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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포럼] 보령 백강(백촌강)을 찾아서…

이재준 영남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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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9.02.14 16:49
  • 기자명 By. 충청신문

663년 8월 백강(백촌강)에서 동아시아 최초의 국제해전이 벌어졌다. 백제와 왜국이 연합한 400척의 전선은 당나라와 신라가 연합한 170척의 전함에게 2일간의 전투에서 무참히 참패하였다. 결국 660년 7월 백제가 당나라에 항복한 이후, 백제유민들이 국가를 부흥시키려던 노력은 이 전쟁의 패배로 동력을 잃게 되었다. 

1914년 1차 세계대전이 대륙세력과 해양세력 맞붙은 전쟁이라고 하지만, 한반도에서는 이미 7세기에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이 충돌한 전쟁이 벌어졌다. 이후 한반도는 언제나 대륙세력과 해양세력 각축을 벌이는 피해를 입어야 했다. 지금 남북으로 나누어진 현재의 분단 상황도 다르지 않다. 

이 백강을 일본에서는 백촌강이라고 한다. 역사가들은 중요한 역사적 의미를 가진 백강(백촌강)을 찾으려 동진강․줄포․금강․삽교천․아산만․안성천등 여러 곳을 주목하며 나름대로의 논리를 주장하고 있다. 대천고등학교에 역사를 담당하고 계신 황의천 선생님도 20년 넘게 이 문제를 고민하면서, 보령의 웅천이 백강일 수 있다는 의견을 말씀하신 바 있다. 그러나 역사학계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삼국사기』백제본기에 “당군과 신라군이 이미 백강과 탄현을 지났다는 말을 듣고 황산에 계백장군을 내보냈다. 7월 9일 황산벌에서 계백은 김유신과 4번 싸워 이겼으나 중과부적으로 패하였다. 이날 소정방은 웅진구에 상륙하였다.”고 하였다. 이를 보면 소정방은 7월 6~7일경 백강을 지난 것이 된다. 『일본서기』에도 “김춘추는 노수리산에, 소정방은 미자진(尾資津)에 진을 쳤다. 백제를 공격하여 싸운 지 3일 만에 백제는 멸망하였다.”고 하고 있다. 미자진은 보령의 부사방조제 안쪽의 미조포(彌造浦)로 추정된다.

소정방의 13만 대군은 7월 9일 웅진구에 상륙하였으며, 7월 12일부터 백제를 공격하였으므로 7월 6~7일경 지난 곳은 금강 이북 대천일대일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보령의 백제 때 지명은 신촌(新村) 또는 사촌(沙村)이다. 백은 우리말 ‘흰’인데 ‘흰’의 고음은 ‘ᅀᅴᆫ→싄→신’이므로 신촌은 백촌이 될 수 있다. 또한 사촌(沙村)의 ‘사(沙)’가 흰 모래여서 백촌으로 표기했을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백촌강(白村江)은 백제 당시 지명이 신촌이었던 보령지역에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한편 보령의 웅천은 이 일대를 흐르는 산줄기의 모양이 풍수지리에 비추어 보면 곰의 형국이라는 데에서 유래하였다. 또는 웅천을 상징하는 웅천천이 ‘곰내→한내→대천’이라 변천되는 과정에서 웅천이 유래되었다고도 한다. 웅천이 곰을 상징하는 흰색인 백강에서 변화해 온 것일 수도 있다.

사료와 위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면 백강(백촌강)은 대천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 그러나 역사적 사실은 많고 다양해서 정반대의 논리도 동시에 합리화가 가능하다는 말처럼, 현실 가능성이 없는 지역들이 백강(백촌강)으로 주장되고 있다. 보령지역에서 근무하면서 오랫동안 백강의 위치를 고민한 역사 선생님의 말씀을 소홀히 하면 안 된다. 민․관․학이 함께 노력하여 보령의 깊은 역사를 널리 학계에 알리며 그 의미를 되새겨야 한다.

큰 나무도 그 뿌리가 건강해야 무성하듯이, 중부 서해안의 보령시가 ‘건강한 도시 행복한 보령’이 되려면 보령의 깊은 역사를 탄탄히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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