하며 살 필요는 없다. 실제로 평범한 사람은 생활 속에서 100명을 이끌 일도 그리 흔치 않다. 어쩌면 10명을 이끌 일도 쉽게 주어지지 않는다. 그런데도 우린 늘 1억 명 중 1명 나타나는 성공한 거부들의 뒤를 쫓고자 한다. 그래서 늘 극심한 스트레스 속에서 살게 된다. 그런 불필요한 리더십 공부는 그만 해도 된다.

김도운 한국안드라고지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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