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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포럼]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 허구로 구성된 인류역사

이노신 호서대 인문융합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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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9.02.21 17:18
  • 기자명 By. 충청신문

유발 하라리의 저서 사피엔스는 이 시대를 대표하는 작품이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돌풍을 일으켰다. 약 50개의 언어로 번역 출판되었으며, 2018년도까지 약 1000만부가 판매되었다. 오바마 대통령, 빌 게이츠, 마크 저커버그가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로 강력히 추천하였다. 국내에서는 2018년도 대학교수들이 가장 많이 읽는 책 1위에 선정되었다. 전국 주요 서점에서 100주 연속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하였다. 국내에서는 약 100만 부가 판매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저자 유발 하라리는 1976년생이다. 올해 43세의 나이이다. 현재 이스라엘 히브리 국립대 역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14년도에 사피엔스를 출판하였다. 그의 나이 38세였는데, 사피엔스는 현재 인류의 위대한 고전으로서 자리매김해 나가고 있다. 

하라리는 그러면 천재인가? 그렇다. 천재이다. 천재이기도 하거니와 컬럼버스처럼 대운을 맞이할 준비와 실행력이 겸비되어있는 인물이다. 인도로 가는 새로운 항로를 찾기 위해 배를 타고 남들이 하지 않았던 서쪽을 향해 가다가 뜻하지 않게 아메리카대륙을 발견한 컬럼버스와도 닮아 있다. 

사실 저자 하라리가 사피엔스를 집필하기 위하여 사용한 자료들 가운데 새로운 것은 전혀 없다. 사실상 100% 전혀 없다. 전부 남들이 이미 발견한 것들이다. 그런데 그의 천재성은 책의 골격을 총 5개 핵심어 즉, 언어, 신화, 돈, 제국, 과학으로 전개해 나간다는 점이다. 이렇게 묶어 놓은 책이 없었다는 것이다. 이미 언급했다시피, 이 다섯 개의 핵심어에 사용되는 기본 자료들은 하라리 자신이 아닌 다른 이들이 오래전에 발견해 놓은 것이다. 심지어 우리나라 중고등학교 수준의 교과서에도 기본내용들이 상당히 실려 있는 것들이다. 

여기에 하라리는 무엇을 가지고 남들이 넘을 수 없는 거대한 차이점을 만들었을까? 바로 그의 차이나는 관점이다. 저서를 구성하는 5개의 핵심어인 언어, 신화, 돈, 제국, 과학은 인류역사를 구성하는 핵심요소이다. 따라서 한 개 한 개가 개별적으로도 그야말로 엄청난 스케일이다. 그 엄청난 것들을 하라리는 허구라는 한 개의 단어를 사용하여 중심을 꿰뚫어 버린다.

즉 하라리는 언어, 신화, 돈, 제국, 과학의 공통된 본질은 바로 허구라는 것이다. 하라리는 허구를 만들어 내는 능력이야 말로 인간을 다른 동물과 차별화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것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상상력, 창의력, 창조력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오직 인간만이 머릿속으로 상상하고 그것을 현실 속에서 실체화 시킨다. 또한 여기에 인간들의 약속과 믿음이 더해졌을 때, 허구는 가치를 갖게 되며 그 어떤 동물도 할 수 없는 강력한 권력을 만들어 낸다. 그것은 그 어떤 실체보다 더 강력한 실체가 된다. 역사란 바로 그 권력들이 합쳐지고 더욱 확장되는 연속적인 과정이다.

필자인 본인이 이 책을 읽어 나가는 과정은 언어, 신화, 돈, 제국, 과학이라는 인류 역사를 이루는 5대 요소들이 허구라는 한 개의 단어로 시작된다는 하라리의 설명에 대한 동의였다. 허구는 인류가 지구를 지배하고 주인이 될 수 있었던, 현재까지 인류가 만들어 낸 모든 역사문화의 귀결점이다. 

여기에 한국인의 정체성을 대입해 보자. 한국인은 언어로서 한국어와 한글을 사용한다. 단군신화와 홍익인간 정신을 배운 적이 있다. 현재 한국인은 화폐로 원을 사용하며, 기축통화인 달러와의 교환가치는 대략 1 : 1.1로서, 세계가 공인하는 화폐이다. 제국으로서는 대한제국이 잠시 존재했었으나 아직까지 제대로 된 제국은 형성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과학은 세계 최초의 활자인쇄술이나 물시계를 개발할 정도로 능력이 뛰어나다. 현재도 그 능력을 이어받아서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부품, 철강, 조선 등에서 세계 정상급에 올라있다. 

저자인 하라리는 미래형 제국에 대한 언급도 하고 있다. 인류는 더욱 제국화된다. 미래의 제국은 황제가 통치하는 것이 아닌 언어학자, 문학가, 미술가, 음악가, 과학자, 기술자, 언론인, 법률가, 금융인 등과 같이 최고 전문가들이 집단지성으로 이루어 내는 전혀 새로운 형태의 제국이다. 이것은 초연결을 통해서 점점 더 실현되고 있는 중이다. 하라리의 주장대로라면, 한국인은 다가오는 초지능, 초연결시대에 아직까지 인류가 이루어 본 적이 없는 초거대 지구제국 건설에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한국인이 만들어 내는 지구제국, 이것 또한 분명한 것은 허구에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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