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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포럼] 당진 백제수군을 찾아서

이재준 한국군사문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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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9.01.17 16:17
  • 기자명 By. 충청신문

역사 속에서 충청권을 기반으로 하는 나라는 백제였다. 한때 중국 요서지방까지 경략하였다는 기록을 남긴 강력한 국가였다. 문화적으로도 백제 유적지구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될 만큼 탁월하며 보편적인 가치를 지닌 나라였다. 그러나 멸망 당시의 기록은 윤색되고 각색되어 정확한 실상을 알기가 어렵다.

700여년의 역사를 접고 사라진 백제는 말이 없고, 이 땅에 사는 사람들에게 조차 잊혀져가고 있다. 당시 13만 명이나 되는 당나라 군사를 실은 1900척의 배를 처음 발견하고 대항한 사람들은 백제수군이었다. 하지만 ‘삼국사기’ 나 중국, 일본 사료에도 백제수군에 대한 이야기는 한 줄도 기록이 없다. 원래는 십제(十濟)였으나 나루가 많아져 백제(百濟)라고 한 것은 해상으로 발전했다는 뜻인데 백제의 수군은 어디에 있었을까?

당진(唐津)은 2/3가 바다와 접해있는 지역이며 고대에 중국과 교류하는 창구역할을 하는 곳이었다. 백제가 수군을 운용했다면 고구려를 견제하며, 중국과 교류할 수 있는 당진 일대이어야 한다. 해상을 통해 침공해 오는 적을 막아야 하는 곳도 당진이다. 당나라의 백제 공격도 예외가 아니었다. 660년 6월 21일 덕물도(덕적도)에 도착한 “당군이 당진 송악면 한진으로 상륙하고, 일부는 난지도를 경유하여 대호지면 적서리로 상륙하려 하자 백제군이 미리알고 격퇴하여, 강 건너 당진포리에 상륙하였다.”는 방구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증보문헌비고’ ‘면주도경’에 “삼국시대에 평양[고구려]과 백제가 서로 석두성 창고를 공격하여 취하였다. 석두성은 수군창고였다. 지금은 가리저 동쪽에 있다. 당 현경 중에 당군이 건너와 난리로 창고를 폐하였다. 신라가 평정한 후에 다시 석두에 창고를 설치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면주는 당진시 면천면 일대이다. 당 현경은 656년에서 660년까지이므로 이 기간에 당군이 건너온 것은 660년 소정방의 군대뿐이다. 소정방은 13만이나 되는 당군의 식량을 백제지역에서 현지 조달하였던 것이다. ‘대동지지’에도 “소정방이 당진에 상륙하여 정박하였다”고 기록하고 있다.

면천에 있던 백제 수군창고인 석두성의 크기는 알 길이 없으나 당군이 식량조달을 위해 공격하였다면 꽤 큰 규모였을 것이다. 1900척의 배 중 13만의 병력은 1512척에 승선했고 군량은 388척이었다. 당나라가 645년 래주(산동반도)로부터 요동반도 남쪽 고구려 비사성을 공격할 때와 비교하면 821척의 군량이 더 필요했다. 소정방은 ‘손자병법’에 나오는 대로 식량을 적지에서 획득(智將務食於敵)하였다.

백제수군은 덕물도에서 당나라 1900척의 전선과 신라의 태자 김법민이 인솔한 100척의 전함이 회합하는 상황을 목격하고 백제조정에 보고하였다. 그리고 당군이 당진시 대호지면 일대로 상륙하려 하자 용감하게 격퇴시켰다. 백제군의 최초승리였다. 하지만 석두성 수군창고가 공격을 받아 군량보급을 받지 못하게 되자 급격히 전투력이 약해지고 와해되었다.

당진은 해상을 통한 백제의 관문이었다. 수군이 무너진 백제는 나라의 대문이 열려버린 상태가 되었다. 백제는 그렇게 무너졌다. 당진 면천에 있던 백제 수군창고인 석두성과 백제 수군이 당군의 상륙을 막아낸 지점을 찾아야 한다. 표지석이라도 세워 백제의 관문이자 충청 땅의 관문인 당진의 의미를 되새겨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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